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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스크랩】 왜 드라마는 부모없는 사람가슴에 못 박나?

피나얀 2006. 1. 17. 18:31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하거나 선도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것도 영향력이 강력하다. 드라마가 비록 픽션이라고 할지라도 드라마에 노출된 시청자는 드라마속 잣대로 세상과 대상을 보는 시선이 두터워진다.

텔레비전에 노출 빈도가 많은 사람은 현실을 보다 텔레비전 세계의 시선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는 매스컴 이론을 차치하더라도 텔레비전 그것도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패턴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높다. 이 때문에 드라마 작가는 극본을 쓸때 인물묘사나 상황설정 등에 유의를 해야한다.

우리 드라마의 역사는 올해로 45년을 맞았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어머니가 없거나 아버지가 없는 그리고 부모 모두 없는 가정의 아이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변화된 사회와 산업구조로 인해 가족의 형태는 싱글맘(어머니 혼자 자식을 키우는 것), 싱글대디, 미혼모, 1인 가족, 입양가족 등 다양해졌다. 부모와 자녀가 사는 전통적 가족 형태에서 크게 벗어난 가족의 형태가 등장한 것이다. 또한 가족의 파편화와 해체화 그리고 사고의 증가로 편부, 또는 편모 가족이 많아졌다.

이러한 변화를 담보하지 못한채 드라마들은 가족 형태와 가족 구성원의 묘사에 있어 고정화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심화시키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편부나 편모, 또는 부모가 없는 자녀들의 모습에 대해 편견과 왜곡의 심화를 부추기는 고착화된 스테레오 타입식의 묘사를 전개하는 것이다.

즉 편부나 편모 또는 부모가 없는 자녀들은 드라마의 대부분에서 한결같이 문제아나 비행소년, 사기꾼 등으로 묘사한다. 청년 등으로 성장해서도 이범주의 캐릭터들이 주류를 이룬다.

최근 종방한 KBS드라마 ‘이죽일 놈의 사랑’에서 복구(비)와 16일 첫방송한 MBC 월화 드라마 배대철(에릭)이 드라마상에서 드러나는 문제의 대표적인 인물 유형이다. ‘이죽일놈의 사랑’에서 복구는 다섯 살때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는다. 이후 폭력 등 사고를 도맡아 치고 문제아로 크면서 인간 쓰레기로 전락한다. 또한 배대철 역시 어릴적에 어머니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집을 나가게 되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돈만 밝히는 아버지에게 시달리며 사기꾼에 여자를 등쳐먹는 제비로 성장한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부모가 없거나 사고나 이혼, 가출로 인해 부모중 한 사람이 없는 가족의 자녀들의 모습은 이 두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인물의 형태와 모습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하다.

물론 이같은 캐릭터 묘사는 보다 비극적 운명을 강조해 강한 자극성을 유발하기위한 극적 장치이지만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한결같기 때문이다.

이같은 스테레오타입식의 묘사는 현실속의 이같은 처지의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왜곡으로 이어진다. 현실속에선 이런 상황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사람이, 그리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이들은 드라마에서 조장한 편견의 시선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편견에 시달린다.

사회도 변했다. 가족의 형태도 변했다. 하지만 드라마 작가들의 상상력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제 작가들도 변화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다양한 인물군을 창조해야한다. 그것이 드라마를 살리고 편견과 왜곡으로 일관되게 그린 사람들에 대한 그동안의 최소한의 사죄이자 예의이다.


 

[극중에서 부모가 없이 성장해 문제아로 그려진 '이죽일 놈의 사랑'의 복구(비)와 어머니의 가출한 가정에서 자라 사기꾼으로 묘사되는 '늑대'의 대철(에릭). 사진제공=KBS, MBC]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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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마이데일리 2006-01-1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