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트래블]올 정월대보름 가볼만한 전통마을 5選

피나얀 2006. 1. 31. 18:55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에서 본 보름달. ‘한바퀴 돌면 다리병이 없어지고, 두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바퀴 돌면 극락간다’ 는 전설 때문에 1.6km의 성곽을 따라 빙빙 도는 답성놀이 풍습이 내려온다. 답성놀이는 음력 9월에 열린다. 고창문화원은 오는 28일(음력 2월 1일)

정월대보름(12일)이 다가왔다. 보름달이야 집 앞 아파트 위로도 떠오르고, 부럼이며 오곡밥은 할인점에서도 팔지만, 마음만은 옛날 고향마을로 가고 싶다. 장승 깎고, 떡메도 쳐 보고, 달 밝은 밤길 걸으며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통마을로 떠나보자. 이번 정월대보름은 마침 주말이 끼어 나들이 가기도 좋다.

 

#전통떡:양양 떡마을

 

강원 양양군 서면 송천리는 전국에 이름난 떡마을. 아직도 기계 대신 장작불과 떡메를 사용한다. 직접 떡메로 치고 손으로 버무려 만든 떡이 별미다. 33가구 중 16가구가 떡을 만든다.

 

송편·시루떡·계피떡·쑥버무리 등 10여가지의 떡을 연중 판매한다. 관광객에겐 떡만들기 체험이 인기가 높다. 미리 찐 찹쌀을 나무판에 얹고 떡메로 쳐 인절미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체험비는 5되에 5만원. 두세 가족이 넉넉히 나눠먹을 양이다. 체험을 하려면 미리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쌀을 담그고 빻아 쪄 놓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을을 흐르는 송천계곡을 따라 개울 산책로와 논둑길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농가 팜스테이도 가능하다. 설악 주전골·오색약수·낙산 해수욕장이 가까워 연계 관광하기 좋다.

songcheon.invil.org (033)673-8977

 

#장승깎기:순창 추령장승촌

 

전북 순창군 복흥면 서마리 추령 고개에 올라서면 장승 1,000여점이 모여 있는 ‘장승 마을’이 나온다. 장승조각가 윤흥관씨가 직접 깎고 모은 장승들로 세운 장승촌. 왕방울만한 눈이 툭 튀어나온 장승, 혀를 낼름 내민 장승, 12지신 장승, 아프리카·인도에서 가져온 외국 장승 등 갖가지 표정의 장승을 만날 수 있다.

 

직접 장승을 깎아볼 수도 있다. 어린이는 길이 20㎝ 정도의 작은 나무를, 어른은 50㎝ 정도의 큰 나무를 이용한다. 도안을 따라 칼로 깎아내면 되지만, 손이 서투르다면 깎아놓은 장승에 색깔 단청만 입혀도 된다. 만든 장승은 가져갈 수 있다. 체험비는 어린이 8,000원, 어른은 1만원부터. 나무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장승촌 일대는 ‘서편제’의 창시자인 명창 박유전의 고향. 출렁다리와 인공폭포가 있는 강천산은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내장산과 백양산도 가깝다. 추령장승촌 (063)652-5596

 

 

사진 위로부터 순창 추령장승촌, 간월도 굴부르기군왕제, 태안 볏가리마을 민속체험 행사, 문경 시산제.

#민속놀이:간월도 굴부르기군왕제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에서는 12일 오후 풍어제의 일종인 ‘굴부르기군왕제’가 열린다. 간월도 명물 어리굴젓을 담글 수 있도록 굴이 많이 모이게 해달라고 서해 용왕에게 비는 행사다. 그래서 제사의 주축도 여성이다.

 

흰 바지저고리를 입고 머리에 광주리를 인 여성들이 제사를 집전하며, 흥겨운 풍물놀이가 이어진다. 군왕제는 만조 무렵인 오후 3시 간월도 어리굴젓 기념탑 앞에서 시작된다. 어리굴젓은 조선시대부터 조정 진상품으로 쓰일 만큼 명성이 높았다. 태조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간월암에서 수도할 때 맛을 보고 조정에 올렸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간월도는 달 구경하기에도 좋다. 물때에 따라 섬이 되었다가, 뭍이 되기를 되풀이하는 작은 섬. 암자 간월암과 그 뒤로 이어지는 망망대해에 달빛이 쏟아진다. 달이 암자와 어울려 떨어지는 시각은 새벽 3~4시 무렵. 늦은 밤에도 그 모습을 렌즈에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모여들곤 한다.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8

 

#민속체험:태안 볏가리마을

 

농촌체험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충남 태안군 이원면 볏가리 마을에서는 11~12일 1박2일간 정월대보름 민속체험 행사를 연다. 쥐불놀이·달집만들기·부럼깨기 등 전래 풍속의 유래를 배우고 두루 체험할 수 있다.

 

11일 밤엔 마을 주민들과 달집을 만들어 태운다. 달타령에 맞춰 달집을 태우는데, 연기의 양에 따라 한해 농사의 풍흉을 짐작할 수 있다. 깡통에 나무를 채우고 불을 붙여 논둑에서 빙빙 돌리는 쥐불놀이가 이어진다. 이튿날 아침은 부럼깨기로 시작한다. 이어 짚으로 작은 주머니(오쟁이)를 만들어 소원을 쓴 종이와 흙을 담는다.

 

부잣집 마당의 흙을 훔쳐 담으면 그 복이 자신에게 온다고 믿었던 전래 풍속을 재현한 것. 볏가릿대 세우기도 재미있다. 주민과 관광객이 힘을 합쳐 소나무에 동아줄을 매어 세운 뒤, 오곡을 창호지에 싸서 매달아두는 것. 보름 뒤 음력 2월1일 오곡을 펼쳐보고, 싹이 튼 정도에 따라 그해 농사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행사 참가비는 어른 3만5천원, 어린이 3만원. 오곡밥·굴구이 등으로 마련한 3끼 식사와 숙박이 제공된다. www.byutgari.com

 


#밤길:문경새재 과거길

 

새재는 조선시대 영남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보름달을 등불삼아 옛 선비들 걷던 흙길을 자박자박 걸을 수 있다. 1관문 주흘관에서 3관문 조령관까지 6.5㎞. 문경시는 지난해 5월부터 보름날 밤 이 길을 걷는 ‘과거길 달빛사랑 여행’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겨울 동안 중단했다가 오는 4월 재개할 계획이다.

 

12일엔 전국 산악인 2만여명이 모이는 ‘시산제’가 열린다. 산신에게 한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자리. 오전 10시 제례에 이어 주흘산 산행이 이어진다. 오후 3시30분부터 1관문 앞 장승공원에서 소원지 태우기, 달집만들기 같은 정월대보름 이벤트가 열린다. 전통차와 떡을 제공하고 가훈을 써 준다.

 

1관문 뒤 KBS 사극 촬영장도 방문할 만하다. 2만여평의 부지에 왕궁, 기와집 41동, 초가 40여동이 세워져 있다. ‘태조왕건’ ‘제국의 아침’ 등을 여기서 촬영했다. 문경시 문화관광과 (054)550-6393

 

 

 

 

〈최명애기자 glauk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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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6-01-31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