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파이낸셜뉴스 2007-03-15 16:39]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이 차가운데
매화나무 가지 끝엔 둥근 달이 떠 오르네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 바람도 이니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네
옛 책을 펴 읽어 성현을 마주하고
밝고 빈 방안에 초연히 앉아
매화 핀 창가에 봄소식 보게되니
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으리
-퇴계의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중에서
【매화마을(전남 광양)=송동근기자】만물이 꽃샘 추위에 아직 떨고 있을 때 꽃을 피워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소박한 매화. 조선시대의 화가 강희안(姜希顔)은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꽃의 품등을 매기며 매화를 제1품으로 꼽았다. 매화가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과 늙은 몸에서도 정력이 되살아나는 회춘(回春)을 상징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매화는 ‘고격·기품’의 꽃말과 함께 옛부터 사랑을 나타내는 꽃 중에서도 으뜸으로 여겨지면서 시나 그림의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
매실나무는 보통 높이가 5∼10m로 껍질이 노란빛을 띤 흰색과 초록빛을 띤 흰색, 그리고 붉은색이 있는데, 3월 남부지방에서부터 잎보다 꽃이 먼저 피기 시작한다.
매화 그 자체도 아름답지만 매화의 향기가 더욱 봄의 정취에 취하게 한다. 또한 초록색 공모양의 핵과(核果) 매실이 7월경이 되면 노란색으로 익어가는데, 지름이 2∼3㎝로 겉에는 털이 나고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매화는 흰색꽃의 흰매, 꽃잎이 많으면서 흰 꽃이 피는 만첩흰매화, 붉은색은 만첩홍매화라 하고, 5∼6월경에 덜 익은 매실을 따 약 40℃의 불에 쬐면 노란빛의 갈색으로 변한다. 이것을 햇빛에 말리면 색이 검게 변하는데, 이를 오매(烏梅)라 한다.
보통 푸른 매실을 따서 소주에 담가 술을 만들거나 매실정과(梅實正果)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한 뿌리는 매근, 가지는 매지, 잎은 매엽, 씨는 매인이라 해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약으로 사용한다.
매화의 맑은 향기와 더불어 흐드러지게 핀 꽃이 아름다운 계절 3월. 봄 찾아, 매화 찾아 남도의 섬진강을 따라가 본다.
봄이 채 찾아오기도 전에 연분홍빛 꽃망울을 터트리며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매화. 봄을 일깨우는 매화향이 섬진강 물결을 따라 흐르고 강변에 들어선 마을에는 어느새 하늘만큼 넓은 매화세상이 열렸다.
올해도 매화의 맑은 향과 멋에 취할 수 있는 섬진강변 '매화 마을'로 떠나보자.
전남 광양 다압면 일대 매화마을에는 이른 봄이면 온통 매화꽃으로 환해진다. 이 마을주변 밭과 산능선 30만여평에 100만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3월초부터 4월초까지 여행객으로 성황을 이룬다.
특히 매화꽃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 풍경은 꽃과 산과 강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국내 최대의 매화 군락지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달빛 어린 매화, 섬진강 따라 사랑을'이란 주제로 열한 번째 '광양매화문화축제'가 개최된다.
첫째날 기획행사인 매화학술대회와 전야제를 시작으로 매화꽃길 음악회, 광양버꾸놀이공연, 매화사진촬영대회, 매직로드쇼 등이 열린다. 또한 체험행사로 열리는 매화 탁본, 매화압화 만들기, 꽃차 만들기, 섬진강 종이배 띄우기, 소달구지 여행 등도 다채롭게 이어진다.
이처럼 올해는 매화의 고결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달빛 아래서 펼쳐지는 공연 등으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꽃의 은은한 멋과 함께 밤의 정취도 한껏 느낄 수 있어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5개 코스의 테마 산책로가 섬진강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됐다. 이곳에서 산과 강, 매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여유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또한 도사리 청매실 농원에 있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촬영지 주변에는 조명시설이 설치돼 땅거미가 진 뒤에도 초가와 매화, 그리고 전통 옹기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이를 배경으로 가족과 또는 연인과 함께 찍는 사진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축제 구경과 함께 둘러볼 곳은 장독대를 배경으로 한 매화 사진으로 유명한 다압면 도사리의 청매실농원. 백운산 중턱에 자리잡은 5만여평 규모의 이 농원은 광양에서도 가장 유명한 매화단지로 국내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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