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뉴스메이커 2007-02-01 14:00]
최근 사업 재기에 나선 주상호씨(가명·41)는 지난 연말 한 가지 큰 결심을 했다.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 등산으로 체력을 관리하겠다는 다짐이 그것이다. 그의 이런 다짐은 사업 고비고비마다 부실한 체력으로 큰 낭패를 보았던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이유 때문이다.
주씨는 몇 년 전만 해도 한 대기업에서 장래를 보장받았던 샐러리맨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기업이란 보호막을 벗어 던지고 독립을 하기에 이른다. 평소 사업에 관심이 많던 주씨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21세기 유망산업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워낙 발(인맥)이 넓은 데다 퇴직 전 맡았던 업무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여서 성공을 확신했다.
“체력 뒤지면 무한경쟁시대 낙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자신감은 업계의 높은 문턱과 시행착오로 번번이 무너졌다. 결국 사업 시작 5년 만에 지인들로부터 투자받은 적지 않은 자금이 바닥났고 자포자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는 극한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지난해 말 행운이 찾아왔다. 한 지인으로부터 신설 법인 대표이사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주씨는 “사업 성공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지만 지난 5년간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투자자가 나의 폭넓은 인맥과 가능성을 높이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투자자금유치 계약 등 결정적일 때마다 몸 상태가 나빠져 좋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서 “사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체력이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사업을 핑계로 그 흔한 골프는 물론 헬스장도 찾지 않아 체중이 사업 전 70㎏에서 사업 후 무려 100㎏ 가까이 불어나는 등 몸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물론 다양한 형태의 성인병을 달고 살았다. 주씨는 “새해 들어 산행을 1주일에 적어도 2회 이상 할 정도로 몸 만들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법인 대표이사 취임 일인 3월 1일까지 체력관리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해 들어 체력관리를 위해 등산을 하는 30∼40대 직장인과 기업인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새해 들어 기업에 등산 동호회가 몇 개씩 신설되는 것은 물론 전문산악인 못지않은 직장인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 바람에 대해 “체력에서 뒤지면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현실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조기명퇴 바람이 불면서 직장인들이 체력관리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등산은 적은 비용으로 취미생활과 함께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전국 겨울산에 몰리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등산포털사이트 ‘마운틴니어’(www.mountaineer.co.kr) 진신호(43) 기획이사는 “최근 들어 산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라면서 “21세기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우리가 우습게 생각하는 ‘체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체력이 밑바탕되지 않으면 모든 일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에 대해 대부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국민 10명 중 4명 한달에 한번 이상
등산전문가들은 올해 등산인구 수가 최고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대한산악연맹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99년 200만 명에 미치지 못했던 등산인구가 2003년에는 6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후 급증해 올해 들어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또 전체 국민 10명 중 4명은 한 달에 1번 이상 등산을 하며 국내 성인 등산인구는 연인원 4억6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 통계는 지난해 말 산림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8세 이상 국민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림에 대한 의식조사’에 따른 것이며 횟수는 국민의 83%가 ‘연간 1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또 ‘월 1회 이상’은 23.3%, 주 1회 이상 산에 가는 ‘등산 마니아’도 전체의 16%에 달했다. 산림청은 지난 2001년 등산횟수 조사결과에 비해 월 1회 이상 등산인구는 9%, 연간 1회 이상 등산인구는 8% 정도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림청 관계자는 “연간 4억6200만 명의 성인이 산을 찾는 것은 2001년 조사된 등산 연인원 1억7600만 명에 비해 2.6배나 늘어난 수치”라면서 “주 5일제로 국민들의 레저·휴양 욕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등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등산인구 증가로 관련 산업도 급신장하고 있다. 등산관련 용품업체는 물론 등산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업체도 큰 호황을 맞고 있다. 실제로 주 5일 근무 확산으로 등산인구가 늘고 있고 트레킹, 산악 마라톤 등으로 활동영역이 확대되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연 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초심자(beginner)’들이 등장하면서 유통채널도 가두점 위주에서 탈피,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서 비교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 할인점 등으로 바뀌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 연평균 20% 고성장
