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프로메테우스 2006-12-13 09:15]
답을 찾아 발도로프 교육 현장, 독일로 떠나다
나는 강원도 원주에서 성공회 원주나눔의집에서 운영하는 햇살아동센터에서 일을 한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빈곤ㆍ결손 가정의 8세부터 15세까지의 아이들로,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햇살아동센터에 와서 놀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낸다. 그곳에서 약 2년간 일하면서 빈곤ㆍ결손 가정이라는 아이들의 조건이 그들의 성장에 많은 한계를 준다는 것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안타깝기만 했다.
내가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다양한 사건과 아이들의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이해하는 방식이 어른 중심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리고 모든 교육은 이 사회에 틀 속에 끼워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게 키워져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생각에 머물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나는 발도로프 교육 현장인 독일로 찾아갔다. 나는 발도로프 교육 전문가도 아니고 발도로프 교육을 논하기에는 아직 많이 미숙하다. 그러나 발도로프 교육의 진원지인 독일에서 경험을 통해 느꼈던 것들이 많다. 이 글을 나와 고민이 비슷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3세 이하에게 가르치는 것은 ‘없다’
내가 지금 지내는 곳은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알려져 있는 독일의 프라이부룩이다. 이곳에만 발도로프 교육기관이 학교와 유치원을 포함해 10여곳이 있다. 그중에 처음 방문했던 곳은 발도로프 유치원이다. 나무담장 너머 보이는 유치원을 작은 숲 속에 둘러싸여 있었다. 큰 나무와 흙, 풀, 꽃, 바위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널려 있었다.
작은 숲을 지나 작은 건물로 들어가니 형형색색의 아이들의 가방과 옷들이 벽을 둘러 걸려 있다. 그리고 3개로 구분되어 있는 각각의 방은 아기자기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이 전달되었다. 3세 이하의 아이들이 있는 방과 3세 이상 6세 이하의 아이들이 있는 방으로 나눠져 있었다. 각 방마다 주방시설과 놀이기구, 작은 책상과 의자, 정리함 등이 있었다. 아이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각자의 아이들은 뭔가 참 바빠 보였다.
그럼 3세 이하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가르치는 것은 없다는 게 결론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본보기이기에 부모와의 교감이 가장 큰 시기인 아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을 대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주된 일이라고 한다. 방을 정리하고, 간식해주고, 얘기해주고, 아이들이 노는데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주고, 우는 아이 달래주는 등.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는 것이 된다. 무엇하며 놀까? 아이들은 한 쪽에서 나무, 돌, 천 등의 재료로 만든 장난감을 갖고 자기들끼리 논다. 또 다른 아이들은 한 쪽에서 밀가루 반죽으로 주무르고 두드리고 놀고, 작은 인형의 집에 들어가 인형놀이를 한다. 때로는 부드러운 쿠션에 둘러앉아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책을 들으며 서로 얘기를 한다. 아이들끼리 놀 때, 선생님은 가능한 함께 놀아주지 않는다. ‘어른이 끼면 아이들의 상상력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이유다.
자연에서 창조적 사고를 하는 아이들
3세 이상의 아이들이 있는 옆방의 문을 열었다. 난장판이다. 방 안에는 나무토막, 천, 나뭇잎, 돌 등 구조화되지 않은 재료들이 정리 바구니에 담겨져 있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교실 한편에 열려져 있다. 한 쪽에는 아이들의 큰 책상과 의자들은 있지만, 인형도, 아담하게 꾸민 인형의 집도 없다. 물론 주방에서 선생님은 간식을 준비하고 있고 옆에서 몇몇 아이들이 팔을 걷고 도와주고 있다.
간식을 먹을 때나 손을 씻으러 갈 때는 다함께 모여서 노래하며 들뜬 기운을 가라앉힌다. 부드러운 노래를 자주 함께 부른다. 이렇게 2시간정도를 보낸 아이들은 선생님이 직접 준비한 간식을 먹는다. 그리고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자연 속에서 뛰어논다.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이갈이를 하기 전까지의 아이들은 주위환경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모방한다고 한다. 언어나 행동을 모방하면서 아이의 의지가 작용하기 시작하면-이갈이를 하는 시기와 맞물리면,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교육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발도로프의 교육철학이다. 연령대별로 아이들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교육방식을 접목시키는 것, 발도로프의 교육은 인간의 본질을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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