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저상버스를 타고 떠나는 서울여행 ① - 273번

피나얀 2006. 11. 13. 22:35

 

출처-[프로메테우스 2006-11-13 16:30]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지하철이나 철도, 저상버스 등의 도입 수준이 조금 나은 편이다. 현재 약 29개 노선에 저상버스가 1대 이상씩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는 구간을 중심으로 한 노선에만 도입되고 있어 환승이 어렵고, 각 노선별로 보유한 차량이 적어 배차 간격이 크다.

 

또한 정류소의 환경이 정비되지 않아 휠체어를 타고 저상버스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가기에는 시간과 노력 등 포기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 실정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휠체어 사용자 등의 이용이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저상버스를 무작정 기다리느니,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더라도 지하철을 택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적지 코 앞 정류소까지 갈 수 있는 버스는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저상버스의 도입을 촉구하는 마음으로, 2회에 걸쳐 저상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 서울 시내 명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순서, 메트로버스 273번을 타고 함께 서울 여행을 떠나보자. -편집자 주-

△ 대학로 판타지움 극장 주변에 새로생긴 음식점들이 건물 리모델링을 하면서 단차를 없애는 곳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밤엔 더욱 화려한 대학로

 

메트로버스에서 운영하는 273번 버스는 간선버스 가운데서도 긴 노선을 운행하는 축에 속한다. 동북쪽 끝인 신내동에서 출발해서 중화역-외국어대학교 앞-경희대입구-고려대 앞-혜화역-종로-광화문-이대입구-신촌-홍대 앞-동교동 종점을 왕복한다.

 

웬만한 주요 대학가와 대학로, 종로 등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고 있다. 이제 273번 버스를 타고 서울 구경을 해볼까? 273번은 중화역을 지나서 외국어대학 사이에 중랑천을 건너게 되는데, 짧으나마 이 구간은 뻥 뚫린 시야를 확보해 주기도 하고, 좁은 마을길을 꼬불꼬불 지나는 아기자기한 버스타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다만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골목을 지날 때는 휠체어로 탑승하기 조금 불편한 정도로 정류소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니까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홍릉수목원과 산림청, 고려대학교 앞을 지날 때는 다른 곳보다 숲이 많이 조성되어 있어서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273번은 혜화동 로터리에서 종로 쪽으로 꺾여 대학로를 관통한다.

 

대학로는 휠체어로 다니기는 좋지만 음식점이나 옷가게, 호프집 등의 가게를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동네다. 무척 번화한 거리가 밤이면 더욱 화려하게 빛을 번쩍이지만, 휠체어를 타고 접근하기에는 거의 무리다.

 

특히 낙산공원이나 마로니에 공원 쪽의 상점들은 화려하고 멋진 건물들이 많지만, 접근성은 오히려 건너편 서울대병원 쪽에서 성균관대 방향으로의 상점가보다 못한 편이다. 최근 지어지는 건물들은 주출입구의 단차를 없애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시대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덕수궁

 

덕수궁 한국어 안내시간

화ㆍ수ㆍ목 -  10:00 11:00 14:00 13:00
금 - 11:00
토 - 11:00 13:30 14:30
일 - 10:00 11:00

계속해서 273번을 타고 혜화동을 지나 광화문에서 내려 세종로를 따라 걷거나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내려 정동길로 내려가면 덕수궁과 서울광장으로 이어진다. 덕수궁은 임진왜란 때 궁궐이 모두 불타버리는 바람에 선조가 행궁으로 사용하다가 광해군이 즉위하면서 경운궁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정궁을 삼은 곳이다.

 

그러나 이후 창덕궁으로 정궁이 옮겨졌다가 다시 고종시대에 이르러서 정궁으로, 순종은 다시 창덕궁으로 정궁을 옮기면서 덕수궁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고종이 죽을 때까지 머문 곳이다. 그야말로 나라가 어려운 시기마다 그 성쇠를 함께한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과거와 근대, 현대가 한데 어우러진 덕수궁. 곳곳에 경사로를 설치해 놓았으나 휠체어 동선 안내에는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그래서인지 규모는 다른 궁궐에 비해 아담하지만, 느껴지는 분위기는 고풍스럽고 차분하다. 정동길을 걷다보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근대 건축물을 많이 보게 되는데, 덕수궁 안에 들어가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덕수궁 정전인 중화전 뒤로 신고전주의양식으로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인 석조전이나 덕수궁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고, 낮은 담장 너머로 높게 솟은 세종로의 빌딩들이 어색한 듯 어울려있다.

 

원래는 지금의 규모보다 2배 이상 더 넓었지만 1910년대 이후부터는 일본의 식민지화되면서 서구열강의 대사관 등이 하나 둘 밀고 들어와 일부만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덕수궁에 대해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자세히 안내를 하고 있으므로, 시간에 맞추어 가면 무료로 가이드 해준다.

 

쇼핑과 먹거리의 천지, 홍대입구

 

그밖에 273번은 이대-신촌-홍대입구로 이어지는 대학가를 다시 한번 지나는데, 쇼핑이나 유흥을 즐기기에는 그만인 곳들이다. 하지만 지형적으로 경사가 심한 곳이어서 보행환경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건물들도 새로 지어지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하지만 요즘에는 단독주택 건물을 기본뼈대는 그대로 두면서 외관을 예쁘게 꾸미는 경우가 많아서 접근이 쉽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쪽에는 거리 자체가 상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리어카 거리가 발달되어 있다.

△ 홍대 앞 놀이터에는 조악하지만 어느새 경사로가 만들어졌다.
ⓒ 프로메테우스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273번 환승정보

① 성균관대 입구에서 저상버스 150번을 타면, 시청-노량진역-독산동으로, 160번을 타면 광화문-신도림-온수, 161번을 타면 광화문-연세대 쪽으로 갈 수 있다.


② 서울대학교 병원 앞에서 140번을 타면 대한극장-단국대-신사동-강남역으로 갈 수 있다.


③ 덕수궁 앞에서 150번을 타면 돈암동-수유역 방면으로 갈 수 있다.


④ 시청 앞에서 200, 270번을 타면 청량리-망우역 방면으로 갈 수 있다.


⑤ 광화문에서 160번을 타면 성대입구-미아삼거리-도봉산역으로, 370번을 타면 장한평-길동 생태공원으로 갈 수 있다.

△ 273번 버스 운행노선 ⓒ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