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레이디경향 2006-12-26 12:06]
‘안녕’이란 인사로 시작한 2006년을 다시금 ‘안녕’이란 인사로 떠나보낼 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른다는 호미곶,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영덕 풍력발전단지와 해맞이공원, 신라 천년 고찰 불영사, 작지만 천태만상의
풍경을 자랑하는 추암에서 2006년을 마감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새 옷을 갈아입는 호미곶
눈에 띄게 아침저녁 기온이 달라졌다. 두꺼워진 겉옷과 달리 얄팍한 주머니는 얼큰한 찌개에 소주가 생각나게 만든다. 겨우 한 달 남짓, 여름 같은 모습을 하고 나타난 가을은 겨울의 서막을 알리는 입동이 오기도 전에 떠나갔다.
입동 날씨를 보면 겨울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매서운 입동 추위에 바다는 벌써부터 겨울옷을 꺼내 입고 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해맞이를 하는 호미곶도 예외는 아니다.
1년 중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광장에는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두 손이 벌써부터 2007년의 태양을 들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른손은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받들고, 왼손은 호미곶광장에서 태양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호미곶광장과 바다를 잇는 ‘상생의 손’은 새천년의 기념 정신을 상징한다. 호미곶광장 한켠에 있는 등대박물관에는 경상북도 지방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된 호미곶등대가 있다. 등탑은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붉은 벽돌만으로 조적된 팔각형 모양인데 각 층의 천장에는 대한제국 황실을 표상하는 자두꽃 문양이 조각돼 있다.
호미곶등대 외에도 7번 국도를 따라 차를 몰면 낭만적인 등대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덤으로 등대를 따라 커튼처럼 늘어선 오징어도 볼 수 있다.
‘상생의 손’이 인공 조형물이라면 ‘독수리바위’는 천연의 예술품이다. 독수리바위가 수천 년의 풍랑을 이기고 서 있는 곳은 유달리 풍파가 심해 파도를 따라 청어가 밀려왔다고 한다. 밀려오는 고기를 까꾸리(갈고리)로 끌었다는 뜻에서 이곳을 까꾸리개라고도 부른다. 까꾸리개는 좌우가 바다여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돋이와 해넘이의 절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해넘이 장소‘인 구만리에 왔다면 이 지역 겨울 특산품 ‘과메기’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꽁치를 냉동했다가 12월부터 바깥에서 말린 ‘과메기’를 과거 이곳에서는 꽁치가 아닌 청어로 만들었다고 한다. 까꾸리개의 해풍으로 말린 청어 과메기는 아쉽게도 지금은 맛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포항의 중심지인 오거리에서 동쪽으로 500m 지점에 동해안 최대의 상설시장인 죽도어시장이 있다. 이곳 수산물 위판장에는 2백여 개의 횟집이 밀집돼 있어 사계절 내내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포항시내에서 구룡포·감포 방면 31번 국도 이용, 구룡포읍 진입 후 925번 지방도를 따라 대보 방면으로 20분 정도 가다 보면 우측 해안에 자리하고 있다. 포항시 홈페이지(www.sunrise.ipohang.org)에 들어가면 호미곶 광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해안 드라이브 코스
‘소봉대양포항신창구룡포이육사 청포도 시비독수리바위구룡소하선대오도섬’ 등 해안가를 따라 열리는 110km의 드라이브 코스. 곳곳에 이름난 해수욕장과 문화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먹을거리
모모식당(고래고기, 054-276-2727), 호미곶회타운(회·고래고기, 054-284-2855), 녹적봉가든(재래돼지고기, 054-278-3131), 산호횟집(도다리회, 054-261-0698), 북부특미물회(전복회, 054-246-1490)
편안한 잠자리
호텔그랜드M(북구 용흥동, 054-275-2000), 칠포파인비치호텔(북구 흥해읍 칠포리, 054-262-5600), 구룡포 청소년수련마을(남구 구룡포읍 석병리, 054-284-6687)
하늘과 맞닿은 동산, 영덕 풍력발전단지와 해맞이공원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물빛이 좋은 삼사해상공원을 지나면 영화 속에서나 봤던 커다란 바람개비가 허공을 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덕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한 풍력발전소는 영덕 바다와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24기의 거대한 풍력발전기와 억새, 그 속에서 바람에 몸을 맞기면 하늘과 맞닿은 느낌마저 든다.
지난해 처음 상업 운영을 시작한 영덕 풍력발전단지는 차를 타고 산등성이 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비포장 길이 더 많다. SUV 차량이 아니면 쉽게 지나가기 힘든 비포장 길에서 굳이 차를 이용하기보다는 잠시 차를 두고
천천히 걷는 것도 좋겠다.
