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젓가락 몸매인데 밥을 통…” “심리치료부터 받으세요”

피나얀 2006. 11. 13. 22:58

 

출처-2006년 11월 13일(월) 3:00 [동아일보]





중학교 1학년에 다니다 휴학한 윤송하(14) 양은 키 155cm에 몸무게 31kg이다. 윤 양의 키에 적정한 몸무게는 44∼55kg이니 지독한 저체중이다. 2년 전쯤 시작한 다이어트가 원인이다.

윤 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남학생들에게 “다리가 굵다”는 놀림을 받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당시 150cm가 넘는 키에 42kg이었으니 정상 체중이었다. 윤 양은 밥을 먹지 않기 시작했다. 야단을 치는 부모의 눈을 피해 하루에 한 끼만, 그것도 평소 양의 10분의 1만 먹었다. 간간이 식욕을 참을 수 없게 되면 폭식을 하고 손가락을 집어넣어 음식물을 토했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딸이 토하는 모습을 본 부모는 윤 양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윤 양은 전형적인 거식증 환자다. 5학년 때부터 시작된 월경이 다이어트를 시작한 뒤 사라졌다.

● 10대 환자가 전체의 40%대 달해

윤 양처럼 심한 다이어트로 식이장애에 시달리는 10대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다국적 생활용품회사인 도브가 서울지역 15∼17세 청소년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49명이 신체발달이 거의 완료되는 17세 이전에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대답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몸무게 조절을 위해 아무 것도 먹지 않거나 먹은 걸 토해낸 적이 있다고 했다.

백상식이장애클리닉 관계자는 “식이장애 환자 가운데 10대의 비중이 매년 5%씩 늘어 현재는 40%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10대 청소년의 식이장애는 신체의 불균형 발달로 끝나지 않는다. 2차 성징이 나타날 시기에 생식기가 자라지 못하니 몸이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 생리 멎는 등 몸과 마음이 어른으로 성장 못 해

식이장애 환자는 단지 밥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폭식한 뒤 토한다. 객관적으로 자신이 마른 체형이라도 뚱뚱하다고 생각해 식사를 거부하면 여성들은 3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 상태가 되거나 음모가 거의 빠져 사춘기 이전 소녀처럼 된다.

식이장애에 빠지는 심리적 원인은 수백만 가지여서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특징을 보인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남의 칭찬이나 비난에 예민하며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 작은 일에 상처를 받고 이런 일이 거듭되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상태가 된다. 하지만 겉으론 성실한 사람으로 보인다.

성인은 이런 문제를 종교나 취미활동 등으로 해소하기도 하지만 10대 학생들은 유명 연예인처럼 날씬해지려고 외모를 바꾸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와 지나치게 친하게 지내려는 부모가 식이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랄수록 부모에게서 친구나 애인으로 유대관계를 쌓는 대상을 옮겨간다. 이런 시기에는 부모와 자녀가 적정하게 분리되어야 한다. 부모가 모든 가치판단을 대신해 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무언가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찾으려고 체중조절을 택할 수도 있다.

● 정신과치료 통해 자존감 회복 급선무

식이장애 환자들은 영양불균형이 심해 내과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신과가 정답이다. 정신과 치료를 통해 심리적인 원인, 즉 자존감이 낮아진 원인을 찾아 개선해 줘야 한다.

“다리가 굵다” “돼지처럼 먹는다” 등 주변 사람들이 지나가듯 던진 말에 상처를 입었을 때는 그 말이 옳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인지행동치료를 한다. 예를 들어 “너는 정상체중이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는 게걸스럽게 먹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등의 말로 자신감을 찾아 주는 것이다.

부모와의 유대 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이를 위해선 부모까지 치료를 받는 가족치료가 필요하다. 일단 식이장애가 오면 정상적인 식사 습관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하루 세끼의 식사와 두세 번의 간식을 약을 먹듯 억지로라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먹는 습관을 갖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 다이어트 안전-건강하게 하려면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오프라 윈프리가 최근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쓰러졌다. 한때 100kg이 넘었던 몸무게를 68kg으로 줄였던 그녀는 몸무게가 다시 100kg대로 올라서자 음식을 먹지 않다가 쓰러졌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수많은 사람의 삶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인 역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이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면 건강을 챙기기는커녕 사망할 우려도 있다.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 몸을 계속 움직여라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고 체중이 갑자기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운동은 신진대사를 증진하고 체중을 적당한 수준에서 안정화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식욕이 약간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자신감이 생기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식이장애가 생길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 걷기를 생활화하라

매일 1시간씩 속보로 걸어라. ‘좀 힘들다’고 느끼는 수준의 빨리 걷기는 동일한 거리를 뛰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걷기를 생활화하려면 30분 일찍 일어나고,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에도 걷고, 일과가 끝나면 또 걷고, 잠자기 전에 또 걸으면 된다. 처음에는 15분가량 걷다가 점차 1시간까지 늘리는 게 좋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는 것도 좋다. 조깅과 같은 효과를 낸다.

● 끼니를 거르면 안 된다

음식이 위에 규칙적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인체는 음식이 없을 때를 대비해 더 높은 비율로 지방을 축적해둬 살이 쉽게 찐다.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져 적게 먹게 된다.

● 감량목표를 너무 높게 정하지 말라

1주일 감량 목표는 0.5∼1kg이 적당하다. 6개월에 걸쳐 서서히 본인 체중의 5∼10% 감량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