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제주의 봄 봄 봄] 해안 드라이브

피나얀 2006. 2. 25. 18:09

 

 

바람을 타고 온 제주의 봄은 해변을 물들이며 시작한다. 한라산 정상은 아직도 눈으로 하얗고 산중턱은 서걱이는 억새로 여전히 스산한 겨울을 이야기 하지만, 파도 철썩거리는 바닷가는 이미 살랑이는 봄바람에 들떠있다.

갯가 돌담 두른 밭에는 싱그러운 초록이 익어가고 성산 일출봉이나 산방산 자락 관광지엔 서둘러 피어난 노란 유채꽃이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제주의 관광동맥인 12번 일주도로를 타고 가다 중간중간 만나는 해안도로는 제주의 봄을 만끽하기에 제격인 곳. 봄빛 가득한 푸른 바다의 풍광이 걸음걸음을 멈추게 한다.

제주에서 12번 국도를 타고 시계방향으로 돌면 삼양, 함덕, 김녕 등 제주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을 잇는 해안도로로 연결된다. 김녕해수욕장에서 시작된 해안도로의 끝 행원리에는 바람과 맞서 서있는 풍력발전기로 이국적인 정취를 선사한다.

구좌읍 세화에서 다시 시작하는 해안도로는 성산 일출봉과 신양 섭지코지를 지나 온평리의 환해장성 등을 거치는 경관도로. 제주 해안도로의 백미다. 여름이면 하얀 꽃섬이 되는 문주란 자생지 토끼섬을 바라보며 길은 시작한다. 바다 건너 우도가 내내 동무하고 층층 포개진 돌담 두른 밭이 길을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성산 일출봉을 스쳐 지날 때면 여기저기에 노란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다. 드라마 ‘올인’으로 국민관광지로 거듭난 섭지코지는 노란 유채꽃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보이는 일출봉 풍경이 장관이다. 온평리와 신산리 구간은 환해장성길로 현무암 돌들을 성기게 포개놓은 옛 성곽을 끼고 내처 바닷길을 달리게 한다.

짧은 표선의 해안도로에선 표선 해수욕장의 너른 백사장과 제주민속촌박물관을 만나고, 남원읍의 해안도로에서는 중문의 주상절리대에 비견할 해안 경승인 남원큰엉과 신영제주영화박물관을 지난다.

산방산 아래 대정 들녘도 봄빛 가득한 공간. 유채꽃밭에서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노란 꽃망울도 함께 터진다. 송악산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라. 바다에 뜬 형제섬과 한라산이 한 눈에 들어오고 뒤돌아보면 바다 표면에 납작하게 들러붙은 가파도와 마라도를 만날 수 있다. 송악산 바다 절벽에는 일본군이 어뢰를 보관하기 위해 만든 작은 동굴이 숭숭 뚫려있다. 산방산에서 송악산을 지난 해안도로는 국내 최남단 항구인 모슬포까지 이어진다. 가장 최근에 뚫린 해안도로다.

대정읍 서림수원지에서 한경면 용수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석양을 위한 길. 장구 모양의 차귀도가 붙들어 맨 일몰의 태양은 언제 보아도 장엄하다. 갯바위에 올라 바다 낚시를 하는 꾼들이 유독 많은 곳이다.

금릉에서 귀덕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에서는 옥색 물빛의 비양도를 감상할 수 있고 애월과 하귀리를 잇는 해안도로는 현무암 절벽과 코발트 빛 바다가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이호해수욕장과 용두암을 잇는 도로는 제주 시민들의 데이트 길. 횟집촌과 예쁜 카페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줄지어 서있다.

 

 

 

 

제주=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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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일보 2006-02-23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