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프로방스의 맛… 이렇게 쉽게 낼 수 있다니

피나얀 2006. 12. 14. 23:30

 

출처-[조선일보 2006-12-14 08:51]  


 

“별명이 ‘프로방스 요리의 교황’이라면서요?”


프랑스 요리사 크리스티앙 에티엔느(Christian Etienne·55, 사진)씨는 “너무 과한 칭찬”이라며 두 뺨을 살짝 붉혔다. “프로방스 아비뇽이 고향인데다, 제 식당이 아비뇽에 있는 ‘교황궁’(Palais des Papes)에 붙어있어서 그렇게들 말하나 봐요.” 에티엔느씨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요리사다. 고향인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Provence) 토속음식에 세련미를 가미, 고급 요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 받는다.

 

‘건강식’으로 불리는 프로방스 요리는 요즘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프로방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지중해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고혈압이나 심장병 같은 성인병이 적고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이 먹는 음식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엔느씨의 음식에는 프로방스 요리의 특징이 모두 녹아있다. 토마토, 올리브, 올리브오일, 마늘을 듬뿍 사용한다. 특히 토마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토마토로 만드는 요리만을 담은 요리책을 따로 펴냈을 정도다. 새로운 향수에 토마토의 싱싱하고 달콤한 향을 넣고 싶었던 패션 브랜드 ‘니나 리치’에서 그의 정원에서 토마토를 얻어가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이 처음인 에티엔느씨는 “한국 음식이 프로방스와 비슷하더라”고 했다. “어제 한정식집에서 여러 음식을 맛봤는데, 김치만 빼고는 가볍고 담백해서 좋았어요. 마늘 그리고 채소를 많이 쓴다는 점도 비슷하고요.”

 

에티엔느씨에게 만들기 쉬우면서도 전통적인 프로방스 요리 세 가지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솥뚜껑처럼 크고 두툼한 손으로 음식을 들고 나오는 모습은 근엄한 교황보다 투박한 시골 사제에 가까웠다.

 

 

가족과 함께 먹어요


프로방스식 토마토 요리


나이프로 토마토를 잘라 먹는 모습을 본 에티엔느씨, 포크로 토마토를 꾹꾹 눌러 토마토와 속재료가 잘 섞이도록 하더니 푹 퍼서 “이렇게 해야 더 맛있다”며 먹어 보라고 권했다. “따뜻하게 먹어도 맛있지만 차게 먹어도 맛있어요. 실은 프로방스 어르신들은 차게 먹는 걸 더 즐기죠.”


재료:

 

잘 익은 토마토 8개, 마늘 50g, 파슬리 한 다발, 흰 빵가루 150g,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타임


① 파슬리와 마늘을 다진다.


② 토마토를 반으로 갈라 씨를 빼낸다.


③ 토마토를 오븐용 또는 그라탱 그릇에 담고 소금과 후추, 타임 가루를 뿌린다.


④ 올리브오일에 ②의 파슬리와 마늘, 빵가루를 섞는다.


⑤ 토마토를 ④로 채운다. 섭씨 150~16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20~30분 구워낸다. 오븐이 없으면 뚜껑을 덮어 가스레인지 중간불에서 약 20분 익힌다.   

 


연인을 위해 직접 준비해 보세요


마갈리 애호박 요리



“옛날에 프로방스에 살던 요리사가 있었어요. 어느날 그가 마갈리(Magali)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를 사랑하게 됐답니다. 그가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만들어낸 요리가 이 애호박 요리랍니다. 고기요리에 곁들이면 참 맛있어요. 프로방스에서는 양갈비구이와 즐겨 먹지요.”


재료:

 

작은 애호박(courgette) 6개, 잘 익은 토마토 3개, 양파 2개, 마늘 3쪽, 타임 1줄기,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① 양파를 얇게 썬다. 마늘을 다진다.


② 호박을 부채 모양으로 썬다. 토마토를 얇게 썰어 호박에 끼운다.


③ 오븐용 또는 그라탱 그릇에 ①의 마늘과 양파, 타임을 깔고 ②의 호박을 얹는다.

소금과 후추, 올리브오일을 끼얹는다. 섭씨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30분쯤 굽는다.

오븐이 없으면 뚜껑을 덮어 가스레인지 중간불에서 20분 익힌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에 준비해 보세요


프로방스식 앤초비 딥소스


“프로방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전날에는 고기요리를 먹지 않는 풍습이 있어요. 그래서 이 딥소스를 미리 만들어둡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이 딥 소스를 빵이나 채소와 함께 먹고 난 다음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에 참가합니다. 짭짤해서 와인 안주로도 좋아요. 로제 와인(레드와 화이트와인 중간쯤 되는 핑크색 와인)과 특히 잘 어울려요.”


재료:

 

통마늘 1개, 마늘 3쪽, 앤초비 10마리, 올리브오일 1/2리터, 후추 1작은술, 식초 1작은술


① 껍질 벗기지 않은 통마늘을 섭씨 160도 오븐에서 20분 굽는다.


② 마늘 껍질을 벗긴다. 생마늘 3쪽을 다져 구운 마늘과 섞는다. 올리브오일과 앤초비, 후추, 식초를 더한다. 모든 재료가 잘 섞여 곱고 부드러운 크림 상태가 될 때까지 천천히 약한 불에서 약 1분 저어준다.


③ 당근, 양배추, 엔다이브, 셀러리, 아스파라거스 등 채소를 막대 모양으로 잘라 함께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