야생화공원과 산책공원으로 조성돼 있는 영덕 해맞이 공원은 바닷가를 배경으로 나무 산책로와 전망대 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나무 계단 사이사이에는 시를 새겨놓은 시화가 있고 뒤쪽으로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바닷바람에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안동 ic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청송·영덕 방향, 영덕읍에서
해맞이공원 풍력발전단지 이정표를 찾아 따라가면 된다. 포항 호미곶에서는 7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삼사해상공원을 지나자마자 강구에서 영덕 해맞이공원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삼사해상공원
영덕에서는 매년 12월 31일 저녁 무렵부터 축포와 노래자랑대회를 시작으로 송년의 밤 행사를 시작한다. 자정이 되면 ‘경북대종’ 제야의 밤 타종식이 열리고 1월 1일 해돋이(일출)때 신년의 소망을 기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행사장소 :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삼사해상공원
편안한 잠자리
모처럼 시골집의 정겨운 풍경을 가슴에 담고 하룻밤 보내고 싶다면 영덕군 홈페이지(문화관광 코너 tour.yd.go.kr)를 방문하면 된다. 영덕군에서는 민박정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군 내 8개 읍·면의 민박업소를 관광지별, 민박분류별로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다.
눈은 즐겁고 마음은 포근한 신라 천년 고찰 불영사
7번 국도에서 잠시 빠져나와 불영사까지 가는 36번 국도를 타고 가면 기암절벽과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빼어난 절경을 뽐낸다. 명승 6호로 지정된 불영계곡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물이 맑고 숲이 울창해 불영사에 도착할 때까지 눈이 즐겁다.
신라 진덕여왕 5년(651년)에 세워진 불영사의 본래 이름은 구룡사였는데 연못에 부처님 그림자가 비쳐 ‘불영사’로 이름을 바꿨다.불영사 대웅보전은 돌 거북 조각 한 쌍이 받치고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불영사가 있는 자리가 화산이어서 그 불기운을 누르기 위해 거북 조각 넣었다고 한다. 지금도 거북 조각 한 쌍은 목만 빠끔히 내민 채 무거운 대웅보전을 받들고 있다.
사실 불영사가 지금과 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것은 90년대 들어서다. 그전까지는 불영계곡 곳곳에 야영장이 들어서 지금과 같은 천년 고찰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었다.스님 2~3명과 대웅전, 요사채뿐인 불영사에 일운 스님이 주지로 온 것은 지난 1991년.
그가 불영사에 와서 가장 먼저 손본 것은 계곡 야영장 철거였다. 이후 “불영사만이라도 손때 묻지 않은 ‘마음의 고향’으로 남겨두자”는 주지 일운 스님의 가르침 아래 공양물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며 ‘안’을 가꾸는 데 힘썼다.
현재 불영사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수천 명이 모여들고, 더불어 인근 불영계곡은 이름 높은 풍경을 자랑하게 됐다.비구니 도량인 불영사는 정성껏 가꾼 밭과 연못이 아기자기한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여성적 향취가 풍긴다. 조심스런 걸음걸이로 경내를 오가는 비구니 스님의 미소 속에 천년 고찰의 면모가 숨어 있다.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 강릉 분기점에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7번 국도로 빠진다. 동해, 삼척, 울진을 지나 봉화행 36번 국도를 타고 직진.
백암온천
백암온천은 신라시대 한 사냥꾼이 창에 맞은 사슴을 쫓다가 사슴이 누워 있는 곳에서 뜨거운 샘이 용출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후 백암사 스님이 온천을 수축하고 환자를 목욕시켰더니 그 효험이 뛰어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고려시대에 큰 화강암으로 석함을 만들었다는 백암온천은 지난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유황온천인 백암온천은 신경통, 만성 관절염, 동맥경화증에 효과가 탁월하다.
편안한 잠자리
호텔은 부담스럽고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기에는 너무 아쉽다면 콘도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백암온천한화콘도(온정면 소태리, 054-787-7001), 벽산덕구온천콘도(북면 덕구리, 054-783-0811)
작고 외로워 보이지만 천태만상의 풍광을 자랑하는 추암
“삼척군 동쪽으로 십 리쯤 가면 경치 좋은 곳이 있는데, 기암괴석이 좌우로 늘어서 흡사 사람이 눕거나 비스듬히 서 있는 것 같다. 또 호랑이가 꿇어앉은 것 같기도 하고,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은 천태만상을 이루고 있다. 속되게 ‘추암’ 이라 부르지 말고 ‘능파대’라고 그 이름을 고치노라.”
