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청정한 봄바람을 맞으며 대나무 숲을 거닐다

피나얀 2006. 4. 8. 19:22

 

 

전남 담양 대나무 숲- 여러 TV 드라마에 등장한 촬영지로 유명

 

 

◇ ⓒ 대나무숲

 

4월은 마냥 걷고 싶은 계절이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운동화를 신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더욱. 굽이굽이 골목을 돌아, 다리를 건너고, 물길을 맞으며 만났던 봄빛 충만한 4월의 진풍경, 길. 그 길에 해뜨기 전, 정오, 해질 무렵의 하루 시간까지 고스란히 담는다. 그리고는 몸에 봄바람을 아로새긴다.

그러고 싶은 계절이 봄이고, 신록이 푸르러지기 시작하는 4월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유명한 절개의 상징 대나무를 만나러 갔다. 그곳은 그리도 유명하다는 전남 담양군에 위치한 대나무숲. 이곳은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더욱더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일제시대부터 3대에 걸쳐 가꾸고 있는 최희창 씨댁 뒷마당이다. 기자라는 특이한 이력의 대나무 테마공원의 대표는 ‘산(山) 사진가로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표현해 오면서 늘 자연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생활을 할 수 없을까 꿈꾸다’가 30년 전 담양에 3만여 평의 땅을 마련하였다.

담양의 상징인 대나무를 심기 시작 대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고 새가 날아들기 시작하였고 뒷산 소나무 숲 사이로는 산딸기가 익어 가는 등 20년 세월에 자연스럽게 대나무골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 ⓒ 대나무숲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가진 대나무숲 가운데 가장 크다는 이곳은 10년 전 최희창 씨가 맡으면서 각종 CF, 영화,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해 유명해졌다. 그 이후 물어물어 찾아온 사람들을 위해 대나무숲 사이에 작은 오솔길을 몇 개 더 만들었다.

그가 가꾼 대나무숲 길에 들어서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때는 잠시 꺼두십시오'라는 광고 멘트가 저절로 생각날 정도로 사방이 조용해진다. 바람이 불어 '싸~아' 하고 대나무 잎이 흔들리면 어떤 메시지가 들려오는 듯하다.

마치 대나무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조용히 받아들이고 해답을 주는 것처럼. 살짝 고개를 들면 대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 뻗어 그 끝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나무를 타고 오르면 금세라도 구름이 한 손에 들어올 것만 같다.

대나무숲은 청량한 대숲 바람속에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대밭 사잇길과 울창한 소나무 숲길의 늘 푸르름과 새들의 지저귐, 초록빛 잔디 운동장, 많은 바람과 고요함이 도심의 소음과 공해에 지친 도시인의 마음을 달래준다.

청정호수 담양호 중심으로 추월산과 금성산성의 맥을 따라 고지산 골짜기에 부채살처럼 펼처진 분지, 이곳 대나무골은 쭉쭉 뻗어 올라간 대나무 숲으로 들러 쌓여 더욱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봄이면 대밭에 땅심을 뚫고 치솟는 죽순은 장관을 이루고 텃새들이 찾아와 알을 품는 서식지이기도하다.

 

 

◇ ⓒ 대나무숲

 

대나무로 유명한 고장, 담양에서 선비가 많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리라. 대나무숲을 바라보면 자연히 시상(時像)이 떠오르고, 깊은 사색에 빠질 수 있으니 말이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산수화 한 폭이다.

이곳 외에도 담양에 가면 대나무숲은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의 별서정원인 소쇄원, 산책로가 잘 꾸며진 대나무골 테마공원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대나무가 얼마나 몸에 좋은지 몰라. 대나무숲 산책을 오래하면 성인병, 아토피도 나아진다구.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건 물론이고 다이어트에도 아주 좋아." 주인 최희창 씨는 대나무가 주는 것들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입장료를 받는 것도 아니어서 아름답게 가꾸고 유지하는 게 점점 어렵다고 털어놓지만, 대나무 가꾸기를 포기하지 않는 건 대나무가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고마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꼭 건강 때문이 아니라도 하늘과 맞닿은 대나무숲 길을 걸어보는 것만으로 각박한 요즘 세상을 잠시 잊기에 충분하다. 그러면 자신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으니까.

 

 

◇ ⓒ 소쇄원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장성 IC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담양 방향으로 진행. 18km 정도 달린다. 행성리 간판과 함께 오른쪽에 LG 주유소가 보이면 좌회전하여 100m 직진. 서울에서 4시간 30분 소요.

 

 

 

 

 

/ 강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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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데일리안 2006-04-08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