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헤럴드경제 2007-04-20 13:26]
조승희로 본 망상성 장애란…
권총을 겨눈 섬뜩한 사진들과 의미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저주로 가득 찬 선언문(manifesto).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의 범인 조승희 씨가 미국 뉴욕의 NBC 방송에 발송해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통해 드러난 조씨의 정신상태는 망상성 장애에 극도의 다양한 인격장애가 복합적으로 분출된 결과라는 것이 정신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범희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체계화된 망상성 장애 중 `피해망상`과 진행 중인 `편집형 정신분열증`으로 진단했다. 본인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 등을 살펴보면 조씨는 자신을 조직적으로 괴롭히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 교수는 "동영상 내용 중 `희생당한 나와 내 아이들과 내 형제, 자매들`이라는 표현이 있고 가상의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보도 등을 종합해 보면 상상 속에서 여자친구와 아기가 있다고 망상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소 외톨이로 지내며 따돌림을 당한 사실을 자신의 기질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이 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
또 동영상 내용 중 "오늘과 같은 참사를 피할 수 있는 수천억번의 기회와 방법이 있었다"는 표현에서 조씨가 그간 오랫동안 누적돼 온 피해망상 증상이 엿보인다고.
유 교수는 "제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조씨는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가 지적한 슈레버 사례(아래 참고)와 같은 전형적인 망상성 장애와 이보다 좀더 심각한 편집형 정신분열증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분열증이 지속 중인 상태에서 격렬한 분노가 폭발, 대량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조씨에게서 극단적인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선천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에 낯선 이민생활에서 오는 고립감, 우울증, 사회에 대한 반감, 그리고 부모가 정서적으로 돌봐주지 못한 상황이 결합되며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죄의식 없이 냉혈한적인 공격성향을 보이거나 우발적인 공격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5주 전부터 권총을 준비하고 1차 살인 뒤 방송사에 소포를 보냈으며 강의실 문을 미리 준비한 쇠사슬로 잠그고 권총으로 조준사격을 했다는 점에서 조씨는 심각한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냉철하고 죄의식 없는 지능적인 공격성향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홍진표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홍 교수는 "동료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조씨는 워낙 소극적이고 대인관계가 제한적이며 폐쇄적인 성격으로 공상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계선 인격장애나 분열형 인격장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애를 앓게 되는 경우, 만성적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사람 사이의 신뢰가 부족한 상태에서 피해의식이 누적되다가 자신을 자학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며 저주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무시당하거나 거부당할 때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홍 교수는 "자신감이 없고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잘 받는 등 감정조절이 안 되는 조씨가 정신적 충격을 받고 저지른 사건을 추정된다"며 "첫 번째 피해자가 조씨와 특별한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가까운 관계라고 착각을 해 애정망상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경우라면 망상장애가 동반됐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프로이드의 피해망상에 대한 대표적인 케이스인 독일의 슈레버 사례=
19세기 말 다니엘 파울 슈레버는 독일 드레스덴 지역의 고등법원장으로 명성이 높은 인사였다. 그러나 정신질환이 발생, 그는 신이 보내는 강력한 광선에 의해 자신이 여자가 되었고 자신의 우울증을 치료해 준 플레크시히 박사를 악령으로 생각했다. 슈레버의 이 같은 생각들은 자서전인 `나의 신경질환에 대한 회상기`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프로이드는 슈레버의 자서전을 근거로 피해망상에 대한 연구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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