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2007-04-17 14:31]
한달전,'편안한'몸매가 불안한 스타일U 여기자 3인방이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명색이 스타일 담당인데…"몸꽝으로 비친다면 직무유기 아닌가. 무엇보다 생생한 체험기를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다. 게을러터진 천성, 통제불능의 먹성 탓에 운동·식이요법은 일찌감치 고려대상에서 제외됐다.
사방에 더듬이를 드리우고 정보를 물색, 요즘 가장 뜬다는 다이어트 방법을 추려냈다. 웬만한 연예인은 다 받았다는 지방분해시술, 드라마 '하늘이시여'를 통해 알려진 승마운동기구, 그리고 탄력을 잃지 않으며 살을 빼주는 랩핑관리, 세가지로 최종 낙찰됐다. '체험 살(빼기)의 현장' 30일의 기록, 그 진상을 낱낱이 공개한다.
#1. 납작 복부에 도전하다
'서른,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지만 '3학년'에 접어들면서부터 몸매는 파장(罷場)조짐이 완연했다. ET를 닮아가는 체형은 전신거울을 멀리하게 만들었다. 몸무게는 여전한데 바지는 한 치수 늘어났다. 청바지의 지퍼를 올리다가 손톱이 부러지는 일도 부지기수. 착 달라붙는 티셔츠는 아예 옷장 구석에 처박아 두었다.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겠다고 생각한 건 딱 두달 전 여행지에서였다.
노천 온천에 몸을 담그기 위해 집에서 챙겨간 비키니를 입고 거울 앞에 선 순간 '헉!'하는 비극적 감탄사가 절로 새어 나왔다. 간데 없는 허리라인, 비키니가 답답한 듯 마구 비어져나온 살·살·살…. 망연자실. 그때 거울 속의 내 표정이 바로 그랬다.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를 결심한 건 그로부터 2주일 후. 어느날 갑자기 납작한 배로 돌아온 지인을 만나고부터다. "한 번 받았을 뿐인데 9cm가 줄었어."
"나 한 번 만져봐도 돼? 배에 힘준 건 아니지? 요즘 운동해? 저녁 안 먹어?"부러움 반, 시샘 반, 어설픈 질문을 속사포처럼 쏴대고서야 눈앞의 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방분해시술, 한달간의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첫날. 일회용 종이팬티 하나만 달랑 걸치고 낯선 간호사 앞에 섰다. "시술 전후 모습을 비교하려면 사진을 찍고 사이즈를 재야해요." 언뜻 보기에도 완벽한 S라인을 드러내는 방년의 간호사 앞에 발가벗겨진 채 서 있는 건 요즘 유행어로 '굴욕'이다. 굴욕의 시간이 지나고 침대에 편히 누워 의사를 기다렸다. 의사는 내 배 위에 펼쳐질 일들에 대해 자분자분 설명했다.
"시술하는 동안 배에 따뜻한 열이 전달될 거에요. 쿨러를 같이 사용하니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요." 40도 이상의 열이 피부를 통과해 지방을 녹여준다는 기계는 총 모양으로 생겼다. 약 1시간 동안 의사와 간호사가 고열과 쿨러를 내 배와 옆구리의 못난 살에 쏘이며 지방을 서서히 녹여줬다. '통증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병원광고 카피가 실감나는 날이었다.
6일 후. 지난주 녹인 지방은 땀과 소변으로 서서히 배출된단다. 얇고 말랑말랑한 피부를 지닌 사람은 한 번 시술로도 금방 사이즈가 줄지만 나는 피부가 두껍고 탄탄해 다른 사람보다 더딜 거라고 말했다. 특별히 지켜야 할 것은 없지만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면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6일간 나는 매일 밤 11시가 넘어 일을 마쳤고, 저녁을 충실하게 먹었으며, 사흘은 술자리를 가졌다.
