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스크랩】김수미,"고생하신 어머니 생각나 아직 마트대신 시장찾아

 

 

 

18일 마산찾아 중년이후의 삶’ 주제로 허심탄회한 강연

“겉치레 명품을 좇기보다는 자신의 인격을 명품으로 만드세요.”

 

최근 영화·시트콤을 비롯해 뮤직비디오까지 출연하며 <전원일기>에 이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김수미씨가 18일 마산(신세계 마산점)을 찾았다.

 

김수미가 털어놓는 삶

 

그는 <전원일기>를 비롯해 영화 <오! 해피데이> <위대한 유산> <슈퍼스타 감사용>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서 자신만의 연기위치를 다졌다.

 

영화 <마파도>에서 욕쟁이 할머니 진안댁으로 출연해 관록 있는 연기와 개성 넘치는 말솜씨로 영화 팬들을 사로잡으면서 명실상부한 흥행 스타의 반열에 들어섰고, 최근에는 뮤직비디오에서 파격적인 키스신과 감성적인 멜로 연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환갑을 앞두고 있으면서 그동안 느꼈던‘중년이후의 삶’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새벽마다 한마디라도 긁적거려야 하루가 시작될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하고 2003년에는 북카페 일용엄니 책방 대표를 맡을 정도로 항상 책과 함께 한 덕에 얘기마다‘인생의 어록’들이 두런두런 풀어졌다.

 

그는 아무리 물질적인 것이 풍부하다 할지라도 정신적인 풍요가 없으면 ‘밑 뚫린 장독’처럼 허무할 수밖에 없다며 중년이 아름다우려면 인격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칭찬을 아끼지 말고 평생을 함께 할 친구를 만드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상외로 참석자가 적어 언짢을 만한데도 허탈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는 모습은 연예계에서 들리던 그의 후문과는 많이 달랐다. 그 역시 연예계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무조건 칭찬하는 습관 가져보라”

 

좋고 싫음이 분명해 후배들이 가장 다가서기 힘든 선배로 알려졌다고 한다.

 

어느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한다>라는 책을 통해 험담을 하면 항상 내 주위가 피곤해지고 칭찬하면 주위가 항상 편안해진다는 원리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모임을 하다 보면 꼭 꼬투리를 잡거나 잘못한 것만 지적하는 사람들이 한 명씩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과 있으면 나 역시 기분이 우울해집니다. 무조건 칭찬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인격이 만들어집니다.”

 

탤런트 김혜자는 그에게 둘도 없는 인생의 선배다. 나이를 먹을수록 남편보다는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많다며 상처 주는 말만 하지 않는다면 인생의 무거운 짐까지도 함께 보듬고 갈 수 있는 영원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야채 장사하는 수 십 년 간 어머니를 도우며 어린 시절을 보낸 데다 고향도 전라도 군산 촌 동네라 그에게선 고향 어머니 같은 군내가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

 

“<전원일기> 촬영할 때 저 멀리 농부가 아기 열무를 뽑고 있는 것을 보면 ‘저놈 푹 지져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할 정도로 완전 촌년이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무청에 된장이랑 멸치 푹푹 넣고 푹 지진 우거지라면 말 다했죠 뭐."

 

" 어머니가 너무 고생하시면서 일 하셨던 것이 생각나 마트 대신 시장을 찾습니다. 시장 들를 때마다 떨면서 팔고 있는 아줌마가 있으면 어머니 생각이 나 있는대로 다 사서 동네 사람들한테 나눠주곤 합니다.”

 

그는 최근 <겨울연가> 촬영장소인 춘천을 찾는 중국사람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춘천 과일 아줌마’를 아냐고 물었다. EBS·중국 영화를 통해 ‘춘천 과일 아줌마’가 중국어를 배웠다는 보도를 보고 본인도 놀랐다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인 것 같다며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또 하나, 현재 자신의 삶을 후회 없이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남긴 글을 우연히 봤는데 후회하는 글귀가 가장 많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왜 용서하지 못했나’와‘한번 왔다 가는 인생 왜 즐기면서 지내지 못했나’였습니다. 글귀를 접한 이후로 주위 사람을 사랑하며 지금 내 인생을 즐기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명품 같은 인격을 위해 항상 되새긴다는 문구를 남겼다.‘벙어리처럼 함구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열정적으로 살고 때론 얼음처럼 차가워져라.’

 

 

 

경남도민일보 박종순 기자 yard@idomin.com/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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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컷뉴스 2006-01-19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