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요리】

보성 주먹자랑은 옛말! 이젠 '바지락회' 자랑

피나얀 2006. 5. 16. 18:07

 

14일 보성의 일림산과 득량만 해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많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해변에서 바다 생물들을 잡는 아이들은 마냥 즐겁습니다. 몸에 좋다는 녹차탕에도 들려 몸을 푹 담갔습니다.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횟집에 들렸는데, 바지락회가 어찌나 맛있던지 그래서 이곳에 음식을 소개합니다. 

 

▲ 녹차탕에서 바라보는 득량만 바다의 풍경은 정말 색다른 느낌입니다. ⓒ2006 조찬현
ⓒ2006 조찬현
해변의 경치에 반해 잠깐 차를 세웠습니다. 자연스레 구부러진 노송과 부드러운 고운 모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어지는 해변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전남 보성 율포 해수욕장입니다. 모래사장에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놀고 있습니다.

아이가 바다에서 고둥과 게를 잡아 가지고 나옵니다. 아이의 이름을 물으니 "보성이에요"라고 합니다. "어! 보성이…. 진짜야? 여기가 보성군인데…" 다시 물어도 대답은 똑같습니다. 근처에 있던 아이의 엄마에게 물으니 광주에서 여행 온 임보성(7)이라고 합니다. 보성에서 보성이를 만나다니 참 재미있는 인연입니다.

보성에 오면 꼭 들러보는 곳이 있습니다. 해수 녹차탕입니다. 해수 암반수에 녹차 엑기스를 곁들인 목욕탕입니다. 지친 몸을 달래는데 아주 그만입니다. 고혈압과 관절염 신경통은 물론 피부에도 아주 좋다고 합니다. 또한 녹차탕에서 바라보는 득량만 바다의 풍경은 정말 색다른 느낌입니다.

녹차탕에서 나오니 출출합니다. 어디 요기할 데가 없나 해변 근처를 돌아보니 갯마을횟집이 눈에 띕니다. 이름이 맘에 들어 그곳으로 갔습니다. 다른 집에 비해 식당에도 사람이 아주 많고요. 여행지에서 식당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사람 많이 모인 곳으로 가면 대부분 후회는 안 하는 법이거든요.

바지락은 3∼4월경에는 날로 회를 먹지만 요즘은 살짝 데쳐 먹습니다. 청정해역 득량만에서 잡은 신선한 바지락을 구해 24시간 해감을 시킨다고 합니다.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바지락을 살짝 데쳐 재빨리 건져냅니다. 그 다음 바지락을 까서 잘 씻어 초무침을 합니다.

 

▲ 청정해역 득량만에서 잡은 신선한 바지락을 구해 24시간 해감을 시킨다고 합니다. ⓒ2006 조찬현
ⓒ2006 조찬현
애호박과 당근 오이 양파 미나리는 잘 손질해서 미리 준비해 놓습니다. 애호박은 살짝 데쳐 채를 썰고, 양파와 오이 미나리 당근 등은 그냥 얇게 채를 썹니다. 이때 다진 마늘과 생강분말을 넣습니다. 생강은 가을에 수확한 것을 구해 깨끗이 씻어서 잘 말려 방앗간에서 빻아 분말을 만듭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한 재료를 양푼에 켜켜이 넣고 볶은 깨를 살살 뿌리고 참기름과 초장을 넣어 버무립니다. 양념이 골고루 배어들도록 잘 버무려야 합니다. 음식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는 초장입니다. 이 집은 초장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답니다.

 

▲ 미리 준비한 재료를 양푼에 켜켜이 넣고 볶은 깨를 살살 뿌리고 참기름과 초장을 넣어 버무립니다. ⓒ2006 조찬현
ⓒ2006 조찬현
막걸리에 매실과 양다래를 넣어서 1년간 숙성시킨다고 합니다. 아참! 이집 만의 비법이라 어느 때 넣는지는 잘 모르지만 사과도 갈아서 넣는답니다. 벌써부터 입안에 군침이 돕니다.

"자~ 그럼. 한번 먹어볼까요?" 새콤달콤합니다. 먹어 본 사람마다 똑같은 한마디 "아~ 정말 맛있다!" 이구동성입니다. 3~5월에는 바지락회, 5~7월에는 서대회, 8~11월에는 전어회가 제철입니다.

 

▲ 바지락회는 매콤하고 아삭하고 새콤 달콤 오묘한 맛입니다. ⓒ2006 조찬현
ⓒ2006 조찬현
갯마을횟집의 김화자(51)씨는 요리비법을 친정어머니에게서 배웠답니다. 율포가 친정이며 토박이인 김씨는 바지락회 만들기 11년 차인 베테랑입니다. 득량만은 싱싱한 먹거리가 지천입니다. 주인 김씨는 살아서 꼼지락거리는 산낙지회도 별미라고 합니다. 도마 위에서 '타다닥~ 탁탁' 칼질을 해서 양념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그 특별한 맛에 푹 빠져 세상사 다 잊는다고 합니다. 먹어보니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 갯마을횟집의 김화자씨는 요리비법을 친정어머니에게서 배웠답니다. 율포가 친정이며 토박이인 김씨는 바지락회 만들기 11년차인 베테랑입니다. ⓒ2006 조찬현
ⓒ2006 조찬현
함께 내온 곁들이 음식에도 손이 자주 갑니다. 대접에 담겨 나온 바지락 국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뜨끈뜨끈한 바지락 국은 뱃속까지 시원합니다. 바지락국물은 숙취해소에도 아주 좋답니다. 이미 애주가들 사이에선 정평이 나있답니다.

 

▲ 산낙지회도 별미라고 합니다. 도마 위에서 ‘타다닥~ 탁탁’ 칼질을 해서 양념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그 특별한 맛에 푹 빠져 세상사 다 잊는다고 합니다. ⓒ2006 조찬현
ⓒ2006 조찬현
바지락 비빔밥은 큰 대접에 밥 한 공기와 바지락회를 수북히 넣어 비빕니다. 마지막에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려 주면 풍미가 더해집니다. 매콤하고 아삭하고 새콤 달콤 오묘한 맛입니다. 입안에 도는 감칠맛이 너무나 좋습니다. 거기에다 아삭 씹히며 전해져오는 미나리의 향긋함까지…. 보성에서 맛본 바지락회의 별난 맛을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듯합니다.

 

▲ 바지락을 캐오는 할머니입니다. ⓒ2006 조찬현
ⓒ2006 조찬현



덧붙이는 글
[찾아가는 길]
보성읍에서 서남해안쪽 국도 18호선을 따라 15km 율포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바지락회 한 접시: 3만원, *산낙지 한 접시: 3만원
*바지락회 한접시면 4~5명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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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마이뉴스 2006-05-16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