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2006년 11월 13일(월) 오후 4:10 [문화일보]
직장인 자기계발 이렇게…
마케팅 리서치 회사에 근무하는 고모 부장은 해외통으로 불린다. 출장을 가면서 해외에서 직접 만난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정보관리에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 부장의 영어 회화 실력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중급 정도. 하지만영어회화나 프리젠테이션 스킬 보다 그가 활용할 수 있는 인맥의힘이 조직 내에 기여하고 인정받는 바가 훨씬 크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반면 오모 부장은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 영어실력은 모국어 수준이지만, 협상 능력이 부족해 해외 바이어들과의 경합에서 성과를 잘 내지 못한다.
이런 오 부장에게급선무인 것은 인간관계와 협상 능력을 키우는 일임은 물론이다.
이와 같이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인지, 인간관계인지, 리더십인지에 따라 자기계발의 방법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과연 지금 나는 자기계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부장님, 아직도 영어 공부하세요 =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 인재관리 전문기업인 HRKorea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력관리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주로 어떤 것들을 공부할까.
이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영어 실력 업그레이드’를 꼽았다. 인사고과를 위한 토익이나 토플 시험을 정기적으로 준비하거나 경영학석사(MBA)를 위한 시험 대비, 혹은 해외 비즈니스 실무를 위한 영어 회화 등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이다.
물론 글로벌한 시장상황에서 직장인이 살아 남기 위해 영어는 필수적이다. 기업에서는 영어를 하나의 능력이라고 보기 보다는 효과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영어 공부가 자신에게 최적의 자기계발 방법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각 직급별로 회사에서 기대하는 역량에는 차이가 있다.
실무를 수행하는 대리~과장급이라면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부장급 이상이라면, 영어 학습에만 몰두하는 것 보다는 리더십을 키우고 인맥을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만일 영어 학습을 하더라도 단순한 회화 보다는 협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스킬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세요 = 제조업체에서 신규사업 업무를 맡고 있는 이모 과장은 최근 고민이 생겼다. 회사에서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고, 앞으로 중국 관련 사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생각에 중국어를 시작했지만 도무지 학습효과가 없는 것이다.
교육방송이나 오디오 테이프 등을 청취하는 노력을 기울여 보았지만, 진척이 없다. 매일 밤 중국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보다 클 정도다.
이럴 땐 안 되는 방법을 고수하려 하기 보다,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우선 자신이 어떨 때 공부를 잘 하는지 분석해보고 독학이 어렵다면, 중국어에 관심있는 직장인들이 모여 있는 학원이나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해 보려고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어에 흥미가 없다면, 굳이 중국어 공부로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대신, 중국에서의 업계 흐름을 파악하거나 지역 문화를 이해하는 것으로 자기계발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며, 다른 제2외국어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HRKorea의 최효진 사장은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의 일을 잘 하기 위해 시간을 과도하게 투자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은 데, 흥미없고 능력이 부족한 일에 10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 자신이 잘 하는 일에 1시간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학위와 자격증은 양보다 질이 우선입니다 = 자기계발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학위와 자격증이다.
자신의 능력을 충전시키기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하고, 자신이 학습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 학위나 자격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위나 자격증은 그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질 높은 자격증을 가졌느냐 하는 것이다.
간혹 학위나 자격증을 획득하느라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계발에 전념하거나, 퇴근 후 학원 등으로 달려가 업무에 소홀해 지는 경우가 있는 데 이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실제로 인사담당자나 실무자가 고과를 평가할 때나 이직 가능성을 판단할 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은 현업에 대한 경력 및 성과다. 이 부분이 70% 이상이라면, 학위나 자격증은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명확하게 판단하여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기계발의 목표를 가지세요 = 자기계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기계발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학을 배우고, 직무 교육을 받고, 취미생활을 하느라 출퇴근 시간은 물론, 주말까지 바쁘게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활동들이 일련의 체계를 갖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 중독에 빠져 있는 것이라면 그 문제는 심각하다. 또한 자기계발에 몰입하여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나 기타 인간관계를 전혀 돌보지 않아 조직 내에서 고립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계발을 하는 소기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계발을 실행하기 전에 자신의 커리어 목표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떠한 강점을 키워나가고, 어떤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 나갈지 스스로 진단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분석을 거쳐 자신에게 필요한 자기계발 방법을 찾고, 그에 중심을 맞춰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 때 무조건 과욕을 부리거나 자기계발에 집착하는 것은 위험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지만, 자칫 자기계발에 몰두하여 자신의 업무에 소홀히 하거나, 지나친 자기계발에 대한 욕심으로 방대한 일들을 시작하게 되면, 주변이 산만해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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