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얀™♡【패션】

유행은 계절도 거부한다 때아닌 ‘여름 부츠’ 붐

피나얀 2006. 5. 31. 21:56

출처-[조선일보 2006-05-31 03:08]

 

 

28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한 여성복 매장. 하늘거리는 원피스 밑에 부츠를 신은 20대 여성이 들어왔다.

 

‘아니, 더워 죽겠는데 웬 부츠?’ 그런데 웬걸, 손님을 맞는 매장 직원도 스키니 팬츠(꼭 끼는 바지)에 부츠 차림이다. 심지어 매장 선반에 진열된 부츠에는 ‘New Arrival(신상품)’이라는 글귀까지 떡 붙어 있다.

 

한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는 요즘, 때아닌 부츠가 유행이다. 스키니 진과 초미니스커트, 숏팬츠의 유행 때문. 명동에서 만난 한 ‘부츠족’은 “발목에 꼭 붙는 스키니 진을 입으니 하이힐이나 샌들에 바짓단이 자꾸 걸려서 리넨 소재 부츠를 최근 새로 장만했다”고 말했다.

 

‘여름 부츠’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샤넬’은 2006 S/S 컬렉션(봄/여름 신상품 패션쇼)에서 발목을 졸라맨 양가죽 부츠(일명 ‘게이터 슈즈’)를 대거 선보였다.

 

바람이 통하게 발등 부분이 뻥 뚫린 ‘샌들형 부츠’도 있지만, 가죽 부츠는 아무래도 더워 보이는 게 사실. 그래도 “진정한 패션 리더들은 발에 땀이 차는 한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스타일리시한 부츠를 소화해낸다(‘샤넬’ 직원)”니 할 말 없다.

 

샌들보다 가죽부츠를 더 많이 진열해 놓은 롯데 에비뉴엘 수입의류매장 ‘어빙 플레이스’의 윤명진씨 역시 “일본 패션의 영향인지 요즘 부츠는 계절과 날씨에 상관 없이 팔린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만난 최정자(30·의류업체 ‘대현’ MD)씨는 “부츠가 유행이길래 지난 가을에 산 부츠를 꺼내 신었다”고 말했다.

계절감각이 흐려지면서 부츠 소재와 스타일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푸마 컬렉션의 ‘96아워스’는 메쉬(그물) 소재로 통기성을 개선한 스포티 부츠를 내놓았다.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슈무브’에선 발목을 감싸는 부츠 스타일의 남성용 구두를 판매한다.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는 “개성과 자유를 강조하는 패션이 트렌드가 되면서 ‘여름엔 샌들, 겨울엔 부츠’ 같은 공식이 깨지고 여름에 가죽을 입고 겨울에 시폰을 입어도 누가 뭐라 않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