동해시 8경 중 으뜸인 추암은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에 있다. 추암의 다른 이름은 ‘능파대’다. 한명회가 강원도 제찰사로 있을 때 그 경관에 취해 능파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속되지 않은(?) 능파대란 이름보다는 추암이란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한명회의 업보가 세월에 다 씻기지 않았나 보다.
촛대바위는 한명회가 왜 그토록 추암을 극찬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곳이다. 감상하려면 해수욕장보다는 해암정 쪽에 자리를 잡는 편이 좋다. 넓은 망상과 달리 동해시 한쪽 귀퉁이에 자리한 추암은 작고 외로워 보인다. 그런 추암을 마주하면 왠지 모를 쓸쓸함마저 느껴진다.
특히 짧은 소매 대신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으면 말이다. ‘안녕’이란 말 속에는 만남과 이별이 공존한다. ‘안녕’이란 인사로 시작한 2006년을 다시금 ‘안녕’이란 인사로 떠나보낼 때다. 추암의 겨울바다를 마주하고 2006년을 마감하려니 ‘고맙다’는 말과 함께 ‘미안하다’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서울에서는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타면 약 3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다. 동해까지 철도를 이용할 경우 동대구역과 제천역에서 완행 직통 노선이 있다. 서울, 대전, 광주, 부산권에서는 환승을 해야 한다.
주변 관광지
천곡천연동굴이 발견된 것은 지난 1991년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시가지 안에 자리 잡은 천연동굴은 주목을 받았다. 약 4~5억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곡천연동굴을 관람하려면 안전모가 필수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계단을 따라 지하 궁전에 도착하면 석순과 석주 등이 조명을 받아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편안한 잠자리
동해시는 해수욕장 주변에 새로 지은 깨끗한 모텔이 많다. 낙원비치가족호텔(망상동, 033-534-3400), 다인모텔(천곡동, 033-533-6464), 리츠칼튼모텔(부곡동, 033-533-2272)
영덕·울진 대게
대게는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6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잡지 않는다. 다리마디 생김새가 대나무와 흡사해서 ‘대게’라고 부르지만 몸통이 빵처럼 생겨 빵게라고도 부른다. 대게는 영덕과 울진이 유명하다. 바다 밑바닥에 개흙이 없고 깨끗한 모래로 이루어진 영덕군에서 잡힌 대게는 타지역산보다 살이 차고 맛이 좋아 명성이 높다.
울진 대게는 MBC ‘대장금’에서 “울진 대게의 맛은 임금님도 경탄해마지 않으신 것이다”란 대사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이 일로 한때 영덕과 울진은 원조 논쟁을 하다 법정다툼까지 벌였다. 현재 각각 ‘영덕’과 ‘울진’이란 이름을 앞에 붙여 대게를 홍보하고 있다. 두 군의 대게 원조 논쟁은 대게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영덕군은 지난 1999년부터 강구를 중심으로 대게축제를 시작하고 있으며 울진군은 다음 해부터 후포와 죽변에서 해마다 대게축제를 열고 있다.문의 영덕 문화관광과 054-734-212, 울진 문화관광과 054-782-1501
울진 항포구 해맞이
등대불이 고기잡이배를 안내하는 시간. 고기잡이배의 등뒤로 솟아오르는 해를 보며 새롭게 시작되는 새해를 맞는다. 항구의 활기찬 새벽시장은 울진 항포구 해맞이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죽변항, 현내항, 사동항, 후포항).
낚시
영덕군 영해면 대진지구와 축산면 축산지구의 갯바위 바다낚시터는 잠시 차를 새워두고
쉬어 가기에도 좋다. 문의 영덕군청 해양수산과 054-730-6291(4)동해에서는 직접 어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구경하며
낚시를 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현재 44척이 운행 중이며 낚시어선 승선 장소는 대진항, 묵호항, 어달항, 전천포구, 천곡항, 추암 등이
있다. 문 의 동해시청 해양수산과 033-530-2531
렌터카
금호렌터카에서는 KTX 이용 고객에게 최고 40%까지 할인 해택을 주고 있다(영수증 제시). 또 생일을 맞은 고객은 최고 50%까지 할인해준다(주민등록증 제시). 문의 1588-1230, www.kumhorent.com |
'♡피나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취해 사막에 쓰러져도 비웃지 마라' (0) | 2006.12.26 |
---|---|
일출 명소 5선 (0) | 2006.12.26 |
풍산 홍씨 옛 영화가 가득한 그곳 (0) | 2006.12.24 |
야한 밤, 뜨거운 밤... 겨울이 좋다 (0) | 2006.12.24 |
간절곶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0) | 2006.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