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포츠조선 2007-01-10 12:43]
겨울 호수의 매력은 호젓감이다. 혼자, 혹은 단 둘이고 싶다면 겨울 호반만한 곳도 또 없다. 을씨년스러운듯하지만 이른 아침 여명 속에 피어나는 새벽 물안개는 가히 몽환적이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아침햇살에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가는 물안개는 마치 이글이글 타오르는 화염처럼 신비감을 더한다.
드라이브 삼아 훌쩍 떠날 만한 운치 있는 호반 여행지로는 북한강 상류 일원을 꼽을 수 있다. 그중 산천어 축제가 한창인 강원도 화천은 청정 산골에 춘천호, 파로호, 화천댐, 평화의 댐 등 바다처럼 넉넉한 인공 호반이 펼쳐져 있어 겨울 나들이의 진수를 흠씬 맛볼 수 있다.
산천어축제장인 화천천과 만나는 화천대교 부근에서 강폭을 넓힌 북한강(춘천호)는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가장 아름답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살얼음판 위로 일렁이는 물안개와 어우러진 버드나무 나목 위로 피어난 얼음 꽃은 영락없는 한 폭의 동양화다.
때마침 그물 걷이에 나선 조각배가 북극의 쇄빙선처럼 살얼음판을 깨며 상류로 거슬러 오르고, 화천읍을 굽어보는 용화산 정상에서는 아침 해가 솟는다. 산골 호반에서 맞는 일출은 장엄한 동해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차라리 일몰에 가깝다. 호수 가득 노란 기운이 내려앉는 게 서해의 낙조 보다 더 운치 있다.
화천읍을 벗어나 461번 지방도로를 따라 화천댐, 파로호 가는 길 또한 숱한 사연과 얘깃거리가 담겨 있다.
4개국이 합작해 만들었다는 구만교는 겉으론 평범하지만 파란 많은 우리나라 근세사의 증인이다. 해방 전에는 일제가 기초를 놓고,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소련과 북한이 교각을 놓았으며, 휴전 후에는 화천군이 상판을 놓은 다국적 합작품이다.
구만교를 지나면 유명한 '꺼먹다리'가 나타난다. 나무로 만든 상판에 검은색의 타르를 칠해 꺼먹다리로 불리는 교량은 영화 '전우'와 '산골 소년의 사량이야기'의 촬영 배경으로 근대문화유산에도 지정됐다.
겨울 국산 자동차의 빙판 테스트 장소로 유명한 딴산 유원지 경치도 압권이다. 수려한 절벽에는 45m 인공 빙폭이 설치돼 있고, 그 아래로 두꺼운 얼음이 얼어 자동차 빙판 주행과 인근 군부대 야외 스케이트 연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딴산~화천댐 가는 길 역시 반딧불이 서식지로 청정미가 흐르는 곳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댐 아래 대이리 주민들은 코앞에 수력발전소(1944년 발전 시작)를 두고도 1980년대가 되어서야 환한 전깃불을 켤 수 있었다고 한다.
화천댐 앞에는 산천어 월드파크가 있고, '파로호(破虜湖)'라는 이승만 대통령 친필 비석도 세워져 있다. 한국전쟁 때 국군이 중공군 3만여명을 이곳에 수장시킨 전승을 기념해 이 대통령이 '적을 사로잡아 대파했다'는 뜻의 파로호 이름을 내렸다.
수달과 황쏘가리, 그리고 열목어가 서식하는 파로호는 1944년 일제에 의해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호수. 북한강의 최상류로 가장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담은 청정 호수다.
이른 아침 서리꽃을 곱게 입은 수초를 헤치고 다람쥐 섬으로 나서 보는 일출, 그리고 선착장 위에서 맞는 경관이 수려하다.
파로호가 만든 최고의 절경은 평화의 댐 아래에 위치한 비수구미 마을. 나룻배가 아니면 접근조차 할 수 없어 육지속의 섬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비수구미 마을은 장윤일씨를 비롯한 3가구가 약초와 산나물을 채취해 사는 오지 중의 오지마을이다. 비수구미 마을은 물이 빠지면서 산기슭을 따라 난 흙길이나 탱크가 지나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두껍게 언 빙판을 통해 육지와 연결된다.
▶그밖의 볼거리=호반의 고장 화천에는 화천댐과 평화의댐, 파로호와 춘천호 등 2개의 댐과 2개의 호수가 있다. 춘천호 붕어섬도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며, 화천을 오가는 '춘천~화천'을 잇는 5번 국도는 멋진 호반 드라이브길.
▶먹을거리=흔하지 않은 어족을 축제장에서 실컷 맛볼 수 있는 것도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의 묘미. 산천어는 회와 구이, 훈제 등 다양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다. 화천 1급수에 서식하는 산천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비린내가 없으며 꼬득꼬득 씹히는 맛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특히 엷은 분홍색, 혹은 노란색 빛깔을 띠는 육질은 부드러운 듯 달달한 뒷맛을 남긴다. 산천어구이는 산천어를 화로에 얹고, 굵은 소금을 흩뿌려 구워 먹는데, 축제장 주변 구이시설에서 갓 잡은 산천어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훈제는 산천어를 참숯, 벚나무톱밥, 천일염만을 이용, 천연훈제해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산천어훈제 1만2000원, 회(1kg) 2만원, 돈까스 7000원. 읍내 밀양식당(033-441-2468)은 생태, 곰치찌개 등을 곧잘한다.
▶축제 정보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홈페이지(www.narafestival.co.kr), 문의: 1688-3005 (화천군 나라축제 조직위원회), (033)440-2546, 2543, 2545 (화천군청 문화관광과)
화천읍내를 감싸고도는 화천천 빙판에서 펼쳐지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1월6~28일)에는 '겨울다운 추위'를 그리던 인파가 일시에 몰려 한겨울의 낭만을 즐기고 있다.
특히 30cm 두께로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깨고 청정어족 산천어를 낚아내는 얼음낚시는 겨울 산천어의 파이팅 넘치는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즐길 거리.
거기에 얼음 썰매, 눈썰매, 봅슬레이 등을 타며 빙판을 누비고, 고소한 산천어 구이로 시장기를 달래다보면 강추위에 얼어붙은 몸과 마음엔 어느덧 건강한 기운이 솟구친다.
|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피나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길도 큰애기 쌀 서말 먹기 힘들었다' (0) | 2007.01.11 |
---|---|
1708m 설악산 대청봉엔 아무 것도 없더라 (0) | 2007.01.10 |
볼거리가 넘쳐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0) | 2007.01.09 |
겨울 시골장에 가보셨나요? (0) | 2007.01.09 |
탠덤 스카이다이빙②추락의 즐거움을 위한 준비 및 과정 (0) | 2007.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