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7-02-12 09:02]
강원도의 춘천호, 소양호에서처럼 얼음을 깨고 낚시로 빙어를 잡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지만 경상도의 안동호와 합천호에서는 호수에 작은 고깃배를 띄우고 그물로 빙어를 잡아 올린다.
88고속도로 거창 인터체인지에서 24번 국도를 따라 5분여를 달리면 합천호가 나타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2개를 건너 10분을 더 가면 대병면의 합천댐 인근과 함께 합천호 빙어의 주산지인 봉산면 '새터관광지'에 닿는다.
조그만 선착장에서 작은 고깃배를 띄우고 호수 건너편에 거의 다다를 무렵, 그물을 표시한 부표가 수면 위로 나타났다. 나이 지긋한 어부는 기다란 갈고리로 부표 옆의 줄을 집어 올려 그물을 배로 끌어올렸다. 두 손으로 그물을 움켜잡고 끌어올리자 원통형의 그물 아래서 은빛 물고기들이 파닥거렸다.
작고 가는 것이 멸치처럼 생겼다. 어부는 원통을 배 안으로 들어 올려 고깃배의 저장고에 쏟아 부었다. 다시 몇 개의 그물을 더 끌어올린 후 선착장으로 돌아온 어부는 그곳에 설치된 저장 수조에 빙어를 쏟아 부었다.
빙어는 0~14℃의 차가운 온도의 물에서 서식하는 어류로 11월부터 4월까지 잡히는데, 12월 말경부터 2월까지가 가장 활동성이 좋으며, 10㎝ 정도까지 성장한다. 빙어는 오염원이 거의 없는 1급수의 수질에서 생활하는 깨끗한 어류에 속한다.
합천호에서는 그물을 물가에서부터 호수 안쪽으로 30~50m 가량 길게 친 뒤, 유도망을 이용해 원통형 그물 속으로 몰아넣는 방식으로 빙어를 잡는다. 요즘처럼 많이 잡힐 때는 1~2일 정도 그물을 놓아두었다가 거둬들인다.
합천호 빙어는 춘천호, 소양호, 안동호의 빙어보다 크고 상품성이 뛰어나 대부분이 훈제 형태로 가공되어 일본으로 수출된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도 멸치의 4배에 이른다는 빙어는 살아있는 빙어를 통째로 초장에 찍어 먹는 빙어회를 비롯해 무침, 튀김, 조림, 탕국 등으로 즐길 수 있다.
빙어회는 빙어와 초고추장만 있으면 된다. 빙어를 집어 들고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꿈틀거리거나 몸부림치는 느낌이 싫다면 빙어를 기절시키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고추장이 담긴 종이컵이나 보통의 컵에 살아있는 빙어를 집어넣고, 컵의 주둥이를 화장지나 물수건, 상추 등으로 막고 있으면 컵 내부를 두드리던 빙어의 몸부림이 잦아들며 정적이 감돈다. 이 때 초고추장이 발린 빙어를 먹으면 된다.
초고추장 속에서의 시간이 짧을 경우, 몸통을 잡았을 때 심하게 꿈틀거려 젓가락에서 빠져나가거나 초고추장이 옷에 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빙어회는 생살이 아삭하게 씹히면서 오이향이 나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깊어진다. 비린내를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겨울의 신선함과 호수의 깨끗함이 몸으로 느껴진다.
빙어무침도 살아 있는 빙어를 이용한 요리이다. 미나리, 배, 오리, 당근, 무, 양배추, 봄동배추, 깻잎 등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초고추장 양념과 함께 버무려 깨를 뿌려 내는데 싱싱한 빙어와 야채가 초고추장의 알싸한 맛과 함께 뒤섞여 맛좋은 샐러드를 먹는 듯하다.
빙어조림은 뜨거운 기름에 빙어를 튀긴 후 양념장을 뿌리고 잘게 썬 파, 고추, 당근을 위에 얹어 조려 내는 것으로 멸치볶음을 먹는 듯한 짭쪼름하면서 끈적한 맛이 여자들과 어린이들이 먹기에 좋고, 밑반찬으로 내도 좋을 음식이다.
빙어튀김은 얇게 튀김가루 옷을 입힌 빙어를 뜨거운 기름에 튀겨 내는 것으로 바삭하면서도 빙어가 씹힐 때는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진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찾아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함양I.C. 부근에서 88고속도로 대구방향으로 거창 I.C.로 진입해 24번 국도를 타고 15분 정도를 진행하면 봉산면 '새터관광지'에 닿는다. 대병면으로 갈 경우 59번 지방도를 따라 남쪽으로 20~30분 정도를 이동하면 된다.
▶합천호의 빙어 전문식당
합천에서 빙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은 합천호의 북쪽 지역인 봉산면과 남쪽 지역인 대병면이다. 이곳의 일반 식당이나 횟집은 대부분 겨울철에 빙어요리를 내놓고 있다. 봉산면 '새터관광지'에서는 대복회타운, 새터식당, 봉호횟집, 청호횟집 등 10여 곳이 빙어요리를 내고 있으며, 대병면의 합천댐 인근에도 식당이 많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회, 튀김, 조림, 무침을 메뉴로 내고 있는데 빙어회를 비롯해 무침, 튀김은 3만 원/2만 원, 조림은 3만 원/2만5000원을 받고 있다.
▶문의 봉산면 055-930-3114, 대병면 055-933-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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