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의 화려한 변신

 

출처-[파이낸셜뉴스 2007-04-28 15:21]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불륜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중견배우 김희애의 연기변신은 실로 파격적이다. 그녀의 연기만큼이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그녀의 란제리 패션이다.

특히 속살을 과감하게 드러낸 원피스 슬립 차림은 야한 속옷 차림에 익숙하지 않은 안방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놀라운 모습이다.

또한 드라마 속에서 슬립차림으로 집안을 활보하고 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은 집안에서 항상 잠옷이나 츄리닝 차림이었던 여성들에게 다소 자극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슬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요즘 다양해진 슬립의 종류와 기능,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1단계. 슬립의 본래 기능인 원피스 형 속치마

요즘은 원피스를 입을 때 슬립을 꼼꼼하게 챙겨 입는 젊은 세대들을 찾아보기 드물다. 더욱 슬림해 보이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언더웨어 외에 슬립을 굳이 챙겨 입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

하지만 본래 슬립은 브래지어와 팬티 등 기본 내의 위에 입음으로써 겉옷과 살갗이 직접 닿는 것을 막아 겉옷의 실루엣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드레스를 입은 매무새를 깔끔하게 정돈하는 것이 그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속치마로서의 역할에 가장 충실한 슬립이 주류였다.

섹시쿠키 전지연 디자이너는 “슬립은 착용시 원피스 겉감이 몸에 달라붙어 옷 매무새를 망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며 “최근에는 얇은 소재의 슬립이 많아 옷의 부피감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원피스의 드레이프성을 살려주기 때문에 슬립을 입어주는 것이 오히려 날씬해 보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2단계. 나이트 슬립(잠옷용 슬립)으로 기능 확대

최근 속옷 가게를 찾아 슬립제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판매사원들에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이 제품은 요즘 잠옷대용으로도 많이 입으세요”. 원피스 속에 입는 속치마의 기능에서 여성스럽고 섹시한 잠옷으로 기능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화려하고 섹시한 디테일을 가미한 슬립이 많이 출시돼 잠옷으로서의 기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전지연 디자이너는 “예전보다 통기성과 흡수성 기능이 강화되고 살갗에 닿는 표면촉감까지 더욱 좋아져서 잠옷으로 입기에 안성맞춤이다”고 말한다.

◆3단계. 스타일리쉬 란제리룩 스타일로 연출

최근 슬립의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바로 외출용 란제리룩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화려한 슬립을 밖으로 노출시켜 더 이상 속옷이 아닌 속옷 같은 겉옷으로 탈바꿈한 것.

최근 믹스&매치의 레이어드 룩이 각광을 받으면서 가장 인기있는 패션 코디법은 긴 상의 셔츠 혹은 티셔츠 안에 슬립을 겹쳐 입어 셔츠 아래 슬립의 레이스가 보이도록 하거나 아예 끈 원피스처럼 밖으로 겹쳐 입는 방법. 스키니 진과 레깅스가 유행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엉덩이 아래로 내려오는 긴 니트 티셔츠의 끝자락에 레이스가 달린 슬립을 밖으로 노출시켜 로맨틱한 패션을 연출하고 있다. 보여주기 위한 란제리룩 패션에 슬립이 한 몫하기 시작한 것.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화려한 색상의 색다른 디자인의 슬립은 과감하게 미니드레스처럼 노출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파티, 클럽 문화의 확산과 계절에 상관없이 노출패션이 트렌드가 되면서 슬립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졌다. 화려한 장식과 소재, 디테일이 살아있는 디자인이 가미된 슬립은 우아하거나 섹시한 미니드레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주기 때문에 볼레로나 가디건, 청자켓과 함께 입으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