시술 이후 따로 노력한 건 하나도 없었다는 얘기다. 다시 팬티 한 장 입고 간호사 앞에 섰다. 아랫배는 0.5cm 정도의 미미한 변화가 있었지만 윗배는 2.5cm 가량이 줄었다. 지난번 받은 시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이미 지방은 녹은 상태고 배출만 남았기에 압축기 형태의 마사지기와 손 마사지를 병행했다. 하도 꽉꽉 눌러 가끔은 인상을 찌푸리게 했지만 받고 나니 더부룩했던 배가 한결 가뜬해졌다.
2주 후. 지난번 병원방문 이후 기대치가 높아져 이참에 저녁식사량도 좀 줄여보기로 했다. 반 공기는 너무 힘들고, 두세 숟가락이 남은 상태에서 숟가락을 놓았다. 딱 하루 과음을 빼곤 술도 멀리했다. 운동도 해볼까 했지만 계속된 야근에 내리깔리는 눈꺼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 포기. 그런데 뜻하지 않은 사태가 발생했다. 변비가 사흘째 계속되는 게 아닌가. 뱃속에 벽돌 한 장이 들어있는 것 같다.
"다 조금씩 줄었는데, 배꼽 아래는 2cm가 늘었네요?" 의아한 표정으로 던지는 의사의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다시 재도 결과는 마찬가지. 오늘은 엉덩이 위의 살들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녹이기로 했다. 아무래도 맨 처음 고주열을 쏘일 때 배에 집중했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3주 후. 변비가 사라지고, 주말 이틀은 꼬박 유산소 운동을 했다. 다시 늘어난 2cm가 신경이 쓰였다. 밥은 먹던 대로 먹었다. 운동 덕인지 물을 많이 마신 덕인지(하루 2ℓ의 물은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다) 복부는 며칠새 확실히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올 봄 야심작으로 구입한 미니드레스도 처음 입었을 때보다 확실히 맵시가 났다. 병원을 찾았다. 허리 둘레를 재기 전에 몸 구석구석을 진단해 주는 기계 앞에 섰다.
체중·근육량·체지방량·체지방률이 자세히 기록됐다. 지난 20여 일간 몸무게는 1kg 줄었고, 체지방은 1.1kg 줄었다. 지난 몇 달간 나를 패닉 상태로 몰고갔던 허릿살도 배꼽 위 5cm부위 둘레가 3.5cm 감소했고, 배꼽 아래 6cm부위가 1.5cm 감소했다. 지난 한달간 러닝 메이트였던 김세현 원장은 "아마 1주일 후에는 오늘보다 더 사이즈가 줄어들 것이다. 이미 지방세포를 녹였기 때문에 몸무게가 갑자기 늘지 않는 한 요요현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귀에 걸린 입꼬리를 추스르며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날듯이 가뿐했다.
프리미엄 조세경 기자
체중 1kg 감소
골격근량 0.5kg 증가
체지방량 1.1kg 감소
체지방률 1.8% 감소
윗배(배꼽을 기준으로 5cm 위) 3.5cm 감소
아랫배(배꼽을 기준으로 6cm 아래) 1.5cm 감소
#2. 마른 비만과 부종과의 이별
주변에서는 호리호리해서 좋겠다지만 속 모르는 소리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수족냉증도 아닌 내가 여름에도 한사코 바지나 롱 스커트를 고수한 것 역시 감추고 싶은 비밀 탓이다. 상체와 딴판인 저 '저주받은'다리 때문이다. 내 인생의 봄날이 저물기 전 한번만이라도 미니스커트 입어봐야겠다 작심하고 마리 프랑스 바디라인을 찾았다.
