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동자승의 맑은 눈빛 가득한 라마불교

피나얀 2006. 10. 26. 22:03

 

출처-[오마이뉴스 2006-10-26 12:49]



▲ 몽골의 라마불교 사원 안에는 동자승처럼 작은 아이들도 열심히 불경을 암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도 위계 질서가 뚜렷이 존재해서 좌우로 누가 앉는지 구별해 놓고 있습니다. 그 신심 그대로 자라나서 좋은 라마승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몽골의 어느 지방을 가더라도 쉽게 눈에 띄는 것은 라마불교와 관련한 것들입니다. 라마불교는 티벳 불교가 몽골을 비롯한 네팔지방에 퍼진 불교의 한 분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라마불교에서 '라마'는 덕이 깊은 승려 혹은 스승을 말하는데, 우리가 라마불교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은 라마불교의 수장인 '달라이 라마'라는 이름일 것입니다. 달라이는 '큰 바다 즉 대양(大洋)'이라는 뜻으로, 달라이 라마는 '큰 바다처럼 덕이 깊은 승려(스승)'입니다.

▲ 독경을 외는 법당마루 왼쪽에는 북이 놓여 있고, 오른편에는 라마승들이 줄줄이 늘어앉습니다. 우리나라의 불교 법당보다도 휠씬 화려한 모습이 무척 이채롭습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라마불교는 13세기경에 티벳에서 몽골로 전해졌습니다. 몽골의 초원을 통일하고 중국까지 완전히 정복한 후 원나라를 세운 쿠빌라이칸은 티벳을 점령하면서 티벳 승려 '파스파'를 원나라 왕실에서 초청하고 라마불교가 뿌리내리도록 힘을 썼습니다.

▲ 법당 중앙에는 수를 놓은 다양한 신들의 걸개그림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이는 종교적 자유의 허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 그들의 토착 종교와 새로운 종교가 함께 번성하도록 국가에서 이를 권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라마불교의 성황은 청나라의 몽골 지배 이후부터인데, 청나라는 원정군을 동원해 옛 원 시절의 화려한 수도와 사원들을 철저하게 파괴 시켰고 몽골인의 기상을 잠재우기 위해 탄트라 성향이 강한 라마불교를 정책적으로 몽골에 전파시킵니다.

▲ 라마불교 사원의 정면에는 몽골 국기에도 그려진 소욤보(煙臺)라고 문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는 자유와 독립을 상징하는 민족적 표장으로서 1924년 제1회 대인민회의에서 몽골 민족의 문양으로 정해진 것입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이러한 성(性)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있는 라마불교는 인도 사상사 중 탄트라적 발상과 유사한 모습을 띠게 됩니다. 즉, 인간의 욕망과 몸을 긍정하여 남녀간의 성적결합도 해탈에 이를 수 있는 중요한 관건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불상의 형태에서도 이러한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 몽골어로 '아슬릉'이라고 불리는 석물이 사원의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해태처럼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마음 착한 사람들에게는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니 너무 놀라지 않아도 됩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이것은 몸 부정의 철학과 몸 긍정의 철학이 공존해온 모든 사상사에서 조금씩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즉 정치, 종교 등의 사회 내생환경과 맞물려 여성의 지위문제나 불교의 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만들어낸 철학적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사원 안에는 비석처럼 생긴 곳에 이런 글씨들이 적혀 있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기원을 하며 손에 기름을 바르고 이 돌을 만지는데, 하도 많이 만져서 그 색이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현재 티벳 불교는 중국에 의해 강제병합 된 후 불교 자체가 조종되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약화된 상태이나 그 정신적 흐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몽골 또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공산체제를 거치면서 라마불교 또한 많은 변화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 몽골에서는 보통 돌무더기를 쌓아 우리네 성황당처럼 쌓아 놓는데, 나무가 많은 곳에서는 이렇게 나무에 푸른색 천을 감아 신표로 삼기도 합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이런 점에서 볼 때 몽골의 라마불교는 오히려 오랜 공산체제 시절을 거치면서 많이 훼손됐고 그러한 전통 회복을 위해 몽골의 라마승들은 인도의 다람살라에서의 유학을 통해 회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약 몽골 인구의 90% 이상이 라마불교 신자인데,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에 들어가면 정 중앙에 라마신을 모시는 제단이 있을 정도로 몽골인들의 라마불교에 대한 신앙심은 깊습니다.

▲ 사원의 처마를 장식하고 있는 귀면으로 깜찍한 개구쟁이가 웃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드넓은 초원을 자유롭게 뛰어 다니는 몽골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 해발 2000m가 넘는 산 위에도 라마불교 사원은 세워졌습니다. 힘든 산행을 마다하지 않고 많은 몽골 사람들은 이곳까지 올라와 기원을 드립니다. 그들 모두의 기원이 꼭 이뤄지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2006 푸른깨비 최형국


덧붙이는 글
푸른깨비의 몽골문화 답사기는 마상무예, 자연, 문화, 들꽃, 풍광, 생활 등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최형국 기자는 중앙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으로 전쟁사 및 무예사를 공부하며 홈페이지는 http://muye24ki.co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