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것

피나얀 2006. 3. 13. 19:34

 

형제자매들과 부대끼며 살아본 경험이 없는 요즘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집단 따돌림은 어느 세대에나 있어왔다. 그러나 생명까지 위협하는 요즈음의 집단 따돌림을 방지하기 위해 ‘스쿨 폴리스’란 제도까지 만들어진 것을 보면 그것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많은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1, 2, 3학년인 세 아이들이 함께 놀면 꼭 한 아이가 운다. 두 사람이 자기를 따돌린다며 우는 아이는 위로받길 원하고 울린 아이들은 이해받길 원하는 순간이 부모로서는 제일 힘들다. 이와 비슷한 일은 학교에서도 일어난다.

 

아이들은 전학을 올 때부터 교가를 엉터리로 부르고, 급식 때 밥이 적으면 울고, 과자가 있으면 친구와 나눠먹을 줄도 모르는, 자기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그 친구의 행동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그 친구의 그런 모습을 그냥 나와 다르다고 이해하고 넘어갈 순 없는지 물어보았다. 이해하고 싶지만, 자꾸 그러니까 짜증나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은 안 그러는데 왜 혼자만 그러는지 봐 줄 수가 없다고 한다.

 

어떤 마음인지 이해할 순 있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님을 단호하게 말해준다. 요즘 아이들은 전체와 다른 일부분을 관용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부족하다. 나와 남의 차이를 차별의 기준으로 인식한다.

 

길을 가다보면 줄지어 매달린 학원 간판들. 그 속에 왜 나와 다른 친구를 이해하며 수용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학원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 혹시 그런 학원이 생긴다하더라도 며칠 내 문을 닫고 말하겠지만…….

 

인성 교육보다는 학력 신장이 우선인 오늘날의 교육이 어쩌면 이 아이들을 ‘왕따’로 몰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담을 하면서 학교와 학원을 밤늦도록 오가는 아이들이 특정한 아이를 ’왕따‘로 만들어 그 아이를 상대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듯한 인상마저 들었다.

 

물론 따돌림 받고 있는 아이도 자기 행동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쉽게 변하지 않으니 주위에서 도와주어야 하는데 왕따를 도와주는 아이마저 왕따를 시킨다니 그리 쉬운 일도 아니다.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등수만을 강조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따돌릴 이유가 너무 많은 친구라 할지라도 폭력이 아닌 이해로써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으면 좋겠다.

 

한때 장애인인 친구를 놀리던 3학년 아들에게 “네가 공부 꼴지 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장애인 친구를 놀리는 건 참을 수 없으니 다신 그런 짓 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야단친 적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들이 먼저 ‘따돌림’과 ‘학교 폭력’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것에 민감해 진다면 설마 내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다니... 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시험을 잘 보면 원하는 선물을 사주기도 하고 돈을 주기도 하는 모양이다. 나는 시험에 대한 보상을 주는 것보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따돌리지 않고 폭력을 쓰지 않으면 큰 상을 주겠다고 말하는 부모가 많아지고 인성을 중시하는 학교 분위기가 만들어 진다면 학교폭력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여옥 30대 후반, 전직 간호사이며, 네 아들의 엄마이다.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인 큰아이, 그 뒤로 2학년, 1학년, 마지막으로 4살인 아들들과 남편, 이렇게 여섯 명이 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현재 김여옥씨는 2년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으로서, 학부모 상담 자원 봉사자로서 일하고 있다. <당당한 엄마, 학교에 가다!>는 사회당 서울시위원회 여성모임 ‘즐거운 공존’ 소식지에 연재되고 있다.

 

 

 

김여옥(gbl3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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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프로메테우스 2006-03-13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