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문제는 대화로 해결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녀와는 도통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게 대개의 10대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고민이다.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유수정 부모교육 수석강사는 이럴 때 먼저 “아이의 ‘말’보다 그 말을 하는 ‘마음’을 해석하라”고 조언한다. 위의 상황에서 아이는 정말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한 것이 아니다. 어려운 문제에 부딪혀서 답답하고 짜증스러운 속마음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1번을 골랐다면 당신은 자녀와의 대화방식을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혹 ‘대놓고 화내는 것’을 대화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화의 기본태도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공감하며 성실하게 대하는 것이다. 마음같아서는 “시끄러워!” 소리지르고 싶더라도 즉각적으로 튀어나가는 말을 참아야 한다. 비꼬는 투의 “잘∼ 한다” “너는 왜 그 모양이냐?” 같은 비판이나 비난,단정,지시,명령,훈계는 아이에게 좌절감을 주고 대화를 가로막을 수 있으므로 금물이다. 대화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누가 그랬는데?” “왜 그랬는데?” 계속 질문하고 탐색하는 것도 아이에게 부담이 된다.
아이의 말을 자르지 말고 들어줄 수 있을 때까지 들어주는 ‘듣기 훈련’도 필요하다. 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거나 맞장구를 치면서 잘 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게 유수정씨의 충고.
이렇게 아이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아이의 속마음을 읽었다면 대화의 첫마디는 아이의 말에 공감을 표시해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3번이 당신의 반응이라면 그런 측면에서 이미 당신은 자녀와의 대화기법을 터득하고 있는 셈이다.
자녀와의 대화에 문제를 겪는 부모들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다는 점이다. 부모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도 설교와 잔소리가 길어지면 아이는 귀와 마음을 닫는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아이와 대화할 때는 이해하는 말과 가치를 전하는 말을 80대 20으로 맞추라”고 말한다.
심심하다고 투덜거리는 아이에게 “책을 읽으면 되지”라고 가치를 전하는 말을 하고 싶더라도 “같이 놀 친구가 없어서 그렇구나”라고 이해하는 말을 더 많이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상황에서 2번을 골랐다면 당신은 ‘해결사형’ 부모. 자녀에게 관심이 많고 고민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인정하지만 자칫 문제를 감당하는 법을 모르는 채 부모가 도와주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로 만들 수 있다. 좋은 부모가 곧 해결사는 아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위의 상황에서 학원을 보내달라거나 과외 선생님을 구해달라고 스스로 해결방법을 내놓을 수 있다. 아이의 고민에 즉각적으로 해답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여유 있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 송미경 한국청소년상담원 연구원은 부모가 노력한다고 당장 아이와의 관계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다만 아이들은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평소와 조금 다른 태도를 보여도 놀라게 되고,부모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유수정씨는 “아이의 마음을 읽고,부모의 마음을 전하려고 노력하라”며 “대화가 되면 저절로 모든 문제가 풀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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