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여행】

프로방스①그림보다 예쁜 마을 '고르드'

피나얀 2006. 5. 18. 19:25

 

 


서울을 떠나는 순간 이별은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남쪽, 프로방스에서는 새로운 이별이, 그것도 매일의 이별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 번 멈추면 그대로 고여 있고 싶은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과 작별을 거듭하는 것은 예기치 못한 아픔이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프로방스를 여행하다 몇 년씩 주저앉고, 다시 찾아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프로방스의 작고 예쁜 빌리지에 도착해 객실 창문을 열어보는 순간은 언제나 설렘이 가득했다. 또 어떤 아늑함, 정겨움, 소박함을 포착하게 될 것인가.

 

한 시간이면 지도라도 그릴 수 있을 것처럼 작고 오래된 마을들은 성곽으로 둘러싸인 올드타운과 그 성벽 둘레로 형성된 뉴타운이라는 공식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그 공식에서 산출되는 오류 없는 '답'은 그림동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이다.

 

오가는 사람들의 9할은 관광객

 

조악한 인쇄의 그림만 보다가 루브르 같은 미술관에서 실제 작품을 보았을 때 몰려오는 오라(Aura). 먼발치에서 고르드(Gordes) 마을의 전경을 마주쳤을 때 바로 그 감동이 밀려왔다.

 

바로 눈앞에 실존하는 풍경을 놓고 고작 내뱉을 수 있는 감탄사란 '아, 그림 같구나!' 프로방스의 작은 빌리지들은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더니 각도를 바꾸고, 앵글을 달리할 때마다 또 다른 그림엽서가 착착 머릿속에 쌓인다.

 

그러나 클로즈업에 걸린 고르드는 잘 꾸며놓은 별장촌 같은 어색함을 지울 수 없었다. 부호들이 너도 나도 집을 사들여서 토박이가 아닌 이상 쉽게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16세기에 세워진 고르드 성 아래로 잘못 끼워 넣은 모자이크 같은 특급 호텔이 눈에 거슬렸다.

 

그래도 막상 고르드에 발을 들여 놓으면 떠나기가 아쉬워진다. 유명한 요리사의 이름을 딴 마을 광장에는 여유있는 한때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 주위로 여러 가지 기념품과 공예품을 파는 가게가 깜찍하고 예쁘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글/천소현(프리랜서)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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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르페르 2006-05-18 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