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살랑살랑 바람의 손길, 얼굴 붉어진 꽃망울

피나얀 2007. 3. 15. 19:54

 

출처-[부산일보 2007-03-15 12:21]

 


 
바닷가 마을에서 봄을 만났지요. 봄은 낮은 곳에 살고 있었어요.
봄은 겨우내 묵은 밭에 보라색 융단을 쫘~악 깔아놓았더군요. 푹신한 꽃구름 위에서 마냥 뒹굴고 싶었지요.
 
바람이 불었어요. 두런두런 봄의 소근거림이 바람을 타고 전해졌어요. 바람 따라 일렁이는 보라색 꽃물결에 현기증이 났지요.
살랑살랑 춤추는 꽃사태의 주역은 광대나물들이었어요.
 
네모난 줄기를 둘러싼 이파리가 어릿광대의 자글자글한 레이스옷을 닮았다고 광대나물이라 하고, 길쭉한 꽃모양이 코딱지를 닮았다고 코딱지풀,갓난 아기 턱받이를 닮았다고 목걸레나물이라고도 한다지요.
 
지천으로 깔린 광대나물 사이에 냉이가 꽃대를 높게 세우고 하얀꽃을 피워냈어요.
 
땅에 바짝 붙어서는 큰개불알풀이 파란색 꽃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지요. 봄은 낮은 땅에서 그렇게 작지만 무수히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어요. 그 낮은 땅에서 또 다른 풀꽃친구들이 봄옷을 갈아입는 중이었죠.
 
군악대 나팔 같기도 하고 수조 속에서 헤엄치는 열대어 같기도 한 현호색,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꿩의바람꽃, 하늘의 별이 내려와 꽃이 된 별꽃, 날개를 위로 하고 땅에 사뿐 내려앉은 종이학을 닮은 얼레지까지 봄은 벌써 소리 소문 없이 낮은 땅에서 시작되고 있었어요. 봄은 그렇게 작은 풀꽃에서 시작되고 있었지요.
▲ 보라색 광대나물 군락 사이에 삐죽 피어오른 하얀 냉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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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캘린더-피는 시기와 자라는 곳
 
사진제공·도움말=풀꽃지기 이영득

개쑥갓 1년 내내 길가나 빈 터, 들
개별꽃 3월 말~5월 산의 숲 속
꽃다지 3~5월 들  
꿩의 바람꽃 3월 말~5월 산골짜기 
남산제비꽃 3~5월 산길옆이나 반 응달진 산  
너도바람꽃 2월 말~4월 산지 숲 속 
노랑제비꽃 4~5월 산의 중턱 이상  
노루귀 2월 말~4월 산의 숲 속  
만주바람꽃 3~4월 산의 숲 속  
변산바람꽃 2월 말~3월 숲 속 골짜기 쪽 
봄맞이 4~5월 들이나 산기슭의 풀밭  
산자고 3월 말~5월 산자락
솜나물 3월 말~4월 산의 양지바른 풀밭  
애기나리 4~5월 산의 숲 속  
양지꽃 3~7월 산과 들의 양지쪽 풀밭  
얼레지 3~5월 산 속 기름진 땅  
현호색 3월 말~5월 산의 축축한 곳  

흰털괭이눈 3~6월 산골짝의 축축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