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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 늘어나는 '싱글대디', "처음에는 아이 안고 울기도 했어

피나얀 2005. 11. 2. 17:35


"젖동냥하는 심청전 떠오르더라"

 

아이를 혼자 키우는 '아빠', 이른바 '싱글 대디'가 늘고 있다. '싱글 맘' 못지않는 어려움 속에서 이들은 제한된 육아정보와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는 사회적 '역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다 아내와 이혼의 아픔을 겪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생업까지 접은 '싱글 대디' 손영철씨의 감동 육아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손씨가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기획 양승관, 연출 최영준)에 출연, 딸 '다빈이'를 키우며 겪었던 어려움과 마음 속에 담아놓았던 이야기를 풀어냈다.

 

처음에는 아이의 '밥'인 분유를 몇번 줘야 하는지, 한번에 얼마나 줘야하는지도 몰랐다. 항문폐쇄증을 앓은 딸아이 다빈이의 변이 정상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인터넷 '육아카페'에 자신의 고충을 담은 글을 올린 것이 전환점이 됐다. 아이의 변이 정상적인지 염려돼 사진을 찍어 올린 것에 '진짜 엄마'들이 하나둘 조언을 해줬다.

 

손씨는 "역경은 있지만 기록을 하면서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엄마들이 조언을 해줬다"며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극복해 나갔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는 것은 병원에서 간호사들에게 배웠고 분유의 묽기, 분유병 젖꽂지의 구멍수 등은 '육아 카페'의 엄마들에게 익혀나갔다.

 

그는 "생후 2년 정도 양육자가 떠나지 않고 잘 돌봐줘야 정서적인 안정이 생기고 아이가 잘 클수 있다고 들었다"며 "다빈이는 아프니까 열일 제쳐두고 아이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업 아빠'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싱글 대디' 손씨, "역경 있지만 헤쳐나가겠다"…'진짜 엄마'들 조언 도움 커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손씨는 "부모형제들의 반대도 많았다"며 "심지어 저의 형제는 뺨을 때리기도 했고 부모님도 굉장히 속상해 하셨다"고 말했다.

막상 키우기 시작했을 때 손씨는 "수유 시간이 짧기 때문에 새우잠 자는 것이 처음에는 제일 힘들었다"고 당시의 고충을 토로했다.

 

손씨는 "아이를 안고 가다보면 '엄마는 어디갔냐' '외할머니는?' '친할머니는?' 이라고 묻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다"며 곤혹스러웠던 상황을 떠올렸다.

인터넷 '육아카페'에 글을 올린 후에 한 엄마가 보내준 분유 통을 받고는 "'내가 이런 것 까지 받아가면서 딸아이를 키워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분유병을 못 챙긴 채 오프라인 '육아모임'에 나갔다가 뜻하지 않게 다빈이에게 '젖동냥'을 물린 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손씨는 "고생도 많았지만 아기가 태어나서 꾸무꾸물하고 꼼지락 거리는 모습을 아빠가 지켜봤다는 것이 보람된다"며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봤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생후 1백일 잠 못자는 게 가장 힘들어…분유 받았을 때는 "이런 것까지 받아야 하나" 회의도

 

손씨는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를 낳고 키울 '절반의 책임'을 가진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손씨는 "엄마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아서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애기를 가진 엄마들이 잘 못했던 극장이라든가 뒷풀이 장소섭외 등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엄마가 잘하는 부분과 아빠가 잘하는 부분이 있다"며 "쉽게 해드릴 수 있는 부분으로 46번째 모임까지 끌고 왔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까 아이가 자라는 게 보석같은 시간이지만 육아스트레스 등 참 힘든 엄마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양(兩)부모 밑에서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이 지금 무관심 하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이도 좋게하고 아내도 사랑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손씨는 "아빠,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해 정보를 찾아보고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워크숍 등에도 참여해보면 작은 위기가 있을 때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손씨는 "어려운 결단, 남들이 보기엔 이상한 결단을 했지만 저는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며 "그러나 미혼부, 아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지원시설이 전혀 없다"고 '싱글 대디'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자료제공='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

CBS노컷뉴스부 홍석재 기자 forch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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