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매일경제 2007-03-12 15:02]
올해 23세로 직장에 다니는 김희정 씨. 그녀는 약 보름 전부터 가벼운 운동에도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쉽게 숨이 찬다. 김씨는 1년 전부터 몸에서 열이 나는 느낌이 있고 더위를 많이 타게 돼 여름엔 땀을 무척 많이 흘리고 겨울에도 이불을 덮지 않고 잠을 잘 정도다.
식욕은 매우 좋아서 그 전보다 거의 두 배의 음식을 먹었으나 체중은 지난 6개월 사이에 4㎏ 줄었고, 신경이 날카로워져 밤엔 잠도 잘 안 온다. 어느 날 진찰을 해보니 맥박이 분당 120회로 빨랐고 피부는 따뜻하고 촉촉했다. 그녀는 의사에게서 눈 주위가 부어 있고,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져서 목 앞부분이 불룩해져 양손에서 미세한 떨림이 관찰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형적인 갑상선 기능항진증 증상을 보인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항갑상선제를 투여받았고 빠르게 증상이 호전되었다. 이처럼 요즘 들어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갑상선이 늘고 있다. 갑상선이란 목젖 아래쪽에 어른 엄지손가락만한 크기로 좌우에 하나씩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태아와 신생아의 성장과 발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어른이 된 후에는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기능저하증, 넘치면 기능항진증에 걸린다. 현재까지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나 항진증의 유병률은 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으며, 이 두 질환은 수술이나 약물로 충분히 치료와 조절이 가능하다.
반면 갑상선 혹(결절 또는 종양)이나 갑상선암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마도 이는 갑상선 발병률이 증가했다기보다는 초음파 진단 검사가 용이해져 진단율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인의 약 5~7%가 갑상선에 혹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악성 종양을 갑상선암이라 부르는데 약 5%에 달한다. 갑상선 질환은 여성이 많고, 갑상선암은 중년 여성에게 흔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빈도가 증가하지만 혹이 발견됐을 때 암으로 진단될 확률은 남성이 더 높다.
갑상선 질환은 여성에게 흔하지만 월경이나 출산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전사고에 따른 대규모 방사능 노출 후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하면서 방사선 투여가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암의 원인으로 확실하게 규명된 것은 없다. 갑상선암은 초기 또는 진행된 단계라도 암 덩어리가 너무 커서 이물감이나 호흡 곤란을 느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증세가 없는 것이 보통이다.
이 때문에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은 건강검진을 통해서가 대부분이다. 초음파 검사로 종양의 크기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혹이 악성(암)인지 양성인지 구별하기 위해서는 주로 세포검사를 한다. 모든 혹을 조직검사하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1㎝보다 큰 결절은 모두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목 주위에 방사선 투여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등 고위험군이면 1㎝ 이하 결절도 검사가 필요하다.
세포검사는 근육주사나 채혈할 때 사용하는 일반 주사기로 갑상선 혹에서 약간의 세포를 뽑아내 검사하는 방법이다. 세포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면 당연히 수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1주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다. 별도 항암치료는 필요 없지만 수술이 끝난 뒤에는 혹시 모를 암세포의 재발을 막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인 요오드를 복용해야 한다.
또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매일 1회 복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갑상선 기능저하증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내 갑상선암의 95% 이상은 그 예후가 매우 좋아서 수술로 갑상선암을 제거하고 방사성 요오드 치료 등을 하면 거의 모든 환자가 평생 살 수 있다. 물론 갑상선암이 폐나 뼈 등 전신의 각 장기로 전이됐다면 암이 목에만 생긴 경우에 비해 예후가 불량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50% 이상으로 다른 종류의 암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갑상선에는 특별히 좋은 음식도 나쁜 음식도 없다. 요오드 섭취가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외국에서 문제가 되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해산물과 해조류를 즐겨 먹기 때문에 외국인에 비해 10배가 넘는 요오드를 섭취한다. 이렇게 많은 양의 요오드를 섭취하더라도 우리 몸은 체내 요오드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평소 습관대로 음식을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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