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육아】

"헬리콥터 부모 안 돼요"

피나얀 2006. 5. 23. 19:36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5월 22일자)가 자녀를 독립적으로 키우는 12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이 잡지가 제시한 여러 방법 중 가장 핵심은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뺏지 말라'는 것. 예를 들면 부모가 아이들 야구경기에 가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주심에게 고함을 지르곤 하는데, 이는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익히거나 자신감을 얻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음악가가 되기를 원했던 자녀가 금속공예에 빠졌다면 아이를 믿고 그 꿈을 북돋워 주는 게 좋다고 뉴스위크는 충고했다.

 

잡지는 또 "만일 자녀가 이미 대학생이 되었다면 더 가르쳐 주고 싶은 유혹이 있더라도 억제하라"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이전에 부모가 한 말과 행동을 대부분 기억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지도'는 반복적인 잔소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부모들은 한국 부모에 비해 아이들을 독립심 있게 키우는 편이다. 그런데도 이런 기사가 나오는 것은 요즘 미국 부모들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라는 신조어다. 자녀가 성인이 돼도 계속 그 주변을 맴도는 부모를 가리킨다.

 

뉴스위크는 자신이 헬리콥터 부모인지 판별할 수 있는 간단한 기준(디킨슨대학과 미국 학부모협회 공동 개발)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헬리콥터 부모는 대학생 자녀를 대신해 교수를 만나고,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뛰어가 자녀 대신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아이가 리포트를 쓰느라 끙끙대거나 사소한 규칙 위반으로 벌칙을 받게 돼도 대신 나서려고 한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도 '헬리콥터 부모가 자녀의 직장까지 찾아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같은 문제를 다뤘다.

 

신문은 GE(제너럴 일렉트릭)와 보잉(Boing)사의 인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구직 중인 자녀를 뽑아달라고 회사에 직접 부탁하는 부모가 적잖게 있으며, 부모와 의논하느라 입사 여부를 바로 결정하지 못하는 젊은이도 많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자녀의 연봉 협상에 부모가 대신 나서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부모들은 대학과 기업의 입학.채용 담당 부서를 직접 공략한다는 뜻에서 '가미카제 부모'라고도 불린다.

 

신문은 "부모-자녀 간 탄탄한 유대감은 평생 갈 자산이지만,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서는 법을 배우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부모-자녀 관계' 전문가인 펜실베이니아대 미사 머리 이튼 교수도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키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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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중앙일보 2006-05-23 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