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건강】

[건강]결핵, 사라진 병이 아니라 잊혀져 갈 뿐이죠

피나얀 2006. 4. 9. 20:04

 

20대 초반의 대학생인 ㅇ모씨(남)는 서너 달 전부터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피곤해서 감기약을 사먹었지만 잘 낫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와 병원을 찾게 됐다. 방사선 촬영과 가래검사 결과 폐결핵으로 판명됐다. 그는 “우리나라에 아직도 결핵이 있어요”라고 반문하며 믿지 않는 표정이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결핵에 대해 잊어가고 있다.

 

#결핵은 누구에게나 걸릴 수 있다

 

결핵은 사라진 병이 아니다. 경제 발전과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한때 암보다 무서운 전염병이었던 결핵인구도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 이후 정책적인 결핵퇴치운동을 벌이면서 그 발병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에서 연간 800만명가량의 결핵환자가 생겨나고 있고 매년 200만명 이상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결핵은 질병별 사망순위 10위, 연간 새로 생기는 환자수만 해도 3만명 이상이다. 결핵은 제3군 법정전염병인 만큼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환이다. 결핵환자가 말하고 기침할 때 침에 섞여 나온 균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주변 사람들이 감염된다.

 

물론 결핵균이 몸에 들어왔다고 해서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방어시스템을 통해 자연 치유되지만 몸에 저항력이 떨어져 있을 경우 발병하게 된다. 세란병원 내과 이지은 과장은 “일반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5~15% 정도가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폐결핵이 가장 흔하지만 결핵은 폐뿐 아니라 뇌, 척추, 임파선 등 모든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로 가족간이나 학교나 회사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지만 결핵균이 공기 중에 퍼져 전염되기 때문에 환자들을 따로 관리하지 않는 한 모든 이들이 매일 매일 결핵균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이과장의 지적이다.

 

많은 이에게 이제 결핵은 그다지 심각한 질환이 아니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결핵 발병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실제로 2004년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 비해 12배, 일본에 비해 3배 정도 높고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또 낮아지던 발병률 역시 2003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30대 환자가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는 PC방 등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이 밀폐된 곳이고 입시 스트레스나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저항력과 면역력이 약해진 탓에 결핵 발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람이 더 위험하다

 

65년 처음 결핵환자에 대한 통계조사가 이루어진 이후 현재 우리나라의 결핵환자는 7배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17만명 정도가 결핵을 앓고 있고 매년 3만명 이상 신규 환자가 발생해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20~30대의 발생률이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 다른 선진국의 경우 60~70대 노년층의 발생률이 높은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전체 환자의 37.8%가 20~30대로 후진국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과장은 “젊은층은 공공장소에 노출이 많기 때문에 감염빈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나이와 상관없이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누구나 발병하게 되므로 젊은층도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한다. 또 젊은층의 경우 전신피로, 기침, 미열 등이 계속되어도 병원을 찾지 않아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20~30대에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시기이므로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거나 이유 없이 무기력증이나 미열 등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의 늪에 결핵 있다

 

비만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다이어트는 전 국민의 제1순위 목표가 되었다. 그러나 다이어트가 지나치다 보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무턱대고 굶거나 무리하게 운동해서 체중을 줄이는 게 현실이다. 체계적인 계획과 식단구성, 운동이 병행되지 않고 무조건 살을 빼고 보겠다는 심리는 결국 몸에 악영향을 가져오게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결핵은 여자보다 남자의 발생률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남성 결핵 환자가 여성의 1.6배 정도다. 그러나 20대에서는 남녀 비율이 1대 1인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다이어트 인구가 많은 20대 여성들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영양불균형이 올 수 있다. 이때 결핵균에 노출된다면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발병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경향신문 2006-04-09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