"소음인이시죠? 추위에 약하고, 손발 차고, 혈액순환 잘 안되고요." 경력 7년차의 매니저는 나를 보자 대뜸 이렇게 첫마디를 건넸다. 뜨끔한 한편 뭔가 될 것같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체성분 검사를 했다. 부종 지수가 높게 나왔다. 예상대로 순환기가 문제였다. 체지방은 전체적으론 정상치에 겨우 턱걸이했지만 복부에 집중된 '마른 비만'이었다. 나에게 떨어진 처방전은 '부종 완화'와 '하체 집중 슬리밍'관리. 핑크색 가운으로 갈아입은 후 관리실로 이동했다. 모든 관리에 앞서 꼭 물이나 허브티 한잔씩을 마셨다. 이는 몸 속의 노폐물을 보다 쉽게 내보내기 위해서다.
부종 관리의 첫 단계는 체내의 독소를 밖으로 빼내는 작업이다. '자가열 해초 마스크'와 '괌 머드 해초팩''핫 랩핑'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자가열 해초 마스크는 냉동 건조된 특수가루를 미지근한 물에 개어 바르는데, 온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보글보글 산소 방울이 발생해 기분이 묘하다. 괌 머드 해초팩은 간지럽고 따끔따끔해 견디기 힘들다.
몸 속 깊숙이 자리한 지방세포와 '사투'를 벌이는 중이라 여기면 참을만하다. 이에 비하면 핫 랩핑은 식은죽 먹기다. 특수용액에 적신 따뜻한 붕대를 가슴을 제외한 온몸에 칭칭 감고 랩으로 두른 뒤 원적외선 매트에 누워 있기만 하면 만사 OK다. 몸 속 청소가 끝나고 슬리밍 관리로 넘어간다.
앰풀이나 오일을 이용한 마사지나 콜드 래핑을 한다. 앰풀과 오일과정에선 툭탁툭탁 때리고, 꾹꾹 눌러주고, 슥슥 문지르는 동작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이때 관리사가 강하게 때려준다고 지방분해가 더 많이 이루어지리란 건 오산이다. 피부는 통증을 느끼면 경직되면서 모공을 수축해 약물 흡수를 막는다. 한마디로 역효과가 난다.
콜드 래핑 역시 전신에 붕대를 감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원리는 전혀 다르다. 진한 박하향을 풍기는 차가운 붕대는 피부에 닿는 순간 강한 힘이 느껴진다. 가슴에 핫 팩을 끌어안아도 사시나무 떨리듯 한기가 밀려온다. 가장 힘든 프로그램이다. 더구나 랩을 풀고 나서도 3시간 동안은 샤워할 수 없다. 신기하게도 30분쯤 지나면 차가움은 간데없고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슬리밍 관리 못지않게 신경 써야 할 부문이 바로 탄력이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안겨주는 것이 엔도몰로지 기계. 스판텍스 재질의 회색빛 올인원을 입고 엎드리면, 두 개의 롤러가 스쳐 지나가면서 피부를 잡아당겼다 놓기를 반복한다.
이 관리를 받으면서 "하체의 셀룰라이트를 모조리 가져가"라고 주문을 외웠다. 마지막엔 림프관 쪽(겨드랑이, 무릎 뒤, 사타구니)을 퉁퉁 튕겨 자극을 줬다. 그래야 잘게 부서진 지방세포가 몸 안에 남지 않고 곧장 소변이나 땀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주 정도가 지났을까. 옆자리 후배가 넌지시 한마디 던진다. "어머 선배, 다리 날씬해진 것 좀 봐."
