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음식의 기본은 토마토 소스다.
제이미 올리버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젊은 요리사가 있다. 꾸미지 않은 소탈한 외모와 재치있는 말솜씨로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부럽기 그지없는 사나이다. 나는 몇달 전 케이블 TV를 통해 제이미 올리버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흥미있게 봤다. 제이미 올리버가 이탈리아 각 지방의 전통음식을 찾아 여행하며 겪는 갖가지 이야기들을 다룬 시리즈물이다.
비록 영국인이지만 이탈리아 음식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솜씨를 가지고 있다고 우쭐하던 제이미가 이탈리아 음식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내놓았으나 모두들 설레설레 고개를 옆으로 저을 뿐이었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너무 많은 재료를 넣은 것이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모르는 고집불통 이탈리아인들이라며 투덜거리며 여행을 해 나가는 제이미가 깨달아 가는 진리는 하나였다.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 만들어진 단순한 음식이야말로 가장 이탈리아적인 음식이라는 것.
이탈리아 음식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가 바로 토마토다. 빨갛게 익은 단단한 토마토를 가지고 만들어진 토마토 소스는 각종 파스타나 피자, 수프, 빵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음식에 사용된다.
해산물이나 버섯 등 원하는 재료를 올리브 오일에 볶은 다음 토마토와 마늘, 그리고 바질만으로 만든 기본 토마토 소스를 넣고 살짝 익혀주면 토마토 소스 파스타가 되고 빵 반죽을 만들어 넓게 펴서 기본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구워내면 이탈리아식 피자가 된다. 양파를 볶은 다음 화이트 와인과 물, 그리고 기본 토마토 소스를 넣고 끓이다가 각종 해산물을 넣으면 해산물 수프를 만들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의 고추장이나 된장과 비슷한 위치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직접 요리를 할 줄 모르던 시절에는 완제품 상태로 병에 들어 있는 토마토 소스를 무척 많이 사 먹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던 것은 버섯과 마늘맛 토마토 소스였다. 아무리 찾아봐도 버섯은 몇조각 보이지도 않았지만 마늘과 버섯이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군침돌게 하는 물건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니다. 몇가지 재료를 넣고 졸여서 만들면 되는 것인데 재료들이 한꺼번에 뒤섞여 있으니까 괜히 어려워 보였던 것이다.
토마토 소스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토마토의 향기는 살리면서 신맛이 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신맛을 없애려고 양파를 넣기도 하고 설탕을 넣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단맛이 나서 좋지 않다. 바질과 오레가노라는 허브가 토마토의 신맛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데 마늘, 후추와 함께 넣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토마토 소스를 만들려면 씨가 많은 국산 토마토보다 빨갛고 단단한 플럼 토마토가 좋은데 국내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으니 플럼 토마토를 통조림으로 만들어 놓은 ‘홀 토마토’라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것 역시 흔한 물건은 아니지만 요즘은 인터넷으로 식재료를 파는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버섯 토마토 소스 꼰낄리에
■재료
꼰낄리에(조개 모양으로 생긴 파스타) 혹은 스파게티면 200g, 버섯 100g, 홀 토마토 200g 으깬 것, 마늘 3쪽 다진 것, 올리브오일 3큰술, 바질 10g, 오레가노 가루 1작은술, 소금·후추·파마산 치즈 약간
■만들기
(1) 오븐을 200도로 예열한 뒤 오븐 용기에 홀 토마토, 마늘 2쪽 다진 것, 올리브
오일 2큰술, 바질 10g 다진 것, 오레가노 가루, 후추를 넣고 30분간 익히면 기본 토마토 소스가 완성된다.
(2) 끓는 물에 파스타 면을 넣고 10~12분 삶는다.
(3)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 1큰술을 두르고 마늘 1쪽 다진 것을 살짝 볶다가 버섯 100g 다진 것을 넣고 마저 볶는다.
(4) 버섯 볶아 놓은 것에 오븐에서 완성된 토마토 소스를 넣고 중불에서 2분 정도 익힌 다음 소금으로 간한다.
(5) 삶아진 파스타면은 체에 받쳐 물기를 뺀 다음 ④에 넣고 함께 버무린다.
(6) 준비된 그릇에 완성된 파스타를 담고 파마산 치즈를 조금 뿌려낸다.
〈글·사진·요리|이성호(오즈의 키친 www.ozkitch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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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2006-05-03 15:36]'♡피나얀™♡【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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