특히 올해 약 2조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콜럼비아, K2 등 이른바 ‘빅4’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깝다. 지난해 노스페이스는 2500억 원, 코오롱스포츠는 1600억 원, 콜럼비아와 K2는 각각 1000억 원대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아웃도어 시장이 매출 상위 브랜드 위주로 재편되는 데는 수입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점차 고가·고기능성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등산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중저가 제품을 사용하다 주위의 조언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가 제품으로 옮아가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이 뛰어난 상위 브랜드로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등산복 시장에 난립한 수십 개의 국내외 브랜드 가운데 승자는 단연 외국 브랜드라는 점이다. 등산장비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제대로 장비를 갖추려면 적게는 몇 백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 가까이 든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일반적인 형태로 준비해도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브랜드 멜로스의 윈드스토퍼 소재 재킷(약 50만 원)과 미국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검은색 등산바지(약 14만 원), 독일 브랜드 노바 등산화(약 25만 원), 독일 브랜드 래키 등산스틱(2개 약 28만 원), 미국 오클리 선글라스(약 20만 원), 프랑스 브랜드 에이글의 모자(약 5만 원), 노스페이스 배낭(약 8만 원)만 챙겨도 150만 원 정도에 달한다. 물론 저가 제품을 준비할 경우 30만∼50만 원 정도로도 산행을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수십 개의 브랜드가 있는데도 등산바지 색상의 70% 이상이 검은색이라는 점이다. 국내 업체들이 최근 몇 년간 원색의 다채롭고 밝은 색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의에 그칠 뿐 하의는 검은색이 여전히 대세다. 한 등산전문가는 “등산의류에서 ‘블랙’ 선호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경향”이라면서 등산인구가 늘면서 전문산악인들이 차별화를 위해 검은색을 선택하자 ‘전문가 따라잡기’의 대중심리 때문에 블랙 일색이 됐다”고 설명했다.
등산용품과 함께 등산을 전문으로 다루는 오프라인 매체는 이미 자리를 잡을 상태며 최근에는 등산관련 온라인 사이트가 크게 늘고 있다. 현재 등산관련 주요 사이트는 ‘한국의 산하’를 비롯해 ‘오케이 마운틴’ ‘알파인카페’ ‘한국산악정보시스템’ 등 줄잡아 20여 개에 달한다.
등산전문가 정창용씨(38)는 “등산과 관련한 크고 작은 온라인 사이트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곤 상당수가 등산객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이고 소비자의 피부에 와닿는 정보제공 사이트 출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등산전문포털사이트 마운티니어 윤문희 대표
“등산마니아 위해 전문사이트 개설”
- 등산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1990년 말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등산인구가 급증했다. 또 최근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산을 찾는 직장인이 크게 늘었다. 당분간 산을 찾는 사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산을 찾는 사람도 늘 것이다.”
- 등산인구가 늘면서 산행문화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등산장비라고 해야 고작 일반인에게는 청바지에 등산화가 전부였다. 심지어 군화를 신고 산을 오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7∼8년 전부터 등산화와 재킷 등 등산장비가 전문가 수준으로 크게 발전했다. 이제는 웬만한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등산이 힘들 정도가 됐다.”
- 산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지만 정작 산에 대한 정보 제공이 많지 않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체계적인 등산코스와 산에 대한 정보가 미진한 게 사실이다. 등산 마니아들의 활발한 활동과 달리 공개적으로 열려 있는 등산정보는 적은 게 현실이다. 또 일부 등산관련 사이트가 개설되어 있지만 온라인 마켓을 염두에 둔 경우가 많다. 상업적이다 보니 초보 등산객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대부분 자료도 오래된 구문인 경우가 많다. 업데이트가 잘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이번에 개설한 등산전문 사이트는 기존 사이트와 무엇이 다른가.
“대부분 사이트가 상업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 오픈한 사이트(마운틴니어)는 등산인들의 체험과 실수담을 올리고 평가하는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전국 200여 개 산에 대한 등산로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예를 들어 설악산에 대한 등산로를 개발하기 위해 설악산에만 그동안 400여 번이나 올랐다. 등산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국내 최대의 등산포털사이트를 지향한다. 물론 관심있는 매체나 기관 등과 연계한 사업도 향후에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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