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오지여행 사막 … 시작의 땅 사막

피나얀 2006. 11. 24. 20:20

 

출처-[중앙일보 2006-11-24 07:47]



최악의 조건에도 곳곳에 생명의 숨결
`지구의 끝`이자 치열한 인생의 출발점
 

이준원(한양대 광고홍보학과 3학년)씨는 장난기 어린 말투에 뿔테 안경을 쓴 대학생이다. 전문 여행가도 아니건만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혼자 세계 일주를 했다. 그것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남미.아프리카에서만 6개월을 보냈다. "군 복무 뒤 원래 어학연수를 가려고 했어요.

 

그러다 오지 여행을 생각했고 아시아만 다닐까 하다 세계 여행을 하는 걸로 마음을 바꿨죠." 부모님이 어학연수 비용 삼아 후원해준 2000만원을 밑천으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미국.중국.일본 등은 아예 목록에서 뺐다. 쉽게 갈 수 없고 접근하기 힘든 나라만 골랐다. 그렇게 다닌 곳들 중 이씨는 사막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씨가 찾은 사막은 6군데. 볼리비아의 우유니, 나미비아의 나미브, 인도의 자이살메르, 페루의 와카티나, 요르단의 바디링, 이집트의 시와 사막 등이다. "사막에 처음 도착했을 때 '지구의 끝은 이렇게 생겼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삭막하고 적막하며 아무 것도 살 수 없는 곳. 하지만 거기에도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 있더라고요. 모래 속을 뚫고 다니는 풍뎅이, 땅이 뜨거워 발을 이리저리 들어올리는 도마뱀까지.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들을 보며 많이 배웠어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역시 날씨였다. 한낮엔 숨이 턱 막힐 만큼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한밤에 불어오는 모래 바람은 살을 에일 듯 차가웠다.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앞으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발이 모래 속으로 푹푹 빠졌다. 사륜구동이나 낙타로 사막을 횡단하는 모험에 나서기도 했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에 갔을 때 일이다. '샌드보딩(모래 언덕을 보드로 타고 내려오는 것)'을 하기 위해 모래 언덕을 올라갔다. 두 걸음 오르면 도로 한 걸음 미끄러졌다. 뜨거운 햇볕은 머리 위에서 이글거렸다. 그는 "보드로 내려 오는 시간은 1분인데 20분 넘게 언덕을 올라야 했다. 날은 덥고 고생스러웠지만 모래를 가르며 내려오는 기분은 최고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돌아본 여행지 중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1면 사진)을 으뜸으로 꼽는다. 사막에 소금이 얇게 깔려 있어 온 세상이 하얗게 보였다. 이씨가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 마침 우기였다. "사막에 물이 얇게 고이면서 전체가 거울처럼 돼 버렸어요. 하늘빛이 바닥에 반사돼 마치 제 몸이 하늘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았죠."

사막에서 본 일출과 일몰 또한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땅끝으로 해가 솟아나며 온 세상이 붉게 물들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내 인생에 대해, 졸업하고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지요." 그는 싸이월드의 블로그(www.cyworld.com/june57th)와 페이퍼(paper.cyworld.com/june57th)에 자신의 생생한 여행담을 풀어놓고 있다. 이씨는 "세계 여행은 내 삶과 인생관을 바꿨다. 언젠가 또 떠날 수 있는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알고 가세요

■일몰.일출 놓치지 마세요=

 

사막이 아름다운 건 공허함 속에 가득한 생명의 흔적이며, 황량함 속에 더욱 찬란한 빛의 예술이 있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모래 선. 그 속에 무수한 동물의 흔적이 있고 오아시스가 있다. 태양이 뜨고 지면서 끊임없이 펼쳐내는 빛의 향연은 사막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절경이다.

■선글라스와 침낭을 챙기세요=

 

사막에서는 반드시 경험 많은 가이드를 동반해야 하며, 일행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자칫 길을 잃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우유니 사막의 경우 날카로운 소금 결정에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나는 일도 종종 있다. 사막은 기후 변화가 심해 낮에는 강한 햇빛을 막아줄 선글라스와 선탠크림이, 밤에는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두꺼운 옷과 침낭이 필수다.

■샤워 기대는 욕심=

 

유명한 여행지인 만큼 저렴한 여행자 숙소부터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대신 깨끗하고 편안한 시설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1박 이상의 투어인 경우 야영을 하거나 천막.흙으로 지은 숙소에서 지내게 된다. 샤워는 생각도 못하고 간신히 세면 정도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당연히 화장실도 없다.


■1인 4역, 가이드=

 

중국 둔황이나 이집트 사막처럼 국내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이 있는 경우는 경비 200만원 정도가 든다. 단 이집트는 시와 사막을 가는 게 아니라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며 사막을 체험한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이나 미국 화이트샌즈 등은 현지에 가서 직접 투어 상품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경비가 훨씬 많이 든다. 이집트에서 2박3일 사막투어를 하려면 1인당 미화 200~300달러가 필요하다. 현지인 가이드가 운전.취사.텐트 설치까지 도맡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