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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인 동현이(가명.11세)는 어릴 적부터 말을 잘 듣고 공부도 곧잘 하는
아이였다. 대인 관계가 아주 활발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있지도 않았다. 친한 친구도 몇 명 있었다.
그러나 올 초 새 학교로 전학한 뒤엔 달라졌다. 공부에 관심이 없어져 성적이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예전보다 별것 아닌 일에 짜증내는 일이 잦아졌다.
또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집에서 멍하니 있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재미있는 일이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며 무기력한 모습도 드러냈다.
동현이 어머니는 고민 끝에 동현이와 병원을 찾았다. 동현이 어머니는 "동현이가 우울해 보인다"고 말했지만 동현이는 우울하다는 표현을 하진 않았다.
대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다 귀찮다"고 얘기했다. 검사 결과 지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왔지만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며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결국 동현이는 '아동기 우울증(Childhood Depression)'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학업 등 과도한 스트레스. 초등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최근 3년간 초등학교 5.6학년생의 2.3%가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의 상담이나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보건위원회와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가 주관한 전국 초.중.고생 건강 태도와 의식 조사에 따르면 그렇다.
초등학교 5.6학년생 열 명 중 한 명(12.4%)꼴로 최근 3년 내 죽는 것만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여긴 적이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다섯 명 중 두 명꼴로 성적 탓이라고 대답했다. "어리니까 별일 없겠지"하고 안심할 일만은 아니다.
◆ "아동기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 달라"=아동기 우울증은 증상이 성인 우울증과 다를 수 있다. 보통 성인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나 부정적 생각이 들 뿐만 아니라 수면 욕구나 식욕의 저하, 활력 저하 등 증상을 동반한다.
그러나 아동기 우울증은 아동이 여러 측면에서 발달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 보니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머리가 아프다는 등의 신체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과민해져서 짜증을 자주 내거나 신경질을 내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학교에서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질 수도 있다. 성적이 나빠질 수 있다.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면 성인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어린 아이의 경우 과민해지거나 떼를 쓴다거나 혹은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몸 여기저기 아픈 경우가 많다. 언뜻 보기엔 우울증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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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기 개입이 필요"=아동기 우울증의 경우 적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주의력.집중력 저하로 학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해질 경우 문제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조기에 확인하고 개입하는 게 좋다. 평상시에 일상 생활 기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 상담전문가나 소아정신과를 찾는 게 좋다.
성적이 떨어진다거나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거나 하는 등 이전과 달라졌을 때다.
한마디로 적응 능력이 떨어졌을 때다. 그때가 전문가를 찾을 적기다.우울증은 약물 치료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놀이 치료나 인지 치료, 행동 치료 등도 도움이 된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도움말=아주대병원 조선미 교수(정신과.학습발달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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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중앙일보 2006-05-17 04:29]'♡피나얀™♡【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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