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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이 재기에 성공한 듯하다. 그녀가 이번에 들고 나온 노래는 기존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서정적인 정통 발라드 ‘사랑안해’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 ‘맥스MP3’에서 음원공개 하루만에 일일 스트리밍 히트수 1위를 기록했다.
‘사랑안해’는 백지영에게는 낯선 정통 발라드지만 그녀 특유의 애원하는 듯이 흐느끼는 호소력이 돋보인다. 그래서 한번 듣고나면 또 듣고싶어진다.
가요관계자들은 최근 여자솔로 가수들의 온라인 음악 차트 상위권 진입 사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백지영이 음원 공개 하루 만에 이런 성과를 냈다는 것은 크게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백지영을 바로보는 시선에는 안쓰러움이란게 있었다. 간간히 음반을 발표하며 무대에 오르고도 별 반응을 얻지 못했던 그녀에게서 입술을 깨물고 악바리처럼 연습했을 모습을 연상하면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열심히 했지만 ‘이래도 안들을래’하고 수용자에게 다가온다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무대에서 ‘골반춤’을 추며 섹시함을 선보여도 토크쇼에서 활달한 모습을 보여도 상처받았을 그녀의 과거가 자연스레 오버랩됐다. ‘비운의 여가수’로 남겠지 하는 예상도 있었다. 그래서 백지영의 이번 재기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원래 백지영표 음악은 라틴풍이다. 백지영은 1999년 ‘선택’을 시작으로 ‘부담’, ‘대시’, ‘새드 살사’ 등으로 변방에 머물던 라틴음악을 ‘라틴열풍’으로 만들어냈다.
현란한 라틴리듬에 맞춘 그녀의 육감적인 율동에 허스키한 목소리가 더해져 애잔함과 흥겨움과 에로틱함을 한꺼번에 선사했다. 그녀의 데뷔앨범은 리키 마틴과 함께 폭발한 전세계의 라틴열풍과 거의 같은 시기에 나왔다.
백지영의 대박 히트 이후 많은 가수들이 라틴 리듬을 차용했다. 장윤정이 트로트를 크게 성공시키자 많은 신세대 가수들이 트로트라는 장르에 도전한 것과 같았다.
그러나 라틴음악을 주류에 진입시킨 ‘트렌드세터’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백지영 사건’과 함께 국내에 라틴음악이 사라진건 무척 아쉬운 일이었다.
2년간의 공백기를 갖고 활동을 재개한 백지영은 이번에는 댄싱퀸이 아닌, 애조 띤 정통 발라드였다. ‘내 얘길 너무 쉽게 하지마/차라리 나를 모른다고 말해줘/시간지나 알게 될꺼야 내 사랑의 가치를...’ 타이틀곡인 ‘사랑안해’는 상처받은 여심(女心)을 표현했지만 라틴에 힙합을 합쳐 변화를 준 후속곡 ‘Ez do dance’에 오면 그 강박이 완화된다.
2000년말 ‘백지영 비디오 사건’이 터졌을 때에는 가수는 노래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러나 가수가 구원받는 것도 노래를 통해야 한다는 진리가 백지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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