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년 재테크 시장의 꽃은 단연 주식, 그 중에서도 '펀드투자'였다. 증시활황에 힘입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연 5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 펀드투자를 꼽는다. 바야흐로 '주식 펀드투자 전성시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초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주가 조정 시 위험 대비가 전혀 없다는 것이 우려되는가 하면 적립식펀드의 대량 환매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오마이뉴스>는 2회에 걸쳐 주식투자의 허와 실에 대해 살펴봤다. <오마이뉴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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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립식 펀드 붐이 일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신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언제, 어디에, 어떻게 가입해야 하는지 여전히 혼란스럽다. 사진은 최근 출시된 적립식 상품들. |
"지금은 주식투자 기대수익률을 최대한 낮추고, 벌기보다는 손실을 입지 않는 투자에 초점을 맞출 때입니다."
예상 밖 대답이었다. 올해도 주식투자가 여전히 재테크의 꽃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최준철·김민국 VIP투자자문 공동대표는 조심스럽게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한해 우리 주식시장에 대해 꾸준히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던 그들이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서울대 투자연구회 출신으로 지난 2003년 8월 한국형 가치투자를 표방하며 VIP투자자문을 설립한 최준철·김민국 대표. 재학 시절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투자를 증명하기 위해 VIP(Value Investment Pioneer) 펀드를 만들어 2년 만에 117%의 수익률을 올려 화제를 몰고 왔던 그들이다.
주식을 사고파는 이들에게도 2005년은 최고의 성적을 가져다준 해였다.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90%에 달했다. 2006년 이들이 바라보는 주식투자는 어떠할까. 이를 엿보기 위해 10일 오전 서울 역삼동 VIP투자자문 사무실을 찾았다.
여기저기서 올해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주식투자를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내세우지만 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최준철·김민국 대표가 올해 주식시장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근거는 크게 3가지다.
40점이 80점 되기는 쉬워도 95점이 100점 되기는 어렵다
우선 지난해 사상 최대의 호황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아졌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미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도, 새로 투자에 나서는 이들은 과거 수익률이 이후의 수익률을 보장해 줄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저마다 주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지수 1400대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이들도 자기가 투자한 시점을 기준점으로 삼죠. 이들은 700~800대에서 투자해 1400까지 온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1400에서 2000~2200까지 가야 된다고 믿고 있어요. 수학적으로 40점에서 80점으로 올리기는 쉬워도 95점을 100점으로 만들기는 어려운데도 말이죠."
먼저 들어온 이들이 깔끔하게 청소를 하고 난 뒤 뒤늦게 들어오는 이들이라면 그 만큼 대접을 못 받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이를 무시하고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들어와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입게 된다면 이들이 느낄 주식에 대한 혐오감은 2배로 커질 것이라는 게 최준철 대표의 생각이다.
김민국 대표도 비슷한 입장이다. 지난해 인기를 모은 배당주펀드와 중소형주펀드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을 낳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같은 투자자들의 '자기 중심적' 심리를 읽을 수 있다는 것.
이 두 펀드는 모두 지난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 이상의 고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이들 펀드의 성적이 다소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왜 과거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느냐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오히려 지금의 수익률이 정상인데도 과거 수익률을 그대로 미래에 환치시키려다 보니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런 불만이 생긴 겁니다. 전체 주식형펀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에요."
그래서 올해는 기대수익률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그래야 주가가 질기게 조정을 이어도 폭락장에서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기 때문.
"늦지 않았으니 서둘러 사라? 머리깎지 말라는 이발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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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주식투자가 여전히 재테크의 꽃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최준철, 김민국 VIP투자자문 공동대표는 올해는 기대수익률을 최대한 낮추고 벌기보다는 손실을 입지 않는 투자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이 김민국 대표. |
ⓒ2006 오마이뉴스 김연기 |
김 대표는 '산이 깊으면 골도 깊은 법'이라는 증시 격언이 말해주듯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활황이 올해는 거꾸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이를 '이발소의 이발사'로 비유했다.
"머리가 길든 짧든 이발소에 가서 머리 자를 때가 됐냐고 물으면 어느 이발사든 당연히 깎으라고 합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죠. 지수가 1400이든 1500이든 어느 증권사든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서둘러 사라!'입니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우려는 자연스럽게 은행 등 펀드 판매사의 창구 직원으로 이어졌다.
"펀드를 판매하는 이들은 자신이 판매한 펀드의 운용수익률로 성과를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펀드를 팔았느냐에 따라 인센티브가 주어집니다. 당연히 지수가 1000이 됐든 1500이 됐든 일단 많이 파는 게 최고죠. 1년 전에 펀드를 팔았을 때와 지금 팔 때가 분명 시장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이에 대한 고지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효자 ' 적립식펀드... 그러나 한꺼번에 환매된다면?
최준철·김민국 대표가 올해 주식투자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셋째 이유는 지난해 활황장을 이끈 적립식펀드가 올해는 오히려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적립식펀드 계좌수는 500만개를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 1590만 가구의 30% 정도가 가입한 수치다. 세집 건너 한 집씩 가입할 만큼 적립식펀드는 이미 '국민펀드'가 됐다. 그러나 최근 일부에서는 적립식펀드의 환매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미 1~2년 전에 투자한 적립식펀드의 경우 최근까지 수익률이 대부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를 웃돕니다. 이처럼 수익을 낸 펀드들이 언제든 환매로 이어질 수 있죠. 더욱이 적립식펀드는 돈을 넣을 때는 적금식으로 넣지만 찾을 때는 일시에 거치식으로 찾을 수 있어 자칫 일정 시기에 환매가 몰리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올해 주식시장을 부정적인 시각만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안으로 주식시장을 꼽는다. 다만 올해는 기대수익률을 최대한 낮추고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뿐이다. 그래서 (지난해도 그랬지만) 이들은 올해 목표수익률을 물가상승률과 시중 금리를 웃도는 수준으로 잡았다.
지난해 이들은 '저평가된 종목을 사서 적정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간 기다린다'는 가치투자 원칙으로 90%에 가까운 고수익을 냈다. 그러나 이들은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 1년간 10개 종목 가운데 4개 종목의 주가가 100% 이상 올랐습니다. 따라서 일단 저평가 종목을 찾기가 쉽지 않죠. 결국 지금이야말로 옳은 선택이 승부를 좌우할 것입니다. 지금은 최대한 현금 보유 수준을 늘리면서 저평가 종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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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마이뉴스 2006-01-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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