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부산일보 2007-05-24 12:12]
로스앤젤레스
100만 교민이 살고 있는 LA. 그곳에 가면 아침 뷔페에서 김치를 먹을 수 있는 호텔도 있다. 코리아타운에 가면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 맛있는 설렁탕과 깍두기를 맛보고 놀랄 지도 모른다.
뻔한 코스지만, '영화의 도시' LA에 가면 유니버설 스튜디오쯤은 보고 와야 한다. 가장 볼 만한 코스는 스튜디오 투어. 트램을 타고 영화 세트장을 돈다. 매일 오후 3시에는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스튜디오를 1천 바퀴 넘게 돌았다는 가이드도 "어디서 무슨 영화를 찍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영화 속 화려한 장면과는 대조적으로 세트장은 초라하다. 가짜 티가 너무 난다.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찍는 기술, 그것이 할리우드 영화의 힘인 듯. 그러나 갑자기 차에 불이 붙거나 터널에 지진이 나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게 될 때 느끼는 놀라움이란…. 트램이 지나가는 시간에 맞춰 멕시코 마을 세트장에서는 홍수가 나고, 지하철이 탈선하기도 한다.
할리우드 거리에서 스타의 사인과 손바닥, 발바닥 자국을 만나는 것도 유쾌한 경험. 매릴린 먼로의 사인 앞이 가장 북적인다. 1달러를 내면 영화 속 인물로 분장한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세계 도박의 수도' 라스베이거스는 현란했다. 밝은 조명과 화려한 볼거리로 정신을 쏙 빼놓고, 관광객들의 주머니 속 동전까지 탈탈 털어가려는 속셈일까.
이곳의 호텔에서는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호텔 '뉴욕뉴욕' 앞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떡 버티고 섰고, '파리스' 앞에는 에펠탑이 서 있다. '베니션' 안에는 곤돌라가 다니고, 뱃사공이 불러주는 감미로운 칸초네가 울려 퍼진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은 대부분 카지노 호텔. 카지노가 없는 '그냥 호텔'을 표방한 호텔 이름이 오죽하면 '더 호텔(The Hotel)'일까. 그러나 요즘 라스베이거스는 '도박의 도시'에서 '가족 휴양·오락 도시'로 변신 중이다. 거리 곳곳에서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들 손을 잡은 부모들을 만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내에서도 치안이 잘 돼 있기로 유명하다. 자녀와 함께 볼 만한 쇼도 늘고 있는 추세다.
호텔 '벨라지오'의 분수 쇼, '프리몽 거리 체험'은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볼거리. 프리몽 거리에서는 매일 밤 LG전자에서 설치한 캐노피 형태의 천장 화면 위로 조명 쇼가 펼쳐진다.
그랜드 캐니언
거대한 협곡, 그랜드 캐니언을 조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의 눈높이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협곡과 콜로라도 강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19인승 경비행기를 타고 한국어 안내 방송을 들으며 약 50분간 하늘을 날았다. 기체 진동과 희박한 공기 탓에 탑승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구토 봉지를 꺼내 드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관광객들은 "한 번 타 볼 만하다"는 반응.
과학자들은 그랜드 캐니언이 200만~3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콜로라도 강의 침식 작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서 협곡은 앞으로도 점점 더 깊어질 것이다. 현재 그랜드 캐니언의 평균 깊이는 약 1.6㎞.
차를 타고 이스트림의 전망대를 찾았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층층 계단 모양이 새겨진 붉은 계곡이 그대로 그림 엽서가 된다. 최근 웨스트림에는 높이 1천200m의 스카이워크(Skywalk)가 생겼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요, 세미리~!' 현지 안내를 맡은, 여행사 MK클럽 가이드 박광준씨의 요세미티 발음법은 특이했다. 랩이라도 하는 듯한 끊어 읽기. 박씨는 "인디언 말로 '요'는 곰을 뜻하고, '세미티타'는 '저기 있다'를 뜻한다"고 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위치한 요세미티는, 19세기 중반 인디언과 백인의 전쟁터였다. 인디언들이 백인 군대에게 쫓기며 파고들었을 깊고 깊은 숲의 품, 요세미티 계곡을 향해 올라간다.
