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일간스포츠 2007-05-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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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짙어진다. 쑥쑥 키도 큰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몰라볼 정도로 하루가 다르다. 올해 유난히 성미 급한 여름 덕분에 오히려 숲은 풍부해졌다. 사람도 더불어 숲이 되기에 좋은 시기다. 나무가 주는 그늘에 땀을 식힌다.
졸졸졸 물소리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아직은 바람이 뜨겁지 않아 좋다. 살랑살랑 마음을 부추기는 그 바람을 맞으러 숲으로 가 보자. 숲에서 놀다 보면 어느새 숲과 하나가 돼 있으리라.
■자연과 하나 되는 트레킹
트레킹이란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달구지를 타고 '정처 없이' 이주한 데서 유래하였다. 고되고 힘든 길이었을 테지만 현재 트레킹의 의미는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로 보면 된다.
정처 없이라는 말처럼 트레킹은 꼭 산의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간편한 복장에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 일, 자유로운 이동이야말로 트레킹의 진수다.
트레킹의 시작은 걸음이다. 온전히 자신의 두 발로 이동하기 시작할 때 트레킹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도시 한복판을 걸어 다니는 것을 트레킹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백과사전을 보면 트레킹을 산·들과 바람 따라 떠나는 사색 여행으로도 정의한다. 걷기와 트레킹이 구분되는 점일 것이다. 자연 속에서 자연이 되는 걸음이 바로 트레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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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없다고는 했지만 테마를 가지고 떠나는 트레킹은 트레킹의 재미를 더한다. 오지를 찾아 갈 수도 있고, 제주도의 오름이나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섬 트레킹도 있다. 산성 길이나 옛길 속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도 있다. 봄·여름엔 야생화를 찾아, 겨울엔 눈꽃을 보러 떠날 수도 있다.
■숲이 주는 향에 취하다
5~6월 초여름 녹음이 우거지는 숲속에서 꽃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특히 제주도는 18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70여 종의 상록 활엽수가 자라는 식물의 보고다. 운이 좋다면 이맘때 한라산 중턱의 목장 지역 등에서 희귀종인 노란색 꽃의 갯취를 만나볼 수도 있다. 주왕산에서는 뻐꾹채와 등칡, 그리고 주왕산의 간판 스타인 수달래(산철쭉) 사이를 거닐 수 있다.
꽃이 유명하다 보니 꽃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있다. 바로 철쭉 군락지로 유명한 산들. 경남 합천 황매산, 충북 단양 소백산, 강원 태백 태백산, 강원 정선 두위봉, 전남 장흥 제암산, 경기 가평 연인산, 전북 남원 지리산 바래봉, 전북 무주 덕유산 등에선 분홍 물결에 정신을 잃을 정도다.
초여름 숲이 꽃향기만 선물하는 것은 아니다. 오솔길 따라 걷다 보면 소나무와 잣나무가 내뿜는 향이 머리를 시원하게 해 준다. 오솔길 트레킹은 도시의 빌딩숲으로 돌아온 후에도 폐 속은 물론 온몸에 청정한 기운을 남겨 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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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 축령산, 강원 홍천 가리산, 경기 연천 고대산, 경기 파주 감악산, 충북 청양 칠갑산 등 가족과 손을 잡고 두런두런 오를 수 있는 곳이 많다. 꾸준히 걸을 필요도 없다.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리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도 좋다. 물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를 찾아가 입술을 축여 보자. 멈출 줄 아는 것, 트레킹이 주는 재미다. 숲이 주는 선물이다.
이외에도 오지 트레킹으로 경북 봉화, 강원 진동리 단목령, 경북 예천 의성포, 강원 정선 성마령 고갯길 등이 좋다. 산성 트레킹으로는 담양 금성산성·서울 북한산성·부산 금정산성·수원 화성·해미읍성·낙안읍성 등이 있다.
문경새재·하늘재·대관령의 옛길도 풍취가 좋다.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는 네팔 안나프루나, 캐나다 빅토리아섬, 뉴질랜드 밀포드를 꼽는다.
![](http://www.xn--910bm01bhpl.com/gnu/pinayarn/pinayarn-pinayar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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