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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란 산수유'…섬진강 여울따라 봄맞이 가볼까?

피나얀 2006. 4. 1. 21:32

 


광양 매화마을에 '봄의 전령' 매화 만개…'뭉쳐야 예쁜' 남원 산수유 보는 재미도 '쏠솔'

 

겨우내 남녘하늘을 짖누르던 뿌연 잿빛구름이 환하게 걷혔다. 산들바람도 분다. 지난 며칠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한껏 심술을 부리더니 아마도 제풀에 지쳤나보다.

 

봄의 전령은 꽃샘추위를 밀고 어느새 산과 강둑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섬진강의 봄은 서둘러 자리를 잡은 듯하다. 남도 끝자락부터 서서히 올라온 봄꽃은 강줄기를 따라 움을 틔우기 시작한다.

 

이번 주말엔 섬진강을 따라 봄마중을 가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남원에서 곡성, 곡성에서 구례로 내려갈수록 봄 기운은 더욱 완연하다. 섬진강을 끼고 17번 국도를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딱이다.

 

남원에서 출발해 섬진강을 가로지른 금곡교(金谷橋)를 건너면 전남 곡성군이다. 위로는 남원시 대강 석촌과 아래로는 금지 하도와 맞닿아 도계를 이룬다. 이 다리는 곡성북쪽에서 흐르는 강줄기와 남원에서 흘러 드는 요천과 합류하는 지점이다. 멀리 진안에서 발원해 전남북과 경남 3개도를 거쳐 길이만도 장장 550리의 물길이다.

 

섬진강을 따라가는 강 주위는 지난 추위 때문인지 바짝 움츠려 있다. 하지만 강물에 비친 산 그림자에는 제법 생기가 돈다. 강을 따라 난 17호선 국도는 산수유가 제색을 내고 철쭉도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곡성을 들어서면 이름난 옛 곡성역이 보인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은 철도공원으로 이미 모습이 바뀌었다.

 

지난 달엔 KBS대하드라마 ‘서울 1945’ 함흥역 장면을 이곳서 찍어 사람들로 북적인다. 또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9㎞구간을 시속 30㎞로 운행하는 미니기차는 매우 인기다.

 

아래 구례방면으로 강을 따라 가면 따스한 봄볕이 그져 좋을 뿐이다. 강물에 비친 오후 햇살은 눈이 부실 정도다. 압록유원지에 닿을 쯤에 잠깐 쉬면서 강물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강을 가로지르는 작달막한 현수교에서 내려다 보는 물줄기는 가슴을 탁트이게 한다. 도로 우측 아담하게 만들어진 가정역도 운치를 더한다.

 

강을 내려오다 보는 호곡나루터의 줄나룻배는 신기함 그 자체다. 작은 나룻배는 이 강에서 수백년째 그대로 사용되는 교통수단으로 17번 국도를 따라가다 침곡가든에서 왼쪽 강변으로 내려가면 허허로이 떠있다. 노도 없고 뱃사공도 없지만 강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만 한다.

 

봄의 전령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매화다. 광양 매화마을엔 매화가 활짝 피었다. 눈처럼 흩날리는 연분홍 꽃송이가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린다. 구례에서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가면 경남 하동과 광양으로 가는 곳이다. 10만그루의 매화나무가 빚어낸 환상적인 꽃세계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 꽃 사이로 섬진강이 보이고 산과 강, 그리고 매화꽃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그져 환상이다.

 

아님 여기서 찍고 남원쪽으로 향해 산수유 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곡성에서 지리산 아랫 문턱인 구례로 넘어오면 논두렁 사이로 드문 드문 피어난 노란 산수유꽃을 볼 수 있다. 산수유는 뭉쳐야 예쁘단다.

 

노란 꽃에 파묻힌 마을을 보고 싶다면 산동면으로 가야한다. 산동면 상위가 대표적인 산수유 마을이지만, 좀더 소박한 풍경을 보고 싶다면 현천마을로 가야한다. 산동면사무소에서 왼쪽으로 빠져 작은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때묻지 않은 비경이 눈을 홀린다.

 

물론 산수유 꽃은 남원과 구례의 경계가 되는 산동에서 밤재터널까지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지리산 끝자락이어서 마을과 산자락을 뒤덮은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진강 주변 구경거리 어떤 것이 있나?

△곡성 미니열차

 

1933년의 풍경을 간직한 옛 곡성역은 사실상 섬진강이 시작되는 초입이다.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운행하는 미니열차는 섬진강변의 풍광을 잘 안내해 준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봤던 증기기관열차를 실제 타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석탄연기로 온통 얼굴까지 까맣게 그을리게 했던 옛 열차다. 고갯길을 오르다 힘에 부쳐 끙끙대던 추억의 열차를 타고 섬진강변의 풍광을 잘 감상할 수 있다. 곡성군이 섬진강 관광용으로 운행하고 있다. 모두 162명이 탈 수 있는 이 증기기관차는 곡성 철도공원(옛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섬진강을 따라 13.2㎞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이 열차는 철로가 단선인 관계로 앞뒤로 기관차가 있고 중간에 객차 3량이 연결돼 있다. 객차는 섬진강의 물길이 훤히 보일 수 있도록 창이 시원스럽게 설계돼 있다. 운행은 평일의 경우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번, 휴일엔 오전 9시30분과 11시, 오후 2시와 4시 네번이다. 소요시간은 왕복 1시간정도 걸린다.

 

△구례 산수유꽃

 

매년 축제를 열만큼 화려한 산수유 꽃이 한창 절정이다. 소리없이 왔다 말없이 가는 산수유 꽃은 지리산 자락을 들썩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가지마다 잔뜩 머금은 노오란 물감은 봄기운을 만끽하는 데는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 나무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 원동마을은 입구에서 뒷산까지 온통 산수유 천지다. 이곳 시목은 1,000년전 중국 산둥성(山東省)에서 가져와 가장 먼저 심은 것으로 이 일대의 지명도 산수유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옛날 중국 산둥성에 살던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올 때 산수유나무를 가져다 심었다고 해서 ‘산동’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산동면에서도 가장 산수유가 많은 곳은 만복대 끝자락에 자리한 상위마을과 반곡마을이다. 이중 상위마을은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산수유나무가 지천이다.

 

군락지는 인근 현천마을과 100세 이상 장수마을로 소문난 둔사리 이사마을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진다. 국도 건너편으로는 달전마을 산수유 군락지와 지리산 온천일대가 절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새전북신문 임태용기자 rem423@sjbnews.com/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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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컷뉴스 2006-04-01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