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경향신문 2007-03-22 09:42]
외모와 스타일이 자기 관리의 지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요즘 ‘옷 잘 입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생각이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옷 잘 입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거의 스타일리스트 수준이다. 이들의 진정한 패션 감각을 알아보려면 가방이나 신발 등의 액세서리를 살펴보면 된다. 같은 ‘스타일링’이라도 어떤 가방을 들었느냐, 어떤 신발로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패션 지수는 천지 차이다. 패션의 미묘한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소품이다. 유행 따라 옷을 입었다면 스타일을 살려주는 가방으로 감각을 업그레이드하자.
올봄 유행하는 가방은 스타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아이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봄 패션의 메인 트렌드인 ‘퓨처리즘(Futurism)’에 보조를 맞춰 실버 컬러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로맨틱 미니멀리즘(Romantic Minimalism)’을 반영해 장식이 배제된 심플한 디자인에 여성미를 강조한 클래식하고 로맨틱한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마치 남자 가방을 든 듯한 커다란 ‘빅 백’의 인기도 여전하다.
▲봄 가방을 점령한 은빛 물결
올 시즌에는 옷도 가방도 모두 은빛으로 물들었다. 메가 트렌드인 ‘퓨처리즘’을 반영해 반짝이는 실버 색상이 온거리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 또는 과감한 스타일을 두려워하는 소심한 캐릭터라면 실버 색상의 백을 드는 것만으로 유행에 동참할 수 있다. ‘퓨처리즘’을 부담없이 소화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다.
어둡고 중후한 느낌의 실버가 아닌 밝고 경쾌한 느낌의 실버, 그중에서도 ‘워싱(Washing, 물 빠진 듯한 느낌이 들게 가공하는 것)’ 기법을 사용해 가공한 실버 색상이 인기다. 골드가 따뜻한 느낌이라면 실버는 시원한 느낌. 여기에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동시에 줄 수 있다. 실버 색상이 갖고 있는 힘은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컬러에 매치해도 스타일리시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실버 색상의 가방은 원색 계열의 캐주얼한 옷차림에도, 무채색의 정장에도 잘 어울린다. 따라서 스타일 좋은 사람들은 트렌드에 상관없이 하나쯤 갖고 있는 필수 아이템이기도 하다.
‘루이뷔통’의 ‘실버 스피디 백’을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에서 앞 다투어 실버 색상의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 ‘롱샴’에서 출시한 실버 색상 가방은 사포로 문지른 듯한 독특한 질감이 색다르다. 넉넉한 수납공간과 지퍼 장식으로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이어서 캐주얼과 정장에 두루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루이까또즈’는 어깨끈과 가방 밑단에 실버 가죽을 덧댄 ‘숄더백(Shoulder Bag, 어깨에 매고 다닐 수 있게 디자인한 가방)’을, ‘세코야’는 장식 없이 심플한 디자인에 실버 색상만으로 포인트를 준 ‘호보백(Hobo Bag, 아래로 늘어지는 디자인의 주머니 또는 반달 모양의 가방)’을 선보였다. 올 시즌 실버 색상의 위력은 스타일을 넘나들며 모든 가방에 활용되고 있다. ‘톰보이위즈’의 양의순 팀장은 “가방 전체가 광택으로 번쩍거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무늬나 장식 등에 부분적으로 실버 색상이 가미된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트렌디해 보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체를 가릴 정도로 커진 빅 백
몇년 전부터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세터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통해 온 빅 백. 지난해 가을·겨울 유행 아이템으로 부상한 빅 백의 인기는 열풍처럼 번져 올 봄·여름까지 이어지고 있다. ‘1박2일 백(1박2일 정도의 여행용 짐은 다 들어갈 듯하다는 뜻)’이니 ‘2박3일 백’이니 하는 이름으로 가방의 크기를 논할 정도로 크기는 한정 없이 커지고 있다. ‘루이뷔통’이나 ‘샤넬’ 등에서는 체구가 작은 여자의 상반신을 다 가릴 정도로 큰 ‘울트라 빅 백’을 선보일 정도.
‘미니멀리즘’이라는 패션 트렌드를 반영해 가방 역시 장식을 배제하고 심플해지자, 크기에 변화를 준 것이 빅 백의 유행을 불러왔다. 린제이 로한, 제니퍼 로페즈, 제시카 심슨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빅 백을 들고 있는 모습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인기에 가속도가 붙었다. 여기에 실용적인 이유가 더해졌다. 지갑, 휴대폰, 다이어리, 화장품 파우치 등 커리어우먼들의 필수 소지품을 다 담기에 빅 백만큼 좋은 게 없기 때문. 환절기 아침·저녁과 낮의 기온 차에 적응하기 위해 준비한 얇은 카디건을 수납하기에도 좋다. 실용성과 스타일을 모두 책임지니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당연한 일이다.
소재와 디자인 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가방에 비해 손잡이가 작은 복주머니 스타일과 가죽 대신 캔버스 소재를 사용해 경쾌한 느낌을 준 빅 백이 인기 아이템. 크기가 크다 보니 장식을 최대한 줄이고 버클이나 지퍼 등으로 깔끔하게 표현한 디자인이 많다. ‘LG패션’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액세서리’에서는 실용적인 캔버스 소재의 빅 백을, 영캐주얼 브랜드 ‘톰보이’에서는 ‘퓨처리즘’에 영향을 받은 악어가죽 소재의 빅 백과 페이턴트(Patent, 광택이 나고 반짝이는 에나멜 가죽) 소재의 빅 백을 잇달아 출시했다. 천 소재에 손잡이와 어깨끈, 버클 등의 잠금장치 부분에만 가죽을 활용한 ‘알비에로 마르티니’의 빅 백은 천 소재라 크기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다.
▲장식을 줄이고 디자인적인 요소로 승부
한동안 인기 리스트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있었던 정장 수트와 로맨틱한 블라우스, 원피스들이 올 봄 백화점 매출의 일등공신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에 맞춰 가방 등의 패션 소품에도 여성미를 강조한 클래식한 디자인이 강세를 보이며 패션의 ‘로맨틱 미니멀리즘’에 발맞추고 있다.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색상과 크기 등의 디자인적인 요소로 색다른 느낌을 살린 디자인들이 많다. ‘로에베’, ‘셀린느’, ‘세코야’ 등의 브랜드에서는 무거운 체인과 불룩하게 튀어나온 주머니, 과도하게 장식된 지퍼 등의 복잡한 장식을 없앤 심플하고 로맨틱한 디자인의 가방을 선보였다. ‘메트로시티’의 ‘워터 스카이 백’은 은은한 하늘색에 실버 로고 장식만으로 포인트를 준 감각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심플한 디자인을 보완하는 건 소재. 가죽에 여러 가지 가공을 해 독특한 질감을 살린 것들이 많다. ‘워싱’과 ‘위빙(Weaving, 가죽을 교차해서 꼬아 만드는 기법)’ 기법을 활용한 가방들이 많고 일명 ‘에나멜’이라 불리는 광택 있는 페이턴트 소재의 활약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유행한 악어나 뱀피 등의 무거운 소재는 지고 캔버스 등의 경쾌하고 가벼운 소재들이 떠올라 실용적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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