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봄볕 머금은 삼다도 해변에 찍어요

피나얀 2006. 3. 30. 21:05

 

제주 하얏트 절벽아래 조른모살 해변.

여행자들은 궁금하다. 혹시 패키지 상품을 따라가면 쇼핑몰로 끌려다니고, 옵션 강요로 바가지쓰는 것은 아닌지. 실제로 해외여행이건, 국내여행이건 패키지여행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오히려 ‘좋은 상품’도 의심받는 게 현실이다.

 

한국관광공사가 패키지여행에 대한 이런 우려를 없애고 질좋은 여행상품을 지원·홍보하기 위해 최근 강원, 충청, 영남, 호남, 제주 등 국내 5개 지역 우수관광상품을 선정했다. 과연 정말 좋은가? 제주 투어버스여행의 ‘제주 비경, 발품여행’ 투어에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다. 호텔과 숙박도 만족스럽다. 다만 상품명처럼 숨겨진 비경은 아니다. 하얏트 호텔 절벽 아래 조른모살처럼 생소한 곳도 있지만 섭지코지, 어승생악, 민속마을 등 많이 알려진 곳이 대부분이다. 비경이라기보다는 진경(眞景)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제주도를 여러번 찾았지만 정방폭포, 천지연, 여미지식물원 등 ‘수학여행 코스’ 외에 또 다른 곳은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딱 어울린다.

 

투어는 첫날 서부권과 이튿날 동부권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동부권은 용눈이 오름~승마체험 및 공연관람~환해장성~섭지코지~월정리 해안도로(풍력발전소)~북촌 돌하르방 체험이 주요 프로그램. 제주도를 여러번 찾은 사람들도 오름트레킹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정표도 많지 않고 투어 코스로 개방된 곳도 드물기 때문. 용눈이는 오름선이 아름다운 곳. 90년대 중반 사진작가 김영갑에게 추천받았던 곳인데 이제야 트레커들이 늘고 있다. 용눈이 오름은 올라가는 데 7~8분 정도 걸린다. 정상에선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게 장점이다.

 

마상쇼는 아이들과 노인에게 만족도가 높다. 몽골인들의 말타는 솜씨가 압권. 환해장성은 표선해안도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래 표선~성산간 해안도로변에는 삼별초가 지은 성곽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 돌을 가져다 집짓고 밭담쌓는 데 써버렸기 때문이란다. 돌하르방 체험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코스.

 

문화재로 지정된 하르방은 47기(원래는 48개였으나 1기는 분실된 상태다). 분실된 1기를 포함해 48기의 하르방을 복원해 놓았으며 창작 하르방까지 100여기가 전시돼 있다. 하르방의 역사를 들어볼 수 있고 판화체험을 할 수 있다(프로그램엔 탁본이라고 나와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판화체험이다). 점심은 민속마을 내 토종돼지 불백집. 맛이 좋다.

 

서부권 코스는 한라산 어승생악~신비의 도로~외돌개관광(또는 옵션 유람선투어)~조른모살~제주 도예촌~수월봉코스로 짜여 있다. 어승생악은 한라산 어리목 관리사무소 뒤편 오름이다. 윗세오름이나 만세동산만큼 풍광이 뛰어나진 않지만 짧은 시간(왕복 한시간)에 제주오름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오름 정상부근엔 아직까지도 눈이 녹지 않아 조금 미끄럽긴 했지만 풍광은 좋은 편. 정상엔 일본인들이 정찰과 사격을 위해 세웠다는 토치카가 남아있다.

 

외돌개는 문섬, 섶섬, 범섬 등이 바라보이는 기암해안. 산책로도 잘 닦여있다. 옵션(1만8천5백원)인 유람선 투어는 권하고 싶지 않다. 유람선 갑판 위에선 소주를 두고 술을 마시는 관광객도 보이며, 아예 ‘뽕작’에 맞춰 춤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유람선 선원이 탑승객을 웃기기 위해 던지는 농도 상스럽다. 예를 들면 경술년 개해를 설명할 때 ‘술먹으면 개된다는 뜻’이라고 표현, 부모나 아이들과 동행하는 여행자는 민망하다. 그러나 범섬의 동굴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른모살 해수욕장은 호젓하고 좋다. 원래는 검은 모래 해변. 제주컨벤션 쪽 바다에 방파제가 새로 들어서면서 모래들이 이쪽으로 몰려와 지금은 검은 모래는 아니다. 조른모살이란 짧은 모래해변이라는 뜻. 바다산책하기에 좋다. 하얏트의 고등어조림도 별미. 원래 메뉴엔 없지만 여행사와 호텔측이 함께 만들었다. 호텔 일식당이라 깔끔하고 조용하다.

 

숙소는 함덕 해안의 썬라이즈 호텔 등 5곳. 함덕은 협재와 함께 제주에서 가장 물빛이 아름다운 해변. 아침 시간이나 투어 후에 해변 산책을 해보는 것도 좋다. 항공편과 숙박은 따로 잡고 투어에만 참가할 수도 있다. 점심을 포함, 2일 투어비가 4만5천원(어린이 3만5천원)으로 싸다.

 

요금은 숙소와 주말 주중에 따라 다르다. 호텔 2박과 식사 2끼(저녁 제외), 입장료, 체험료 포함해 22만9천~32만9천원(팁 포함)까지.

패키지상품은 항공편이 새벽이 아닌 낮에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하루 자유여행을 하고 싶다면 썬라이즈호텔을 이용하는 상품이 낫다. 썬라이즈는 렌터카 24시간 무료가 포함돼 있다. 대신 다른 호텔은 2인1실이지만 썬라이즈는 4인1실 기준이다. 투어버스(1544-4118)

 

한편 관광공사는 DMZ관광(02-706-4851)의 ‘양구 두타연 트레킹과 병영체험’, 혜초여행개발(02-733-3900)의 ‘공주·부여 백제문화탐방’, 다음레저(02-725-2005)의 ‘웰빙체험 통영과 거제 산청’, 솔항공여행사(02-2279-5959)의 ‘한국의 카프리 조도와 환경허브 함평’ 투어상품을 우수상품으로 지정했다.

 

 

 

 

〈최병준기자 b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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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6-03-28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