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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결혼한 장모씨(30·여)에게 이번 설은 시댁에서 보내야 하는 첫번째 명절이다. 법적으로야 이미 가족이 됐지만 정서적으로는 여전히 시댁 식구들이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어른들의 귀여움을 사고 친척들과 원만하게 어울릴 수 있을까.
첫 명절을 맞아 가족관계의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은 신혼 남녀들에겐 앞서 이 길을 걸어간 선배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될 터.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기 위한 명절 처세법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다.
▶시댁(처가) 식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어야 하나 고민된다.
혼인은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가족문화 대 가족문화의 결합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각기 다른 문화에서 살아왔고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니만큼 대화 소재가 마땅하지 않은 게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위안을 찾는다면 시댁(처가)의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긴장하고 있다는 점.
이 난관을 재치있게 헤쳐나가려면 일단 공통의 화제를 찾아야 한다. 가장 만만한 주제는 남편(아내)의 어린 시절이다. ‘어릴 때 어떤 말썽을 부렸나, 공부는 잘했나’ 등을 물어보자. 시어머니는 아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고 대화는 풍성해질 것이다. 이런 과정은 배우자와 그 가족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두번째 요령은 아예 다같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시댁(처가)을 향해 출발하기 전에 미리 인터넷을 검색해 집 근처 유적지나 공원을 알아둔다. 길이 막히지 않는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가면 바람도 쐬고 추억도 남길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갈 만한 곳이 딱히 없다면 극장에 들러 영화를 보는 것도 좋다. 집에 돌아와 영화에 대한 감상까지 서로 얘기하면 대화에 대한 고민이 반감된다.
▶집안일을 얼마나 많이 해야 하나.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겠다’며 몸이 부서져라 일할 필요는 없다. 명절 증후군이 생겨 가족이 모이는 날이 공포스러워진다면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식구들이 일하는데 힘들다고 쉴 수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한다는 것은 결혼하면 불가능해지는 게 사실이다. 만약 너무 힘들 정도로 일이 많다면 이번 명절은 참고 넘어가더라도 단계적으로 행사를 주관하는 어른을 설득해 일감 자체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장기적으로 현명한 대처법은 남자들을 포함해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며느리가 나서기는 어려운 일. 딸(시누이)이 역할을 맡아야 한다. 자신의 친정에서부터 모든 식구들이 가사 노동에 참여하도록 어머니와 아버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일감을 나누도록 한다.
▶나이 많은 손아래 동서는 어떻게 대해야 하나.
사회에서 나이 많고 학번이 높아도 가족 내부에선 통하지 않는다. 혼인과 동시에 배우자의 서열이 곧 나의 서열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식구가 된 손아래 동서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을 때는 말을 놓아야 하나 높여야 하나 난감하기 짝이 없다.
호칭의 경우, 당사자들끼리 혹은 어른들과 합의될 때까지는 결혼 전에 쓰던 호칭을 쓸 것을 권한다. 사소한 문제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느라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권위를 세우려 한다거나 어른 대접을 받고자 하는 기대도 접는다. 상대에게 마음을 열었을 때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다.
말 높임 문제도 마찬가지. 결혼해서 손아래 동서가 됐다고 갑자기 하대하면 기분만 상할 뿐 관계를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상대방의 경험과 연륜, 나이를 인정하고 서로 존대한다면 친해질 때까지 큰 불편함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아기 빨리 낳으라는 압박은 어떻게 넘기나.
아기가 안 생기는 거라면 모를까, 2세 계획이 없다면 참 곤란한 질문이다. 대처 방법은 단기와 장기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앞으로 몇년 동안만 아기 낳을 계획이 없다면 애교 섞인 임기응변으로 넘어가는 게 낫다. 정색하고 ‘육아와 회사를 병행하는 게 어렵다’고 실토했다가는 일을 그만두라는 반강제적인 권유를 받을 수도 있다.
영영 아기를 낳지 않을 생각이라면 문제가 조금 심각해진다. 친척들까지 모인 자리라면 일단 웃음으로 넘기자. 어른들에게 이해시키는 작업은 주위가 조용해진 뒤나 명절 후로 미루되 각자의 집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책임진다.
시댁에서는 남편이 대응하고 친정에서는 아내가 대응하는 식이다. 이런 문제는 처가보다 시댁의 압력이 더 크고, 시어머니를 통해 며느리에게 압력이 전해지기 때문에 아들이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탓이 아니라 아들의 의지 때문’이라고 확신한다면 압박은 줄어든다. 실제로 남편이 적극 나서 부모님을 설득한 결과 이 문제에 대해 어른들이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가족도 있다.
〈도움말:로리주희 줌마네 부대표, 조희금 대구대 교수〉
〈글 최희진기자 daisy@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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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6-01-2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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