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온가족 젓가락 불나겠네! 골라먹는 ‘오색 오픈초밥’

피나얀 2006. 5. 4. 00:28

 

아버지 산소를 찾았던 지난 일요일 나는 그리움과 후회가 담긴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13년 전의 어느 봄날, 어버이날을 가까이 앞두고 내 아버지는 하늘나라로 가셨다. 당신이 그렇게 자랑스 러워 하셨던 ‘아나운서 딸’ 의 첫 방송도 들어보지 못하고 가 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좋은 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하려 했 던 것도 뒤로 하신 채 멀리 가버리셨다. 그리고 어느덧 13년이란 세월이 흘러 나에게는 아나운서 대신 전업주부란 타이틀이 붙게 되었고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돌아가신 지 몇 년이 지난 후부터는 산소를 찾거나 기일이 돌아 와도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을 정도로 아버지의 부재에 무덤덤 해졌지만 유독 올해만큼은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바로 밥 한 공기 때문이었다. ‘번거롭게 준비하지 말고 살아있는 사람 들끼리 모여 피크닉 가는 기분으로 가서 좋은 시간 보내면 된다 ’ 는 어머니의 뜻을 따라 사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산소를 찾을 때마다 전 종류와 떡 정도를 준비했을 뿐 한번도 따뜻한 국이랑 밥을 가지고 가서 올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음이 달랐 다.

 

결혼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내가 ‘일 한다, 연애 한다’ 는 핑 계로 밤늦게 쏘다니는 바람에 딸로부터 따뜻한 밥 한 공기 대접 받으신 일이 없었다. 어쩌다 입에 발린 소리처럼 “아빠, 이 다 음에 효도할게요” 라고 말하면 “부모는 자식에게 받을 게 아 무 것도 없다. 너희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충분히 행복했고 그 것으로 너희는 이미 자식이 할 효도는 다 한 셈이다” 며 항암 투병중에서도 인자하게 웃으셨던 내 아버지… .

 

가끔 요리를 하다가도 그 생각을 하면 너무나 죄송스럽고 가슴이 아파 밥을 푸고 밥상을 차리다가도 주르륵 눈물이 흐르곤 한다.

 

그래서 올해는 갓 지은 하얀 쌀밥을 뚜껑 달린 주발에 담아서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애탕(쑥국)과 함께 제사상에 올리기로 했다 . 불효자식 뒤늦게 철 든다더니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산 소를 찾아 여느 때와 같이 절을 올리고 일어난 내 눈에 들어온 하 얀 쌀밥 한 공기.

 

‘유난히 나를 사랑하셨던 내 아버지. 살아 계셨을 때 저 하얀 쌀밥 한 공기 대접받으셨다면 얼마나 흐뭇해하셨을까?우리 딸이 다 커서 이제 나에게 밥도 지어 준다며 정말 기뻐하셨겠지’ 생 각이 여기에 이르는 순간 울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 었다.

 

차라리 아버지에게 못 해드려 후회되는 것이 고급 음식, 비싼 옷 따위였다면 그렇게 가슴이 미어지지는 않았을텐데… .

 

그 눈물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당시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 픔과는 또 다른 무엇이었다. 자식을 낳아 키우다 보니 나도 이제 부모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된 까닭일까? 요즘 들어 ‘새록새록 쌓이는 그리움’ 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 어법에는 맞지 않는 표 현일지 모르겠으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한 해 두 해 지나면??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후회와 그리움이 하나 둘씩 가슴에 쌓이 니 말이다.

 

가정의 달이니, 어버이날이니 하는 말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함 께 둘러 앉아 ‘밥에 얽힌 추억’ 을 하나 둘씩 꺼내 얘기 나누 다 보면 ‘가족간의 사랑’ 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저절로 알 게 될 것 같다. 이번주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족모임이 많을 것 이다.

 

이럴 때 밥을 주재료로 하는 요리를 준비한다면 외식비도 절약할 수 있고 더불어 ‘좋은 화젯거리’ 하나도 준비하는 셈. 여러 가지 저렴한 재료를 다양한 고명으로 올려 가족 모임 식탁을 화 려하게 꾸밀 수 있는 ‘오픈 초밥’ 과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중국식 생선찜’ 을 준비해보자.

 

‘오픈 초밥’ 은 쉽게 말해 속재료를 뺀 흰 쌀밥을 김에 말아 썬 김밥 위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불고기에서부터 어르신들이 좋아할 참치 회까지 다양하게 올려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온 가족을 위한 요리다. 초대를 앞두고 불고기나 냉동 참치회 정도 만 구입해두고 나머지 재료는 집에 있는 야채나 달걀, 햄 등을 이용해도 충분하므로 냉장고부터 살펴보자.

 

중국식 생선찜은 우럭이나 도미 같은 생선을 찜통에 찐 후 끓인 간장기름(간장 + 굴소스 + 올리브유)을 붓기만 하면 되는 순쉬운 요리다. 하지만 싱싱한 생선을 선택하고, 파와 생강 등을 이용 해 장식하면 뜻밖에 근사한 특별요리 분위기가 나는 음식이다.

 

마침 제철을 만난 우럭이나 도미를 이용해 중국식 생선찜을 대접 한다면 어른을 모시는 정성도 돋보이지 않을까? / 전CBS 아나운서·요리연구가

 

오픈 초밥 김밥

 

재료 : 밥 4공기, 단촛물(식초 4큰술, 설탕 2큰술, 소금 1/ 2작은술), 김 2장, 오이 1개(어슷썰기) 고명 재료 : 날치알 1팩, 냉동 참치회 1덩어리(작은 주사위 모양 으로 깍둑썰기), 달걀 2개(도톰하게 지단을 부친 후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깍둑썰기), 양념된 불고기 약간, 새싹채소 약간, 게맛 살 1~2줄(잘게 뜯어서 마요네즈에 무쳐둔다), 마요네즈 약간, 참 치샐러드(캔 참치에서 기름을 뺀 후 양파, 깻잎, 레몬조각 등을 다져넣고 마요네즈와 후춧가루 약간으로 버무린다)

 

① 밥을 고슬하게 지어 한 김 식힌 후 커다란 볼에 담은 후 따뜻 하게 데운 단촛물을 넣어 골고루 휘저어 섞어 놓는다.

 

② 김발 위에 비닐(위생봉투나 랩)을 한 장 깔고 밥 2공기 분량 을 넉넉하게 넣은 후 흰 밥 만을 지름 6㎝ 정도의 기둥모양으로 말아 놓는다.

 

③ 김발 위에 김 한 장을 올린 후 2를 다시 얹고 말아 보통 김밥 두께로 썰어 접시에 뉘어둔다.

 

④ 3 위에 마요네즈를 1작은 술 정도 올린 후 오이를 얹고 각각 의 고명을 보기 좋게 얹어 큰 접시에 담아낸다.

 

중국식 생선찜

 

재료 : 우럭 1마리, 대파 1뿌리, 생강 1톨, 진간장 1큰술, 굴소 스 1큰술, 올리브유 2큰술

 

 

① 내장을 빼고 깨끗이 손질한 우럭을 찜기 위에 놓고 채썬 대파 와 생강을 뿌린 후 김이 오른 찜통이나 찜기에서 20~25분 쪄낸다 .

 

② 진간장, 굴소스, 올리브유를 한꺼번에 넣어 팔팔 끓인 후 1의 위에 뿌리면 완성. 간장기름은 충분히 끊여 사용해야 하고, 올 리브유 대신 참기름을 사용하면 좀 더 고소한 향을 느낄 수 있다 .

 

 

 

 

 

 

 

출처-[문화일보 2006-05-03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