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이미영(가명ㆍ49)씨는 98년 중순 손이 떨리거나 손발이 뻣뻣해지는 현상이 종종
생겼다. 남편이 갑자기 심장병으로 사망한 뒤 경황이 없던 때라 별로 신경을 안 썼으나 증상은 더욱 잦아졌다. 그래서 집 근처 한의원을 찾았더니
한의사는 이씨의 사정을 듣고는 홧병이라고 진단했고, 이씨는 침을 맞고 한약 몇 재를 먹었다.
그러나 손발 떨림 증상은 더욱 심해져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으로 쳐다보는 경우까지 생겼다. 때문에 이씨는 다시 대전의 모 대학병원을 찾았으나 여기서도 신경 계통의 문제같다는
불명확한 진단만 나왔다.
결국 증상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2001년 10월에서야 서울 큰 대학병원을 찾았고, 이때서야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초기에 약물치료를 할 적기를 놓치는 바람에 현재 약물치료 효과가 많이 떨어져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은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등 유명 스타가 앓으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질병이다. 또한 최근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2세도 이 병을 앓았을 정도로 한때 희귀병으로 인식되던 이 질환은 점점 흔한 병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조사결과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인성 질환이란 인식과 달리 40~50대 환자도 상당수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많은 수가 병을 방치,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환자 10명 중 4명은 40~50대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센터 정선주 교수팀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파킨슨병으로 진단 받은 환자 1,751명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파킨슨병 환자가 10년 새 3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병원을 찾아 파킨슨병으로 진단 받은 환자가 1996년에는 98명에
불과했지만, 2005년에는 348명으로 조사된 것이다.
또한 이 병이 65세 이상의 노인에게만 주로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전체환자의 42.7%가 40~50대에서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간(2005.12.1~
2006.2.28) 파킨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 358명을 조사했더니 처음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기까지 걸린 시간이 평균
18개월이었고, 이들 중 37.1%는 1년 이후에나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파킨슨 병인 줄 모르고 방치하다가 오히려 병을 더 키운
것이다.
◆ 퇴행성 뇌질환, 파킨슨병
1817년 이 병을 처음 발견한 영국 의사의 이름을 따 붙여진
파킨슨병은 단순히 말하면 손발이 계속 떨리고, 몸이 굳어가면서 움직임이 느려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우선 운동 장애가 생긴다. 파킨슨병
환자들 중 70.3%는 질병 초기에 가만히 있어도 손, 발이 떨리는 증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는 움직임이 느려지는 현상(29.8%) 다리
끌기(22.8%) 뻣뻣한 느낌(11%) 등으로 나타났다.
또 이외에 치매, 우울증, 우울, 불안, 불면증 등 각종 정신질환적
증상도 합병증처럼 생기게 된다.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 중 50%는 우울증을 경험하고, 40%는 치매가 발병했다. 이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소실된 데 따른 것으로 감정, 수면, 기억을 담당하는 다른 신경세포도 소멸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파킨슨병, 치명적이지는 않다
아직 파킨슨병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거주 환경이 도시보다 시골인 경우,
그리고 우물물에 노출됐을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이 높다고 알려져 살충제와 같은 유해물질 노출 등 환경적 요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전체 환자의 5~10%가 가족성 파킨슨병 환자이기도 해 유전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또 일반적인 오해와 달리 파킨슨병은
‘죽음의 병’은 아니다. 병이 오래될수록 각 근육이 마비되면서 생활의 불편함은 커지지만 이 병으로 인해 단축되는 수명은 평균 5년 이하이다.
한편 파킨슨병은 진단이 그리 쉽지 않다. 때문에 의사들조차 이 병을 다른 병으로 오진하기도 한다. 아직 이를 결정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피검사, 뇌영상학적 검사가 없기 때문에 의사들을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고 여러 신경학적 검사, 도파민성 약제에 대한 반응 등을 통해 진단하고
있다.
◆ 파킨슨병 수술 치료도 가능
이 병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과 달리 도파민성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운동 장애의 상당 부분을 완화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병은 증상 초기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고 증상의 진전을 막을 수 있어
병은 갖고 있지만 평생을 정상인처럼 살 수 있다.
현재 약물로는 환자의 뇌에 직접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레보도파를 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 약물을 5년 이상 복용할 경우 환자들이 약효가 떨어지면 즉시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는 등의 운동 동요, 이상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때문에 치료기간이 길 것으로 예상되고 증상 초기의 젊은 환자의 경우에는 이런 부작용이 없는 도파민 효능제인 미라펙스, 씨렌스,
팔로델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외에 서울아산병원은 증세가 극심한 환자의 경우에 수술을 통해 뇌에 전극을 심어 자극을 주는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해 증상을 상당히 완화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 파킨슨병의 진행 경과
1단계: 무표정한
얼굴, 반쯤 굴곡된 어깨와 떨림 등 가벼운 편측 증상
2단계 : 느리고 보폭이 감소된 총총걸음 등 초기 증상 동반한 양측 증상
3단계 : 넘어지는 등 뚜렷한 보행 장애와 중증의 전신 장애
4단계 : 보좌가 필요한 제한된 거동 등 심한 장애
5단계 : 보좌를 해도 서거나 걸을 수 없는 등 완전병약 상태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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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일보 2006-04-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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