출처-[주간조선 2006-10-24 10:20]
주간조선·한국갤럽 설문 조사 자녀 걱정에, 노후 준비에… 여전히 고달픈 50대 IMF 때 정리해고ㆍ명예퇴직 겪은 뒤 미래 준비하지 못해… 또 다시 취업전선으로 일하려는 욕구 크고 은퇴 후에는 시골에서 살기 원해… 자녀와는 살고 싶지 않아
<주요 설문 결과>
가장 큰 걱정 - 자녀의 취업ㆍ결혼ㆍ진로 23.3% 정부의 최우선 과제 - 경기회복ㆍ일자리 창출 61.2% 노후 문제 -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 52.1% 은퇴 이후 활동 - 봉사활동하겠다 18.6% 배우자의 만족도 - 대체로 만족한다 83.6% 한국에 대한 자부심 - 한국에서 다시 태어나겠다 59.1%
한국의 50대는 자신의 노후보다는 자식의 진로나 취업을 상대적으로 더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대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노후에 대비한 자금을 충분히 저축하지 못했고, 대부분이 은퇴할 때까지 자신이 목표로 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결과는 주간조선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50대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한국갤럽의 설문조사는 지난 9월 27일 전국의 만 50~59세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
어린 시절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은 50대는 1960~1970년대 고도성장의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40대에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성장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불운한 세대. 정리해고, 명예퇴직 등의 ‘수렁’을 건너왔지만 아직 노인 세대에는 편입되지 못한 이른바 ‘제3의 연령’이다.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생)가 50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 앞으로 급속한 팽창이 예고되는 연령층이기도 하다.
직장인들이 30대 초반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고, 독립적이고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는 ‘뉴(new) 실버 세대’가 주목받는 요즘이지만 이번 조사 결과 한국의 50대는 아직도 전통적인 부모상에 젖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자녀의 진로, 취업, 결혼 등’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3.3%로 가장 많았다.
‘경제 어려움과 경제 회복’(16.0%)이 다음이었고, ‘건강 문제’(10.8%) ‘노후 문제ㆍ노후 복지’(9.3%) ‘퇴직 염려ㆍ실업 문제’(6.7%) ‘정치 안정’(3.6%) 등의 답이 뒤를 이었다.
‘자녀의 진로, 취업, 결혼 등’이라는 대답을 한 응답자의 성별 비율을 보면 여성(31.5%)이 남성(15.1%)의 두 배가 넘어 여성이 남성보다 자녀 문제에 대해 훨씬 더 관심을 쏟고 있음을 드러냈다. 남성 응답자들은 ‘경제 어려움ㆍ경제 회복’이라는 답을 가장 많이 꼽았고 자녀 문제는 걱정거리 중 2위였다.
50대에게 ‘현재 우리나라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결과 ‘먹고 사는 문제’에 답이 집중됐다. 두 가지 답을 꼽으라고 한 결과 ‘경기회복ㆍ경제활성화’(30.8%)와 ‘일자리 창출ㆍ실업문제’(30.4%)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그밖에는 ‘정치안정ㆍ개혁’(25.8%), ‘부동산 안정’(15.8%), ‘서민을 위한 정책 추진’(10.7%), ‘빈부격차ㆍ사회 양극화’(8.6%), ‘복지정책 강화’(8.8%) 등이었다.
50대는 자식의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쏟는 반면 눈앞에 닥친 자신의 노후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노후에 대비해 얼마나 돈을 저축했느냐’고 물은 결과 ‘충분히 모았다’는 답은 7.2%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 모았다’(15.0%)는 답을 합해도 전체 응답자의 22.2%에 불과했다. 반면 ‘전혀 모으지 못했다’(27.0%), ‘절반도 모으지 못했다’(25.1%)는 답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절반 정도 모았다’는 답은 23.4%였다.
대체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목표로 하는 노후자금 규모가 클수록 노후 준비가 잘 돼 있는 경향을 보였다. 학력이 대학 재학 이상인 응답자는 ‘절반 이상 모았다’ ‘충분히 모았다’는 답을 합한 비율이 33.4%였지만 고졸은 17.7%, 중졸 이하는 12.2%에 불과했다.
또 필요한 노후자금이 ‘10억원 이상’이라고 주장한 응답자의 경우 ‘충분히 모았다’ ‘절반 이상 모았다’는 답을 합한 비율이 36.1%에 이르렀지만 노후자금 규모가 ‘5억~10억원 미만’인 경우는 29.2%, ‘3억~5억원 미만’은 20.1%, ‘1억~3억원 미만’은 11.3%로 떨어졌다.
‘은퇴 후 여유 있는 노후생활을 위해 주택을 제외하고 얼마 정도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억~6억원 미만’(22.3%)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3억~4억원 미만’(18.0%)이라는 답이 뒤를 이었고, ‘10억원 이상’(13.4%), ‘2억~3억원 미만’(14.4%), ‘1억~2억원 미만’(12.8%) 순이었다. 평균 노후자금 규모는 4.36억원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서울 거주 화이트칼라층이 답한 노후자금 규모가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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