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르페르 2007-02-13 10:01]
◆정지용 문학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정지용 ‘향수’ 중에서
시인 정지용(1902~1950)의 대표시 ‘향수’는 어린 시절의 고향 풍경이 절절하게 그리워지게 하는 작품으로 가수 이동원이 노래로 불러 애창된다. 김기림이 “한국의 현대시가 지용에서 비롯되었다”고까지 극찬했듯이, 정지용을 빼고는 한국 현대시를 이야기할 수 없다. 섬세한 언어로 대상을 독특하게 묘사해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정지용은 ‘월북 시인’이라는 이유로 작품 그 자체를 평가받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정지용은 1923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에 입학했고, ‘향수’는 일본 유학시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시다.
시인 생가 옆에 세워진 문학관은 정지용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문학전시실과 영상실, 창작ㆍ휴식공간인 문학교실, 낭송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용연보’와 ‘지용 문학지도’ 등을 통해 우리 현대시에서 차지하는 시인의 위상과 문학세계를 이해할 수 있고, 시인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시인의 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음악과 영상을 배경으로 성우의 시낭송을 들을 수 있고, 직접 시를 낭송해 볼 수도 있다.
문학관을 들어서면 안내데스크가 정면에 있고 우측으로 정지용의 밀랍인형이 벤치에 앉아 있는데, 양옆에 빈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방문객이 인형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주변에는 대표시 ‘향수’에 등장하는 실개천이 졸졸 흐르고 있고, 돌다리와 시비, 흉상이 있다. 해마다 5월이면 그의 생가와 문학관을 중심으로 지용제가 개최된다.
▶여행정보
위치 및 문의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39, 043-730-3588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09:00∼18:00(설, 추석 당일, 1월 1일 휴관) 홈페이지 www.oc.go.kr 주변 관광지 일제강점기 초등교육시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죽향초등학교(정 시인의 모교) 구교사, 옥천향교(鄕校), 옥주사마소
◆가볼만한 문학관
1904년에 태어나 1944년 해방을 바로 눈앞에 두고 베이징의 차디찬 감방에서 숨을 거둔 민족시인 이육사는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동안 오로지 시와 독립운동이라는 치열한 저항의 길을 걸어갔다. 고향 마을인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생가터 옆에 세워진 문학관1층에는 흉상과 대표시 ‘광야’가 조각돼 있으며 독립운동 연보 등 일대기 그래픽과 육필 원고, 시집 등이 전시돼 있고, 조선혁명군사학교 훈련과 베이징 감옥 생활 모습 등이 재현돼 있다. 이곳에서는 헤드폰을 귀에 꽂고 버튼을 누르면 ‘청포도’, ‘광야’ 등 주옥 같은 시를 눈과 귀로 만날 수 있다. 육사의 이미지 그림과 시 등 6가지 종류를 직접 탁본해 볼 수 있다.
위치 및 문의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900, 054-852-7337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설과 추석 휴관)
>>최명희 문학관
작가 최명희(1947-1998)는 17년 동안 오로지 조선시대 남원 지역 양반가의 몰락과정과 3대째 종가를 지켜온 며느리의 애환을 그린 대하소설 ‘혼불(10권)’에만 매달렸다. 전주 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문학관은 독락재(獨樂齋)와 비시동락지실(非時同樂之室)로 구성돼 있다.
지상·지하 각 1층 규모로 마련된 문학관의 본관인 독락재에는 원고지 1만2000여 장에 달하는 ‘혼불’의 원고 원본과 생전 그가 사용했던 친필원고, 친필 서신, 훈장, 사인책 등이 전시돼 있다. 문체만큼이나 뛰어난 서체를 자랑했던 최명희 작가의 글을 화선지에 직접 따라 써볼 수 있다.
위치 및 문의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3가 67-5, 063-284-0571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8:00(1월1일, 설과 추석 당일 휴관)
>>청마문학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경남 통영시 정량동 언덕에 가면 청마 유치환(1908~1967)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복원된 생가 아래에 위치한 청마문학관은 ‘청마의 생애’, ‘청마의 문학’, ‘청마의 발자취’ 등 모두 3개의 주제관으로 나뉘어 있다. 청마의 생애를 연도별로 정리한 전시물, 유품 100여 점과 각종 문헌자료 등을 통해 청마의 삶과 문학정신을 폭넓게 조명할 수 있다.
위치 및 문의 경상남도 통영시 정량동 863-1, 055-650-5358 관람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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