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경향신문 2006-06-0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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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여행자 거리를 꼽는다면 그 중 하나는 바로 인도 델리 파하르간지가 될 것이다. 1960년대 조성되기 시작한 히피 문화와 인도의 역사가 하나로 어우러진 곳. 그곳이 바로 여행자 거리, 파하르간지다.
파하르간지는 당초 시장이었다. 사람들이 동양의 물건과 향신료를 구입하던 곳. 상인들이 모여드는 곳에 저렴한 숙소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들의 요구에 따라 각종 편의시설들이 들어섰다.
비틀스가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을 무렵, 유럽의 히피족들은 ‘오리엔탈’에 대한 환상으로, 또는 전쟁을 회피하기 위해 인도를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파하르간지로 모여들었다. 시장에 위치했기 때문에 인도의 모든 물건을 한 곳에서 살 수 있었고, 각종 관광지와의 거리도 가까웠다.
무엇보다도 숙소 바로 앞에 위치한 기차역이 여행자들을 파하르간지로 불러들였다. 히피와 여행자들이 몰려들었고, 그들을 위해 상인들이 또다시 모여들었다. 이 과정에서 범죄와 마약이 연루된 추문도 생겨났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대부분의 비행기가 델리에 도착하는 시간은 자정에서 오전 2시 사이. 여행자들은 파하르간지로 향한다. 어렵사리 찾아들어간 숙소에서는 세월만큼이나 퀴퀴한 냄새가 난다.
수없이 많은 히피들이 거쳐간 바로 그곳이다. 뜬 눈으로 인도에서의 첫날 밤을 보내고 이튿날 아침, 숙소 밖을 나선 여행자들은 ‘혼돈의 질서’를 보게 된다.
‘중앙시장’이란 말이 어울리도록 길게 늘어선 상점, 외국인, 걷는 사람, 구걸하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도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방울을 딸랑거리며 바짝 여윈 소가 길바닥에 드러누워 있고, 오토릭샤가 소를 피해 아슬아슬하게 주행한다.
거리의 건물은 상점 겸 게스트하우스. 1층은 옷, 침낭, 여행용품 등을 파는 상점이고, 2층 이상은 식당이거나 게스트하우스다. 어젯밤에 맡았던 냄새만큼이나 거리는 지저분하고, 요란하다.
언제부터인가 여행자들은 너무도 혼잡한 파하르간지에서 벗어나 좀더 쾌적하고 한적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파하르간지에 이어 형성된 두 곳이 바로 캐를박 지역과 코넛플레이스 주변.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방과, 무엇보다도 깨끗한 방을 갖고 있다. 숙소를 찾는 여행자 수요에 맞춰 여행사와 인터넷 시설 등이 생겨나는 추세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배낭여행자 거리로서 파하르간지의
명성이 이 두 곳으로 넘어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파하르간지는 수백년간 여행자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거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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