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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치마의 전성기…女, 바지를 벗다

피나얀 2007. 7. 6. 20:20

 

출처-헤럴드 생생뉴스 | 기사입력 2007-07-06 09:41

 


 
 
여성들이 바지를 벗고 있다. 다시 치마를 입는다. 덕분에 구분과 구속의 상징이던 치마는 자유와 다양성의 수단으로 다시 태어나, ‘돌아온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치마가 ‘당당한 여성성’을 대변하면서 편안함과 실용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LA타임스는 “지난 수십 년간 바지를 ‘신봉’하던 미국 여성들이 수년 전부터 치마를 다시 입기 시작했다”며 “원피스 등 치마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30%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조짐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치마가 여성의류에서 돋보이는 신장세를 보이며, 판매 비중에서도 바지를 넘어섰다. 6월 한달 간 G마켓에서 판매된 여성 의류 중 치마는 46만여 벌, 바지는 39만여 벌이었다. 이는 작년 동기대비 각각 20만벌, 9만벌씩 증가한 수치다. 증가세에 있어 치마가 바지를 앞지른 것은 물론 올해 처음으로 전체 판매량도 치마가 바지를 뛰어넘었다.
 
의류 거래가 주를 이루는 오픈마켓 동대문닷컴에서 역시 올 상반기 치마가 바지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판매됐다. 지난해 스키니진의 인기에 눌려 40%대에 머물렀던 치마판매량은 올 상반기 들어 73.8%로 역전됐다. 동대문닷컴은 “특히 여름을 맞아 단일 품목으로 하루 평균 5,000장 이상 판매되는 히트상품의 절반 이상을 치마 아이템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오프라인에서도 치마의 강세는 뚜렷하다. 제일모직의 ‘구호’는 올해 같은 기간에 비해 원피스 판매율 10% 늘었다. 신원 ‘베스띠벨리’ 역시 지난해 14%에 그쳤던 원피스 판매 신장률이 올해 35%까지 치솟았다.
 
G마켓 여성의류팀 김다혜CM는 “겨울엔 부츠나 레깅스와 함께 연출할 수 있는 미니스커트가 올 여름 인기를 이어가고, 롱스커트까지 가세했다”며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많이 나오면서 바지를 즐겨입던 여성들도 이젠 치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와 길이의 치마가 나오면서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레깅스나 스키니진 등을 덧입는 레이어드 룩으로 치마 활용폭이 넓어지면서 치마가 편안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동대문닷컴의 장기진 카테고리 매니저는 “몸매의 결점을 원피스나 풍성한 스커트로 커버하려는 여성들도 치마를 선호한다”며 “예전과 달리 치마가 활용도 높은 활동적인 패션 아이템이란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패션 속엔 시대의 흐름이 반영돼 있고, 유행의 이면에는 변화의 움직임이 숨어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조윤희 책임연구원은 “다시 찾아온 치마의 전성기는 남성과 동등해지려는 욕구를 넘어 여성 임을 당당히 드러내는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말한다.
 
실제 미니스커트가 유행했던 1980년대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다.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얻고 싶은 여성의 욕구가 미니스커트라는 패션으로 표현된 것. 당시 파워수트(어깨 볼륨이 강조된 재킷)나 레깅스도 유행을 타며 활동성이 강조됐다. 처음 미니스커트가 등장한 60년대 역시 실용적이고 파격적인 짧은 스커트가 여성의 넓어진 활동폭을 반영했다.
 
조 연구원은 “당시엔 동등을 원했다면 이젠 치마가 여성이라는 상징한다는 것을 당당하게 내세운다”며 “레이어드룩 등으로 치마의 활용폭을 넓어지고 보다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것은 오늘날 넘치는 자신감과 강한 성취욕을 지닌 알파걸의 등장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치마는 여성성을 상징하지만 그것이 이젠 오히려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는 패션 속에 투영된 변화를 일찌감치 감지한 것일까. 이미 지난 2월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정치판에서 남성성(masculinity)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대신 여성성(emininity)으로 기회를 잡아라”며 “바지를 버리고 무릎 길이의 원피스 드레스나 치마를 입을 것”을 조언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