멀리 안개 속에 보이는 거대한 암벽 하프돔. 이름 그대로 둥그런 돌덩이를 칼로 잘라낸 듯, 반으로 뚝 가른 모양이다. 세계 최대의 화강암 암벽으로 알려진 엘 캐피턴은 그 높이만 1㎞가 넘는다. 모두 빙하가 빚어낸 절경. 요세미티 계곡 안을 흐르는 초록빛 머시드 강도 아름답다.
요세미티 폭포는 높이 700m 이상의 삼단 폭포. 폭포까지 걷는 산책길도 좋다. 내려오는 길, 차창 밖으로 풀숲에 앉아 일광욕을 하고 있는 흑곰을 보았다. 20년간 코치를 몰았다는 멕시코계 운전사 호세도, 곰은 처음 본다며 놀라는 모습. 요세미티에는 과연, 곰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아름다운 항구, 자유와 낭만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를 연결하는 베이 브리지를 건너는 길. 멀리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이 세련된 도시미를 자랑한다.
항구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제대로 느끼려면 크루즈를 타 볼 것을 권한다. '어부들의 부두'라 불리는 피셔먼즈 워프에 있는 피어 43과 1/2에 가면 한국어 안내방송을 들으며 1시간의 항해를 즐길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 아래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 '탈출이 불가능한 섬'으로 알려진 앨커트래즈 섬도 볼 수 있다. 1962년 폐쇄된 악명 높은 감옥이 있었던 섬은 영화 '더 록'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트윈 픽스로 가자. 부산의 황령산 같은 곳. 그러나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에 가깝다. 번화한 쇼핑가를 구경하고 싶다면 유니언 스퀘어로 가면 된다. 유명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와 치즈 케이크로 유명한 '더 치즈케이크 팩토리'가 근처에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거리를 오르내리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몬터레이
몬터레이는 노벨상 수상작가인 존 스타인벡의 소설 '통조림 골목'으로 유명한 항구도시. 한때 정어리 통조림을 만드는 공장들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공장 건물이 호텔과 상점으로 리모델링 되어 독특한 도시 경관을 형성한다.
바다를 앞에 두고 지어진 부호들의 저택도 볼거리. 바다를 풀장처럼, 골프장을 내 집 앞마당처럼 조망하며 들어선 집들이, 같은 데 없이 개성 있다. 단 하나 공통적인 건축 특징이 있다면, 창이 크다는 것. 전망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
몬터레이의 가장 큰 볼거리는 '17마일 드라이브.' 펠리컨을 비롯한 각종 새들이 몰려드는 바위 '버드 록'과 절벽에 홀로 선 나무 '론 사이프리스'를 볼 수 있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다.
페블 비치 골프 링크스도 볼 만하다. 유명 골퍼 잭 니클라우스는 "만약 단 한 번의 라운딩 기회만이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페블 비치에서의 라운딩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간이 된다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도 좋을 듯. 18번 홀을 내려다보는 곳에 위치한 '스틸워터'의 커피 값은 생각보다 저렴한 3.75달러.
솔뱅
LA에 코리아타운이 있고 샌프란시스코에 차이나타운이 있다면, 솔뱅에는 덴마크 마을이 있다. 대니시 빵의 고소한 냄새와 커다란 풍차가 있는 동화 같은 마을. 가이드는 이곳의 형성 배경을 '맹모삼천지교'에 비유했다. "학교에서 영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등 덴마크인 학생들의 교육 문제가 불거지자, 부모들이 따로 덴마크식 교육을 하는 학교를 만들고 모여 살게 됐다"는 이야기. '솔뱅'은 덴마크 말로 '양지 바른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성조기가 휘날리는 유럽식 마을의 풍경이 독특하다. 지붕에 얹혀진 황새 모형도 특이한 볼거리. 덴마크인들에게 황새는 길조다. 유리, 양초, 보석 등 각종 수공예품을 파는 예쁜 가게들이 골목마다 즐비하다. 7~12달러를 내면 각종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는 와인바도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 박물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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