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AYARN™♡ 【이성(연애)】

'맞선' 솔직토크

피나얀 2007. 5. 12. 19:54

 

출처-[매일신문 2007-05-12 11:39]

 

맞선을 통해 결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맞선 장소도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호텔 커피숍보다 레스토랑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맞선을 보는 사람도 많다.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다가오면서 노총각·노처녀들의 마음도 조급해진다. 주말이면 대구시내 호텔 커피숍에서 맞선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만날 기회가 없어서…."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서…." 맞선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하고 인식도 변하고 있다. 맞선에 대처하는 남녀 3인의 솔직한 고백을 들어봤다.
 
▶"맞선을 즐긴다" (정승훈·33)
 
정 씨는 이제까지 40번 정도 맞선을 봤다. 처음 선을 본 곳은 호텔 커피숍.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정장과 구두를 새로 구입해 입고 나갔다. 하지만 여자는 50분이나 늦게 나타난 데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이었다. 여자는 내내 테이블 밑에서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정 씨는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추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첫 선은 아픈 기억이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맞선을 즐기는 편이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수십 번의 맞선을 보면서 대학교 시절 미팅을 하듯 편하게 만난 상대도 있었고 친구처럼 만나는 사람도 있다.
 
"맞선의 장점은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해 알고 만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봉, 차종 등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여자들을 봤는데 오히려 솔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맞선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양가 부모님들이 모두 나온 맞선에서 부모님도 여자를 마음에 들어했다. 그날 저녁 당장 결혼식 날을 잡자고 했다. "맞선을 본 뒤 두 번, 세 번 정도 만나면 부모님은 '서로 좋아하는구나.'라고 판단을 해버립니다. 그래서 맞선은 부담이 됩니다." 정 씨는 "연애결혼, 중매결혼 둘 가운데 우열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맞선을 본 뒤 연애하다가 결혼하면 그것도 연애결혼"이라고 말했다.
 
"마음에 맞는 짝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100번이라도 맞선을 볼 작정입니다."
 
▶"맞선은 기회다" 임수진(27·여)
 
요리학원 강사인 임 씨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맞선을 세 번 봤다. 첫 만남은 어색했다. 남자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자다운 사람을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숫기가 없어보였다. 키도 작았다. 173cm라고 들었는데 사실은 170cm가 되지 않았다. 학벌도 사실과 달랐다. 4년제 대학 졸업이라고 했지만 알고 보니 전문대졸이었다. 대기업에 다닌다고 들었지만 대기업의 하청업체였다.
 
다시는 선을 안 본다고 결심했지만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서 다시 나갔다. 이번에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직업 등 능력은 있었다. 키도 첫 선 때의 상대방보다 컸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호감도 생겼다. 그래서 여러 번 만났다. 하지만 인상이 좋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려서 포기했다.
 
임 씨는 "호텔 커피숍에서 정장을 입고 형식적인 질문을 주고 받는 것이 힘들었다."면서 "외모와 조건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썩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 씨는 "직장에서 퇴근이 늦기 때문에 좀처럼 남자를 사귀기 힘들다."면서 "남자를 만날 기회가 없는 사람에게는 맞선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솔직히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 사귀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면 결혼할 계획입니다."
 
▶"다시는 보지 않는다" (유상헌·33)
 
유 씨는 맞선을 세 번 봤다. 처음 맞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맞선을 본 곳은 시내 호텔 커피숍.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선보는 중이었다. '결혼시장'에 팔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금융권 회사에 다닌다는 여자는 자신을 깔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막상 맞선을 보고 나니 별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 세 번 선을 보면서 너무 조건만 따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상대방과의 '교집합'을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 결혼상대자는 외모나 조건보다는 서로의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선을 봤는데 상대방이 '차 뭐 타고 오셨어요?'라고 묻더군요. 택시 타고 왔다고 하니까 여자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변하더군요. 맞선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환멸을 느꼈습니다."
 
세 번의 맞선은 유 씨를 변화시켰다. 직장생활에 더 충실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하고 재테크 등에 더 힘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맞선에 환멸을 느낀 유 씨는 연애결혼으로 마음을 굳혔다. 먼 곳에서 찾기보다 가까운 곳에서 자신의 반쪽을 찾다가 지난해 9월부터 회사 후배를 사귀고 있다.
 
"지금 만나는 사람과 헤어지더라도 다시는 선을 보지 않을 겁니다. 맞선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생명수'같은 것이지만 집안 배경 등 외형에만 치우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결혼정보업체의 커플매니저로부터 맞선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김정화 선우 대구센터장은 "맞선에 계속 실패하는 사람들을 분석해 보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면서 "자신의 눈높이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성공>
 
▶우선순위를 두라=
 
'백마 탄 왕자'는 없다. 외모, 직업 등 모든 조건을 갖춘 배우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우선시하는 것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외모나 직업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라=
 
취미, 여가활동 등 취향이 비슷해야 성혼 확률이 높다. 예전엔 성격이 정반대이면 서로 채워주면서 잘 산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젠 옛말이다. 동호회 등에서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
 
▶눈높이를 낮춰라=
 
만남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이다. 자신이 조건을 따지면 상대방도 많은 것을 원한다. 중매의 경우 연애결혼과 달리 조건이 중요하다. 노처녀, 노총각들은 다 이유가 있다. 35세 이상의 노총각, 노처녀들도 눈높이를 낮추려 하지 않는다.
 
▶노력하라=
 
완벽한 사람은 없다. 성격도 바꿔야 한다. 여자가 무뚝뚝하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센스도 있고 애교도 있어야 한다. 남자는 카리스마가 있고 여자를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여자한테 100% 맞춰주면 안 된다. 남자들은 안경테, 머리스타일을 바꾸는 등 노력하라. 키높이 구두를 신는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라.
 
▶노(NO) 할 줄 알아야=
 
상대방에게 신비감을 줘야 한다. 맞선 본 뒤 상대방에게 전화가 올 경우 "오늘은 선약이 있어요. 이번 주말에 만나면 안될까요?" 등 상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꽝'>
 
▶매너가 없다=
 
말을 함부로 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사진하고 다르네요." "키가 생각보다 작으시네요." "아버지가 탈모 있으시죠." 등 상대방에게 매너없이 말하거나 호구조사하는 사람이 꼭 있다. 성적인 농담을 스스럼없이 하는 남자도 기피 1호다.
 
▶불성실하다=
 
결혼정보업체를 통한 만남의 경우 남자와 여자가 혼자서 만나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머니와 함께 나오는 '마마보이'들이 꼭 있다. 또 자신이 나오지 않고 동생이나 친구를 내보내는 사례도 많다. 자신이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지만 집에서 반대, 후배에게 대신 나가라고 한다는 것이다.
 
▶집착한다=
 
상대방이 마음에 든다고 하루에 10~20번 전화하는 사람도 있다. 만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반지, 목걸이를 선물하는 등 '오버'하는 사람도 있다. 돈 쓰고 욕먹는 경우다. 연애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조건을 너무 따진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외모를 너무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의 경우 자신은 평범한 직업이지만 상대방은 무조건 전문직이기를 바란다. 일방통행식 자세는 성공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