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31일 밤엔 가족들과 함께 두런두런 얘기 꽃을 피우며 정성들여 끓인 한방 차 한잔 나눠 마셔봄은 어떨까.
밤 늦도록 얘기하며 마시기 좋은 차로는 자극적이지 않고 피부를 윤기있게 해주며 피로회복까지 도와주는 구기자차나 귤차가 으뜸이다.
또 한방에서는 주독이 있거나 체내에 독소가 쌓인 사람에게는 녹두과 더불어 해독 효과가 있는 팥을 권장한다. 묵은 해를 털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마지막 날 밤을 위해 한방 건강차와 팥죽 쑤는 법을 익혀두자.
마침 동지도 코 앞이다.
-온 가족 둘러앉아 차 한잔-
매서운 바람이 부는 건조한 겨울철에는 피부가 민감해진다. 특히 늦게까지 모임이 계속되는 연말엔 피로를 해소시켜 몸을 튼튼히 해주고 피부를 윤기나게 해주는 차를 수시로 마셔주면 좋다. 피부에 좋은 한방차 재료로는 구기자, 당귀, 의이인(율무) 등이 꼽힌다. 피로해소에 좋은 한방차 재료로는 대추, 생강, 감초 등이 있다.
박성배 원장(하늘마음한의원)은 “자신에게 맞는 한방차를 꾸준히 복용하면 한약치료와 같은 강한 효과는 발휘하기 힘들어도, 장기의 균형과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다”며 “식전이나 식간, 식후에 마시는 수분은 혈당치를 높여 지방 분해를 방해하기 때문에 식전이나 식간, 식후는 피하고 공복기에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구기자 차=
구기자는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남자의 기력 회복을 돕는 효능이 있다. 특히 신장과 간 기능을 좋게 하므로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소양인에게 좋다. 구기자의 맛은 달면서도 약간 쓴 맛이 있으나 독성이 전혀 없으므로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또한 보습효과가 있어 가는 혈관을 보호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겨울철 난방으로 인해 건조해진 실내에서 거칠어진 피부를 맑고 부드럽게 해준다. 눈을 맑게 하는 작용도 있어 가족들과 밤새 이야기해도 초롱초롱한 눈빛을 유지할 수 있다. 단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하도록 한다. 녹차, 생강, 대추 등과 같이 끓여 마셔도 효과적이다. 신선하게 건조된 구기자를 살짝 볶아 약한 불에 서서히 달여 하루 2~3회로 나누어 오랫동안 마시면 좋다.
·구기자 차 끓이기
①구기자 1컵, 물 2ℓ를 준비한다.
②구기자는 체에 걸러 물에 씻은 다음 면보로 물기를 닦는다.
③질그릇이나 약탕기에 손질한 구기자를 담고 물을 부어 중불에서 은근히 끓인다.
④약간 주홍빛을 띤 구기자차가 우러나면 불을 약하게 하여 맛이 우러나도록 한다.
◇귤차=
겨울철의 대표적인 과일인 귤은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예방, 피로해소, 피부미용에 효과 만점이다. 껍질을 말린 진피는 한약재로 쓰인다. 또한 식후에 소화가 잘 될 때 마시면 좋다. 감기와 기침 등의 증상에는 생강차에 귤청을 타서 먹으면 효과가 빠르다.
·귤차 끓이기
①귤 약간과 배, 물 3ℓ를 준비한다.
②귤과 껍질을 분리하여 귤 속껍질까지 얇게 썰어 준비한다.
③배는 2㎝가 넘지 않게 채썬다. 차를 마실 때 아삭하게 씹히도록 귤 양의 반 정도로 준비한다.
④손질한 귤과 껍질, 배를 도자기나 유리로 된 용기에 넣고 센 불에서 한소끔 끓인다.
⑤약간 노란 빛을 띤 귤차가 우러나면 불을 약하게 하여 맛이 우러나도록 은근히 끓여낸다.
⑥맛이 충분히 우러나면 기호에 따라 생강즙이나 황·흑설탕을 첨가하여 맛을 낸다.
-붉은 영양이 듬뿍, 팥죽-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 예부터 이 날은 태양이 부활하는 경사스러운 날로, 팥죽을 쑤어 먹었다. 팥의 붉은 빛깔이 사악한 것을 쫓는 힘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동짓날도 좋고, 31일 밤도 좋다. 길고 추운 겨울 밤엔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팥죽 한 그릇 앞에 두고 밀린 얘기를 나눠보자.
팥은 달콤한 맛과 차분한 붉은색, 그리고 풍부한 영양 때문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 주로 당질(56%)과 단백질(21%)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타민A, 비타민B1·B2, 칼슘, 인, 철, 섬유질 등이 포함되어 있다. 팥에 포함된 비타민B1은 소화흡수율을 높여주고, 지방이 그대로 축적되는 현상을 방지하여 이뇨, 피로해소, 변비해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또 팥은 혈액을 증가시키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빈혈에도 효과가 좋다. 팥의 유효성분 중 사포닌은 삼(蔘)의 대표성분으로 항암효과 및 성인병 예방 작용도 한다. 포만감을 주는 팥을 섞어 팥밥을 하면 다이어트와 변비 모두에 좋다. 간혹 팥껍질을 빼내어 흰 앙금만 먹는 경우가 있는데 영양 손실이 많으므로 반드시 껍질째 이용하는 것이 좋다.
·팥죽
재료
붉은팥 1컵, 찹쌀가루 1컵, 멥쌀 1컵, 소금·설탕 적당량씩
만들기
①팥을 씻어 돌이 없도록 인다.
②멥쌀을 씻어 불린다.
③팥에 물을 10컵 이상 부어 삶는다. 도중에 찬물을 서너번 조금씩 붓는다.
④팥이 물러지면 주걱으로 으깨어 굵은 체에 내려 앙금이 가라앉도록 둔다.
⑤④의 팥물을 솥에 붓고 쌀을 넣어 쌀알이 퍼지도록 저으면서 죽을 쑨다.
⑥⑤에 앙금을 넣고 소금간을 한다.
⑦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어 말랑하게 익반죽을 해서 직경 2㎝ 크기로 경단을 빚는다.
⑧⑥에 ⑦의 경단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팥죽을 완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