내가 봐도 이젠'저주'는 웬만큼 풀린 듯하다. 물론 TV 여배우들처럼 가녀리진 않지만, 발목에서 종아리로 이어지는 선이 확실히 매끈해졌다. 셀룰라이트가 줄고 부기가 가라앉았다는 증거다. '있을 때 잘해'라고 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꿈도 못 꾸니, 식이요법이라도 제대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1주일 단위로 식단을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 음식의 유혹, 불규칙한 식사시간…. 장애물에 때론 무릎을 꿇었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메뉴는 가급적 저지방·고백질 식품 위주로 고르고, 양은 평소보다 조금 모자란 듯 먹으려고 애썼다. 야채 섭취를 늘리고, 틈날 때마다 물을 마셨다. 주위 사람들 반응이 힘을 실어줬다. 전신거울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갔다. 아침에 옷을 고르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난 주말엔 다리 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스키니 진에 도전했다. 주말엔 미니스커트를 장만해야겠다. 벌써 여름이 기다려진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3. 물렁살은 가라
어린 적 나의 별명은 '애마꼬맹이'였다. 목마 아저씨의 장난감 말안장 위에 한번 올라타면 좀처럼 내려올 줄 몰랐다.
유년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이번 다이어트 체험에 나는 주저없이 말 모양의 기구를 선택했다. 물론 알록달록한 추억의 목마와는 여러모로 다르지만-.
모노톤의 이 기계 말 이름은 조바다. 말이라곤 하지만 사실은 말의 안장만을 떼어놓은 형상이다. 안장에 오르니 편안한 쿠션감이 느껴진다. 다이어트 코스는 세가지로 나뉜다. 평지(액서사이즈)·오르막길(엉덩이)·내리막길(허리) 코스로 버튼에 의해 조작된다. 주저할 것 없이 내리막길 코스를 선택했다. 나름대로 자신하던 나의 허리선은 작년 한햇동안 처참하게 무너졌다.
유학기간 중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빵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빈둥거린 결과였다. 예전에 꼭 맞던 청바지를 가까스로 껴입을 수는 있다. 하지만 바지 지퍼를 올렸을 때 허리선 위로 타이어를 두른 듯 넘쳐나는 옆구리와 등살을 보노라면 한숨만 나온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놀이기구 매니어인 나는 최고 강도인 4단계를 선택했다. 내리막·오르막길을 걷는 효과를 내기 위해 말의 안장은 주기적으로 경사지게 움직였다. 마치 애마부인이 된 듯 기분이 묘하다.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허리와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첫시승 소감은 기구의 강도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이다.
다음 날, 자고 일어나니 의외로 허벅지 안쪽이 당겼다. 안 쓰던 근육을 썼다는 신호다. 기구의 강도가 약해 과연 운동이 될지 우려했던 것보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집에 오면 매일 TV를 켜고 기구 위에 올라탔다. 1회 운동시간은 15분. 드라마를 보다 보면 15분은 금세 지나갔다. 진짜 승마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말을 타고 천천히 걸을 때와 비슷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시승방법을 연구했다. 발걸이에 다리를 올릴 때 힘을 빼고 살짝 얹기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구가 움직일 때 반동에 의해 무릎 위부터 발끝까지 마구 흔들어대며 탈 수 있다. 시승 방법을 바꾸고 나니 무릎 위쪽에 얇게 잡혀있던 물살에 탄력이 생긴 듯했다.
초반 2주 동안은 별다른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하루하루 더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엉덩이 부분이 땀으로 살짝 젖기까지 했다.
한달 타는 동안 바지 위로 넘치던 등살이 사라졌다. 또 청바지를 입었을 때 통통하게 차오르던 허벅지 안쪽 물살에도 탄력이 붙었다. 바른 자세로 운동하려다 보니 덤으로 구부정하던 등과 허리도 펴졌다. 허리운동 코스를 선택했지만 오히려 허벅지 쪽에 효과가 컸다. 이 기구는 3개월 이상 사용해야 효과를 본다고 한다. 나의 물살이 하루아침에 단단해질 수는 없겠지만 제법 탄력이 느껴진다.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고 하루 15분씩 불과 한달간 기구를 탄 것치곤 흡족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프리미엄 심준희기자
허벅지 최 상단부(가장 굵은부위) :각각 1cm 감소
중간 허벅지 부위 (무릎에 가까운 허벅지): 1.4cm 감소
허리둘레: 0.5cm 감소
엉덩이둘레: 0.4cm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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