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자녀에게 용돈줘서 경제교육 시켜라

피나얀 2007. 4. 5. 20:11

 

출처-[한겨레 2007-04-04 19:39]

 


 
제윤경의 재무설계 이야기]
 
자녀의 경제 교육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려운 경제용어를 익히고 주식이나 펀드 강의를 들어야 경제 교육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경제 교육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늘 돈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정작 돈은 계획 없이 쓰고 저축은 게을리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가 올바른 경제관을 가질 리 없다.
 
부모의 ‘돈맹’ 습관은 자녀가 물려받는다=
 
가계 재무설계 상담을 하다 보면, 가계의 수입을 어디에 얼마씩 쓰고 사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의의로 많이 보게 된다. 은행 계좌에 엄청난 돈을 쌓아두고 사는 것도 아닐 텐데, 지출을 계획하고 관리하지 않는 가정이 태반이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한달에 대형 마트를 몇 번 가고, 평균 쇼핑 금액은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다. 다음으로 외식비를 묻는다. 그런 순서로 하나하나 묻다 보면 상담받는 사람이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스스로 깨닫곤 한다.
 
아이들도 시간당 몇만원이 기본인 사교육비가 어디서 나오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거의 모른다. 집 안에는 백원짜리 동전이 흔하게 굴러다닌다. 주말이면 대형 마트에서 카트에 가득 담긴 물건을 카드로 한방에 긁는 부모를 지켜보는 자녀들이 오죽하랴. 돈에 무감각하고 씀씀이가 무계획적인 부모 아래서 자녀는 자연스럽게 ‘돈맹’이 되어 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에게 용돈을 주도록 하자. 대신 철저한 준비를 거쳐서 줘야 한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용돈을 주고 있지만, 교육을 위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돈에 밝은 자녀는 절대 돈을 밝히지 않는다=
 
용돈을 통해 경제 교육을 하려면, 먼저 부모가 용돈의 사용처를 자녀와 함께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교 준비물과 학용품, 군것질, 개인적으로 갖고 싶은 것 등 용도를 정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준비물과 학용품같이 꼭 필요한 것은 부모가 사주고 용돈은 나머지 용도에 쓰라고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음 순서는 용돈의 규모를 정하는 일이다. 자녀와 함께 필요한 금액을 파악한 뒤 규모를 정하는 게 좋다. 용돈 액수가 너무 적어도 안 된다. 저축이 가능할 만큼 주어야 한다. 또 저축 목표도 세워야 한다. 용돈은 자녀가 단순히 돈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돈을 모아서 큰돈을 만드는 경험을 갖게 하기 위해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녀는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배운다. 용돈을 쓰고 싶은 데 한꺼번에 쓰고 나면 정작 돈이 필요할 때 쓸 수 없음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를 대비해 돈을 합리적으로 쓰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저축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저축한 돈에 이자가 붙는 것을 볼 때, 아이들은 욕구를 어렵게 참아 돈을 모았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게 된다.
 
용돈을 주면 아이들이 너무 ‘돈 돈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러나 용돈을 통한 경제 교육은 돈에 밝은 아이를 만드는 과정이다. 돈을 잘 쓰고, 잘 모으고, 잘 키워서, 더욱 가치있게 사용하게 하는, 다시 말해 ‘돈의 효용성’을 알게 하는 교육이다.
 
돈에 밝은 아이는 절대 ‘돈 돈 하며’ 돈을 밝히지 않는다. 오히려 돈맹인 아이들이 늘 욕구에 쫓겨 돈을 쓰다 보니 돈을 밝힐 위험이 높다. 자녀를 돈 밝히는 돈맹으로 키우고 싶지 않다면 무엇보다 부모부터 돈에 합리적인 생활 태도를 갖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