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2006 봄 Jean 풍경

피나얀 2006. 3. 10. 23:45

 

 

“진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이 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했다. 하지만 최근 진(Jean)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스키니(Skinny), 로라이즈(Low Rise), 부트 컷(Boot Cut) 등 매년, 아니 계절마다 새로운 스타일이나 용어로 진 마니아조차 혼란스럽다. 흔히 ‘청바지 따위’로는 진 패션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

 

잘 빠진 진 한 벌 고르려 설명서를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기 일쑤다. 지난해 부트 컷 진으로 부동의 진 브랜드로 자리 잡은 캘빈클라인 진과 전통의 강자 리바이스가 설명하는 진 마니아 되는 법을 들어보자.

 

# 스톤 워시와 프런트 라이즈를 아시나요

 

올해 초부터 진 시장은 피부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 스타일과 골반에 살짝 걸쳐 입는 로라이즈 등이 대세. 스키니 진에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워싱(washing·물빼기)이다. 워낙 달라붙기에 단조로운 스타일은 몸의 외형을 그대로 드러내 입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군데군데 물을 빼거나, 일부러 헤진 듯한 느낌을 살려 시선을 분산시킨다.

 

물 빼는 법은 여러 가지. 무릎이나 엉덩이 부분이 탈색됐다면 대개 샌드 워시(sand wash)된 것. 원래 모래를 강하게 분사해 원단 겉면의 염료를 벗겨내는 가공법이지만, 요즘엔 탈색 약품을 많이 사용한다. 원단 자체가 거칠다면 염소를 섞은 약품으로 세탁하는 스톤 워시(stone wash) 과정을 거친 것이다. 몇 해째 유행하는 빈티지 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헤진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대미지(damage)라 부른다.

 

시선을 분산시키고 자유로운 느낌을 심는 방법으로 주름이나 프린트, 다양한 액세서리도 널리 쓰인다.

 

웬만큼 몸매에 자신 있고 진을 즐기는 여성이라면 로라이즈 스타일을 모를 리 없다. 로라이즈는 진의 앞쪽 밑위 부분을 의미하는 프런트 라이즈(front rise)에서 나온 용어. 프런트 라이즈가 짧기에 골반에 겨우 걸쳐져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몸매가 제대로 드러난다. 뒤쪽 밑위 부분은 백 라이즈라 부른다.

 

진의 전체적인 모양을 패턴이라 하는데, 웬만한 워싱 과정에서 원단이 줄기 때문에 애초에 패턴을 키워 제작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주머니를 튼튼하게 고정하기 위해 양 끝에 박아놓은 것을 리벳이라 부르고, 원단이 접하는 부분에 밖으로 드러난 바느질 선을 스티치라 한다. 이밖에 벨트 라인과 뒷주머니 사이에 있는 역삼각형 모양의 천 조각을 요크라 부르는데, 엉덩이 부분에 입체감을 준다.

 

 

# 내 몸에 맞게 연출하라

 

지난해 무릎부터 발목 부분까지가 넓어 일명 섹시 진으로 불린 부트 컷 진을 내놓아 인기몰이를 했던 캘빈클라인 진은 올 봄·여름을 겨냥해 ‘보헤미안 진’으로 통하는 데님 스타일을 선보인다.

 

워싱은 물론 골드 스티치에다 보석 버튼, 다양한 손장식을 첨가했다. 캘빈클라인 진이 올 시즌 내세운 스키니 진 역시 워싱과 대미지 처리를 해 보헤미안의 자유로움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오메가 문양의 한 줄 스티치가 특징이었던 지난해 오리지널 진과 달리, 옐로와 오렌지 두 가지 색상의 스티치로 부트 컷 진의 유명세를 이어갈 계획.

 

지난해 엔지니어드 진으로 정통 진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킨 리바이스는 올해 ‘아틀란티스(물의 도시)’를 컨셉트로 내세웠다. 지난해 진한 스타일이 인기였다면 올해에는 물처럼 투명한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표면이 거친 느낌의 그린과 그레이 원단을 사용했다.

 

캘빈클라인과 다르지 않게 낡은 느낌을 살리고, 기본적인 진보다 좀더 헐렁한 배기(Baggy) 스타일을 선보인다.

 

지난해 부트 컷 진에 하이힐’이 거리를 점령했던 이유는 긴 다리에 대한 열망 때문. 무릎에서 발목까지 넓어지기에 다리가 곧지 못한 체형에도 어울린다. 허벅지와 정강이 부분의 면적이 비슷해 허벅지도 가늘어 보인다. 이 때문에 올해 역시 부트 컷 스타일의 인기는 식지 않을 듯하다.

 

젊은 여성들의 ‘로망’이 돼버린 스키니 진은 그야말로 모험이 될 수 있는 스타일이다.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게 부담이라면 상의를 화려하게 입는 것도 방법. 엉덩이 라인이 걱정이라면 짧은 원피스 스타일로 살짝 가려도 볼 일이다.

 

골반이 큰 서양인의 체형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로라이즈 스타일. 당연히 골반이 큰 여성들에 유리하다. 대신 허벅지가 굵은 경우 가운데 부분의 색상이 흐리고 가장자리는 진한 스타일을 선택하면 허벅지가 가늘어 보인다.

 

골반이 작고 마른 체형이라면 카고(Cargo) 진도 나쁘지 않다. 여러 개의 주머니로 밋밋한 엉덩이 부분에 꽂히는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 경쾌한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끝단이 무릎까지 말려 올라가는 롤업 스타일을 택해 발목과 정강이 부분을 살짝 노출하면 된다.

 

 

# 근데 뭐가 이리 비싸지

 

웬만한 진의 가격표를 살펴보니 10만원대 후반에서 20만원 대까지. 진의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에선 이보다 더 비싼 진이 프리미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날개 돋친 듯 팔리고, 국내에도 편집 숍이나 해외 구매대행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디젤(Diesel) 세븐진(Seven jeans) 트루릴리전(True Religion) 허드슨(Hudson) 등 프리미엄 진이 마니아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지만 왜 이렇게 비싸진 걸까.

 

대형 진 브랜드의 MD들은 가장 큰 이유로 대중적이던 진이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발전한 점을 든다. 캘빈클라인 진의 MD 윤혜원 대리는 “2004년부터 유행된 진은 누구든 한 벌 정도 갖고 있는 아이템이 됐다”며 “고급 원단은 물론 최근 유행 경향인 로맨티시즘이나 보헤미안풍과 맞물려 여러 원단을 사용하며, 꽃무늬 등 세세한 부분을 강조하고 새로운 라인을 만드는 등 전반적으로 고급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경제력이 탄탄한 30대 이후까지 소비층이 번지는 데다 여성은 정장으로 쓰기도 해 수요층의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캘빈클라인 진 코리아 역시 프리미엄 라인인 ‘CK 39’(뉴욕 본사가 있는 39번가에서 따온 이름) 수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고, 리바이스는 이미 프리미엄 진을 선보이고 있다.

 

 

 

 

글 정재영, 사진 이종덕 기자 sisleyj@segye.com

<촬영협조:의상 캘빈클라인 진 코리아,

메이크업 디아모레스타, 모델 최윤경 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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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세계일보 2006-03-10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